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장 대법원장
2012. 5. 17. 대법원 전원합의부의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먼저 2009다105406호
원고, 피상고인, 고려개발 주식회사 외 2인
피고, 환경관리공단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대한민국
피고보조참가인, 근로복지공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어떤 공사를 공동이행방식으로 수급한 공동수급체의 경우에 그 공사대금채권이 공동수급체 구성원에게 합유적으로 귀속하는지 아니면 구성원 각자에게 지분비율에 따라서 귀속하는지 여부입니다.
공동이행방식으로 공사를 수급하는 공동수급체는 민법상 조합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동수급체가 도급인에 대해서 가지는 채권은 그 구성원들에게 합유적으로 귀속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1996. 1. 8. 재정경제부 회계예규인 공동도급계약운용요령 제11조가 선금을 제외한 기성대가 또는 준공대가를 공동수급체 구성원 별로 청구액을 구분하여 신청하면 계약담당공무원이 이를 구성원 각자에게 구분하여 직접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고, 이에 대해 그 회계예규 개정에 맞추어서 계약서인 공동수급표준협정서 제8조도 같은 내용으로 개정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서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 구성원들도 그 계약서를 참고해서 그러한 내용과 같은 내용, 즉 기성대가 등을 구성원별로 별도 기재한 각자의 거래계좌로 직접 지급받기로 하는 그러한 약정내용이 담긴 공동수급협정서를 작성해서 도급인에게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공동수급협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에 대한 관계에서 공사대금채권을 공동수급체 구성원 각자가 지분비율에 따라서 구분하여 취득하기로 하는 구성원 상호간의 합의라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서 공동수급체 대표자가 도급인에게 그러한 공동수급협정서를 제출하고 도급인이 이를 수령하여 별다른 이의를 유보하지 않은 채 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공동수급체와 도급인 사이에서 개별 구성원으로 하여금 공다대금채권에 관하여 그 지분비율에 따라서 직접 도급인에 대해서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묵시적인 약정이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공사대금채권이 구성원 각자에게 그 지분비율에 따라서 구분하여 귀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개정된 공동도급계약운용요령 제11조의 시행 이후에 그와 같은 약정내용이 기재된 공동수급협정서가 제출되어 체결된 도급계약에 관한 사안에서도 공사대금채권이 그 구성원에게 합유적으로 귀속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다32482 사건 판결은 이 사건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서 이 사건 공사도급관계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이 사건의 공사도급계약에 관해서는 앞서 말한 그러한 법리가 바로 적용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은 피고에 대해서 그 지분비율에 따라서 각자에게 구분하여 귀속되는 공사대금채권을 가진다고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공사대금채권이 그 구성원에게 합유적으로 귀속한다고 보아 그 중 한 사람에 대한 피고보조참가인들의 채권압류를 각 무효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는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에 있어서 공사대금채권의 귀속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해서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합니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인복의 별개의견이 있습니다.
별개의견의 취지는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표준협정서 제8조가 공동수급체 구성원 상호 간에 공사대금을 구분하여 귀속하기로 하는 그러한 약정으로 보기는 어렵고, 두 번째 도급인이 다수의견이 말한 그러한 공동수급약정서를 제출받고 별다른 이의 없이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만으로서 바로 그 채권이 구성원 각자에게 지분비율로 귀속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개정된 공동도급계약운용요령 11조가 공동도급계약의 내용에 편입되었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에만 그러한 지분비율로 귀속해서 구성원에게 채권이 귀속한다 하는 내용의 별개의견입니다.
이상으로 2009다105406호의 판결이유에 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2010다28604호
원고, 피상고인, ○○○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사건에 관한 판결선고입니다.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소유물반환청구에 관한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에 기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말소나 진정명의회복 등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방해배제청구권 성질을 가집니다.
다수의견 견해에 따르면 등기말소청구권 등의 물권적 청구권은 그 권리자인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면 그 발생의 기반이 아예 없게 되어서 더 이상 존재가 인정되지 아니하기 때문에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함으로서 등기말소 등을 청구할 수 없게 되었다면 등기말소 등의 청구권의 실현이 객관적으로 불능이 되었다고 파악해서 등기말소 의무자에 대하여 이행불능을 이유로 민법 390조 상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다, 민법 390조에서 정하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계약 또는 법률에 기하여 이미 성립하여 있는 채권관계에서 본래의 채권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 내용을 확장하거나 변경되는 경우에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지의 다수의견입니다. 그래서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은 인정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달리 물권적 청구권인 말소등기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해서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다17161호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53638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와 저촉되는 한도에서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서 이 사건을 살펴보면 원심은 물권적 청구권인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을 인정한 잘못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이 사건에는 원고의 청구원인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소유권 상실을 손해배상으로 구하는 것이 명백한데도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를 인정한 당사자 처분권주의에 위반한 잘못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기 위해서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합니다.
이 판결에 대해서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이 있습니다.
