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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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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가압류한 채권자가 이후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금의 지급을 구하자, 제3채무자가 가압류 후 피압류채권의 발생원인이 된 계약을 합의해제하여 피압류채권이 소멸되었다고 주장한 사건[대법원 2026. 9. 29.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작성자 법원도서관 작성일 2026-09-30
조회수 1696
첨부파일 2023다275578(비실명).hwpx 2023다275578(비실명).pdf

2023다275578   추심금   (마)   파기환송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가압류한 채권자가 이후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금의 지급을 구하자, 제3채무자가 가압류 후 피압류채권의 발생원인이 된 계약을 합의해제하여 피압류채권이 소멸되었다고 주장한 사건] 

◇제3채무자가 채권가압류 후 피압류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의 합의해제로 피압류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원심은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채권의 소멸만을 목적으로 계약을 합의해제한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3채무자는 채권에 대한 압류 또는 가압류가 있은 후에도 위와 같은 합의해제로 피압류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 또는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법리(대법원 2001. 6. 1. 선고 98다17930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4다200619 판결 참조, 이하 ‘합의해제 법리’라 한다)에 따라 판단하였다. 그러나 합의해제 법리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법리로 변경되어야 한다. 

  채권에 대한 압류 또는 가압류(이하 ‘압류 등’이라 한다)의 효력이 발생한 후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을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이하 ‘합의해제 등’이라 한다)하였다면 원칙적으로 제3채무자는 이러한 합의해제 등으로 피압류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 또는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다만 법정해제나 약정해제 등 계약관계를 소멸시킬 수 있는 별도 사유의 요건을 갖추었지만 합의해제 등의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한 경우, 피압류채권이 계속적 계약에서 발생하는 장래의 지분적 권리인 경우, 그 밖에 계약과 피압류채권의 내용과 성질, 피압류채권의 계약상 비중, 합의해제 등의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압류 등만을 이유로 합의해제 등의 대항력을 부정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3채무자는 압류채권자 또는 가압류채권자에게 합의해제 등으로 대항할 수 있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이하에서는 편의상 압류와 합의해제를 중심으로 논의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압류와 가압류, 합의해제와 합의해지를 구분하여 논의한다).

  1) 압류의 처분금지효

  가)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을 압류할 때에는 법원은 제3채무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지급을 금지하고 채무자에게 채권의 처분과 영수를 금지하여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27조 제1항). 법원은 제3채무자와 채무자에게 압류명령을 송달하여야 하고(같은 조 제2항), 그 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다(같은 조 제3항). 유체물의 인도나 권리이전의 청구권에 대한 강제집행에 대하여도 민사집행법 제227조가 준용된다(민사집행법 제242조). 

  나) 채권압류(이하 ‘압류’라고만 한다)의 효력이 발생하면 채무자는 채권을 소멸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등 채권을 처분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1다261704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압류의 처분금지효는 압류재산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의 자유보다 압류재산의 현금화를 통한 채권 만족이라는 강제집행 제도의 목적 및 압류채권자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규범적 토대이다.    

  다) 민사집행법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가압류의 집행에 대하여도 강제집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민사집행법 제291조). 한편 민사집행법은 채권가압류(이하 ‘가압류’라고만 한다)에는 압류와 달리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명령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민사집행법 제296조 제3항) 가압류명령에는 채무자의 채권 처분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압류의 목적 달성 및 실효성 확보를 위해 처분금지효가 관철될 필요성은 압류와 가압류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대법원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를 인정하여 왔다(대법원 1989. 11. 24. 선고 88다카25038 판결,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46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5다47175 판결 참조).

  라) 압류의 처분금지효는 채무자의 처분행위 전에 집행절차에 참가한 압류채권자나 배당요구채권자에게 그 처분행위로써 대항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상대적 효력을 가질 뿐이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1다10748 판결 참조). 즉 압류의 처분금지효는 처음부터 처분행위 자체를 금지하거나 절대적으로 무효화시키는 효력이 아니라 추심 또는 전부 등을 통해 피압류채권을 현금화하여 채권의 만족을 실현하는 단계에 이르러 압류와 처분행위 중 어느 쪽을 우선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과 관련된 효력이다.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따른 대항력 제한 역시 가압류채권자가 집행권원을 얻어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한 이후 위와 같은 단계에 이르러 비로소 현실화된다는 점에서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그 작동 국면이 다르지 않다.

  2)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합의해제

  가) 대법원은 압류에는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이하 ‘기본적 법률관계’라 한다)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까지 구속하는 효력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다53192 판결, 대법원 2001. 6. 1. 선고 98다17930 판결 참조). 합의해제 법리도 이러한 입장으로부터 전개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처분금지효가 미치지 않는 ‘기본적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의 구체적 의미와 범위는 법률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는 법원이 압류 제도의 취지, 처분행위의 내용과 특성, 압류채권자와 채무자 및 제3채무자의 이익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문제이다.

