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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안의 개요
- 원고는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하 ‘매장문화재법’이라 함) 제24조에 따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임
- ○○시장은 이 사건 부지에서의 지상 4층 다가구주택 건축허가 신청에 대하여 시굴조사를 실시조건으로 건축허가를 함
- 이 사건 건축주는 시굴조사 없이 다가구주택을 신축한 후 ○○시장에게 사용승인을 신청함. ○○시장은 이 사건 부지에 대한 시굴조사가 가능하다는 원고의 의견에 따라 이 사건 건축주에게 시굴조사 실시 후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라는 보완요구를 함
- 이 사건 건축주는 원고에게 시굴조사를 의뢰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건축주를 대신하여 피고 문화재청장에게 발굴허가를 신청하면서 ‘시굴조사 계획서’를 제출하였으며, 피고 문화재청장은 이 사건 부지에 대한 발굴허가를 함
- 원고가 시굴조사를 거친 후 피고 문화재청장에게 ‘시굴조사 약식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피고는 ‘시굴조사 계획서’와 ‘시굴조사 약식보고서’의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해당 시의 행정명령을 위반한 문화재 보존대책 불이행에 해당한다.’면서 보완을 요청하는 한편, 이 사건 부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함
- 피고 문화재청장은 원고에게 발굴조사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행하였다는 이유로 ‘육상발굴(표본, 시굴, 정밀) 업무정지 6개월’ 처분을 함
2. 법원의 판단
- 매장문화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매장문화재의 발굴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데, 피고 문화재청장으로부터 그에 대한 발굴허가를 받기 위하여는 원고와 같은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이 시굴조사 계획서 등을 첨부한 발굴허가 신청서를 피고 문화재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이때 발굴허가 신청서 또는 그에 첨부되는 시굴조사 계획서에는 시굴조사할 지역의 상세한 위치‧범위‧사진자료가 포함되어야 함. 이는 매장문화재의 발굴허가에 대한 권한을 가진 피고 문화재청장으로 하여금 매장문화재의 발견 또는 훼손가능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내용으로 발굴허가를 내릴 수 있도록 시굴조사할 지역의 현황을 있는 그대로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임
- 원고는 이 사건 발굴허가 신청 당시 이 사건 부지 위에 다가구주택이 완공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 사건 부지가 공터일 때 찍은 사진을 첨부하여 시굴조사 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를 피고 문화재청장에게 제출하였음. 그 결과 피고 문화재청장은 시굴조사 계획서의 내용이 이 사건 부지 현황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물론, 이 사건 부지에 대한 발굴허가를 결정하는 데에 필요한 사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되었음.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부지의 조사 방법으로 ‘이 사건 부지의 분묘개장, 지장물철거, 임목벌채 완료 후 측량 실시’, ‘이 사건 부지에 고르게 남북 방향으로 3개의 트렌치(2×10m 규모)를 시굴하여 조사’ 등을 제시하였으나, 이 사건 부지 위에 이미 다가구주택이 완공되었으므로 위와 같은 방법의 조사는 불가능하였음
- 피고 문화재청장에게 발굴허가를 신청하여 이 사건 부지의 시굴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시장이나 이 사건 건축주가 아닌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원고이므로, 원고는 진정한 내용으로 시굴조사 계획서를 작성하여 발굴허가를 신청하였어야 함. ○○시장이 피고 문화재청장에게 이 사건 부지의 훼손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이 원고가 부정한 방법으로 발굴조사를 행한 것임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는 아니함
- 원고는 시굴조사 약식보고서에 이 사건 부지 위에 완공된 다가구주택의 외곽을 따라 이 사건 부지의 북서, 북동, 남동 방향의 경계선에 인접한 5개의 트렌치(2×5m 규모)를 시굴하여 조사하였다고 기재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부지 가운데 부분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일 뿐만 아니라 당초 계획한 트렌치와는 규모가 크게 다르므로 시굴조사 계획서에서 제시한 조사 방법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음. 시굴조사 계획서에서 제시한 조사 방법은 피고 문화재청장이 이 사건 부지에 대한 적절한 조사 방법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발굴허가를 내리기에 이른 것인데, 원고는 그와 본질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이 사건 부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하고도 해당 부지에서 문화층으로 판단할 만한 층위가 관찰되지 아니하였다는 결론으로 시굴조사 약식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음
- 매장문화재법 제25조 제1항 제4호는 발굴조사를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행한 경우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등록 취소 또는 업무 정지 사유로 정하였는데, 같은 항 각 호에서 정한 다른 제재사유들과 비교하여 보면 이는 사회통념상 정상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발굴허가를 얻어 시굴조사를 하거나, 발굴허가 신청 당시 계획과 달리 시굴조사를 한 경우를 가리킨다고 봄이 타당함.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발굴허가 신청 당시 이 사건 부지 현황과 다른 내용으로 작성한 시굴조사 계획서를 제출하여 발굴허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과도 다른 방법으로 이 사건 부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한 다음, 이로써 이 사건 부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마쳤다는 내용으로 시굴조사 약식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바, 이는 사회통념상 정상적인 시굴조사의 범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
- 결국 원고는 이 사건 발굴허가 신청 당시 이 사건 부지의 현황과 다른 내용으로 시굴조사 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피고로부터 시굴조사 가능성에 대한 적절한 검토를 받지 아니한 채 발굴허가를 얻었음. 나아가 원고는 피고에게 제출한 시굴조사 계획서의 내용과는 다른 방법으로 이 사건 부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는 각각 매장문화재법 제25조 제1항 제4호에서 말하는 ‘발굴조사를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행한 경우’에 해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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