별개의견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처분권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있어서 파기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지만, 물권적 청구권이 물권에 기초하여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 청구권이 이미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물권 그 자체와 운명을 같이 할 논리 필연적인 이유는 없고 침해자의 귀책사유로 인해서 소유권이 소멸되고 그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면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법리적으로나 구체적 타당성의 면에서 옳다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이 판결에는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양창수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이상으로 판결이유의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2011다87235호
원고, 상고인, ○○○
피고, 피상고인, XXX에 대한 판결선고입니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민법 제405조 제2항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대위권행사사실을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채권자의 대위권행사사실을 안 후에 채무자에게 대위의 목적인 권리의 양도나 포기 등 처분행위를 한 경우 이를 가지고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쟁점은 채권자 대위권행사사실이 통지된 후에 채무자가 채무를 불이행하여 계약이 해제되도록 한 것이 그 조문에서 말하는 채무자의 처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이 조항의 취지는 채권자가 대위권행사사실을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안 후에 처분행위를 허용한다면 채권자에 의한 대위권행사를 방해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를 금지하는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서 채권자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채무불이행 그 사실 자체만으로서는 권리변동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아서 이를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해서까지는 채권을 소멸시키는 그러한 적극적인 행위로 보기는 어렵고, 또 이에 대응해서 채권자가 하는 법정해제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3채무자의 정당한 법적대응으로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에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이 해제되도록 한 것을 두고 민법 제405조 2항에서 말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입니다.
다만 형식적으로 채무자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인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계약을 해제한 것으로 볼 수 있거나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단지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인 것처럼 외관만을 갖춘 것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3채무자가 그 계약해제로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이와 달리 채무자가 채권자 대위권행사사실을 통지받은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이 해제되도록 한 것이 언제나 채무자가 그 피대위채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이로써 대위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그 결과 제3채무자 또한 그 계약해제로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다27343호 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와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살펴보면, 엠에스산업개발이 최종변제기까지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양도소득세 상당액을 지급하지 못함으로써 이 사건 매매계약은 실효되었고 이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이 실효된 것을 엠에스산업개발이 채권자 대위권행사의 통지를 받은 후에 제3채무자인 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습니다.
나머지 쟁점에 대한 원심판단도 모두 정당하고, 상고이유에 주장하는 그런 법리 오해의 위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고,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하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2009도6788호, 건설산업기본법위반,
피고인, ○○○, XXX, △△, ◇◇◇, 삼성물산 주식회사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봅니다.
이 부분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삼성물산이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해서 그로부터 전송받은 법률자문 관련 전자문서를 검사가 압수한 후에 출력한 법률의견서가 증거능력이 있는지 하는 여부입니다.
원심은 이 점에 관해서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하나로써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 법률자문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교환에 대하여 의뢰인은 그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이른바 변호인-의뢰인 특권을 가진다고 전제하고, 의뢰인인 피고인이 증거사용에 동의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법률의견서는 압수절차의 위법 여부 또는 진정성립의 증명 여부 등과 관계없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 범위 등에 관한 헌법과 형사소송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우리 형사소송 절차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원심이 설시하는 그런 내용과 같이 확장될 수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원심이 아까 설시한 그런 내용으로 판시한 설시내용은 적절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원심이 이 사건 법률의견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이를 증거로 채택하지 아니한 결론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보아집니다. 왜냐하면 이 사건 법률의견서는 그 실질이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이 규정하는 전문증거, 다시 말해서 피고인 아닌 사람이 작성한 진술서에 해당하여 피고인들이 그 증거사용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이상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그 진정성립이 증명되거나 아니면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한 요건을 충족하여야만 이를 유죄인정의 증거로 할 수 있는 증거능력이 있는데 이 사건 법률의견서는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인정이 됩니다.
먼저 이 사건 법률의견서의 작성자인 변호사는 원심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였으나 그 증언내용이 업무상 위탁관계로 알게 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임을 이유로 진정성립에 관한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의견서는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해서 진정성립의 증명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습니다.
또 한편 형사소송법 314조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사람이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해서 진술할 수 없는 때는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해서 진정성립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예외적으로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는 그러한 예외적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조문의 문헌과 개정의 취지, 증언거부권 관련 규정의 내용 등에 모두 비추어 보면 법정에 출석한 증인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서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314조가 말하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의견서는 형사소송법 314조에 의해서도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가 없는 경우입니다.
요컨대 이 사건 법률의견서는 증거능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그 증거능력을 부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오해의 위법은 없습니다.
다음으로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와 피고인 XXX, ◇◇◇의 상고이유를 보건대,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를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해당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어서 이 부분 상고는 모두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합니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안대희의 반대의견이 있습니다.
반대의견의 요지는 첫째, 이 사건 법률의견서는 법률자문에 대한 변호사의 법적 의견을 내용으로 삼을 뿐 피고인 아닌 사람이 작성한 진술서에 해당하지 아니해서 형사소송법 313조 제1항의 전문증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와 두 번째, 전문증거로 설령 본다 하더라도 형사소송법 314조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는 원진술자가 법정에 출석해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기 때문에 여전히 그 증거능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그러한 취지입니다.
이상 2009도6788호에 관한 판결이유의 요지입니다.
이상으로 오늘 판결선고를 전부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