  나) 합의해제는 계약 당사자가 합의로써 기존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켜 당초부터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이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다17093 판결 참조). 이러한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면 기존 계약의 효력뿐만 아니라 그 계약에 따라 발생했던 채권도 함께 소멸한다. 하지만 계약의 효력은 당사자 사이에만 미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합의해제에 따른 계약 및 채권 소멸의 효력이 제3자인 압류채권자에게 당연히 미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누607 판결 참조). 또한 압류 제도의 관점에서 보면, 합의해제는 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발생한 상태에서 피압류채권을 소멸시키는 채무자의 행위라는 점에서 피압류채권 자체의 처분행위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따라서 합의해제가 압류의 처분금지효의 구속을 받지 않는 ‘기본적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의 범주에 포함되는지는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 계약의 법정해제 또는 약정해제(이하 ‘법정해제 등’이라 한다)가 이러한 범주에 포함된다는 점은 명백하다. 따라서 계약상 채권이 압류되었더라도 계약 당사자는 법률 또는 약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이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합의해제는 법정해제 등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구별된다. 법정해제 등에서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 당사자가 일방적 의사표시로 계약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제권이 법률 또는 약정에 의하여 압류 이전부터 유보 또는 내재되어 있다. 반면, 합의해제는 압류 이전부터 유보 또는 내재되어 있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압류 이후에 계약 당사자가 새롭게 체결하는 계약이다. 합의해제 당사자인 채무자와 제3채무자는 합의해제 전에 압류명령을 송달받아 그 압류명령의 효력을 받는 압류관계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합의해제는 이처럼 압류명령의 효력 아래 있는 압류관계의 당사자가 그 효력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새로운 합의로서, 법정해제 등과 비교할 때 기회주의적 동기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이상의 차이점을 고려하면,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관련하여 합의해제가 법정해제 등과 반드시 똑같이 취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3) 관련 판례의 방향성

  가) 대법원은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통지 후 피대위권리의 처분과 관련하여 법정해제 등과 합의해제를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 민법 제405조 제2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통지를 받은 후에는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른 처분금지효의 취지는 압류의 처분금지효의 취지와 유사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유사성에 착안하여, 채권이 압류되어도 그 채권의 발생원인이 된 계약의 해제가 인정되는 것과 균형을 이룰 필요성 등을 논거로 삼아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통지 후에도 피대위권리의 발생원인이 된 계약의 법정해제 등으로 대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대법원 2012. 5. 17. 선고 2011다8723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하지만 대법원은 법정해제 등과 달리 합의해제로 대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고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6다85921 판결, 대법원 2012. 5. 17. 선고 2011다8723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채권자대위권 행사와 압류 사이에는 여러 차이점이 있으나, 적어도 처분금지효가 적용되는 국면에서는 합의해제의 대항력을 다르게 파악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 

  나) 대법원은 다른 사안 유형에서도 압류 후 새로운 법률행위에 따른 기본적 법률관계의 처분이나 변경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예컨대 양도인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압류된 후 그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양도인에서 양수인으로 이전하는 계약인수가 이루어진 경우, 제3채무자는 이러한 계약인수로 양도인과의 계약관계가 소멸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한다(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41359 판결 참조). 또한 부동산 담보신탁 위탁자의 잔여대금 채권이 압류된 후 우선수익자를 추가 지정하는 행위는 위탁자가 가지는 잔여대금 채권 중 새로운 우선수익자의 수익채권 상당액을 그 우선수익자에게 처분함으로써 피압류채권을 감소시키는 행위에 해당하여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하므로, 이러한 행위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한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1다261704 판결 참조).

  다) 위와 같이 대법원은 처분금지효가 발생한 후에는 채무자가 새로운 법률행위로 기본적 법률관계를 처분하더라도 채권자에게 그 처분으로 대항하지 못한다는 방향성에 기초하여 법리를 전개하여 왔다. 합의해제 법리는 이러한 대법원 판례의 전체적인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4) 관련 주체의 이익형량

  가) 압류채권자는 집행권원에 기해 법원의 압류명령을 얻어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압류・현금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자신의 사법상 채권을 실현하려는 주체이다. 그런데 합의해제 법리에 따르면 압류채권자는 자신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사후적 합의로 인하여 자신이 획득한 압류채권자로서의 법적 지위가 무력화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더구나 압류채권자는 합의해제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해제 사실을 알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압류채권자는 피압류채권이 존속한다고 신뢰하면서 추심 또는 전부 등을 통해 피압류채권을 현금화하는 등 자신의 채권을 만족받기 위한 후속 절차로 나아간다. 배당요구채권자들도 이러한 절차에 대해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진다. 그런데 합의해제 법리는 이들이 압류의 처분금지효를 신뢰하여 투입한 시간과 비용, 노력을 무위로 돌릴 수 있다. 이는 압류채권자와 배당요구채권자들의 정당한 이익을 저해하고 강제집행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려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나) 채무자는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책임재산이 압류되어 처분금지효의 구속을 받게 되는 당사자이다. 이러한 구속은 채무자가 감수해야 마땅한 법적 귀결이다. 물론 이로 인해 채무자가 처분행위에 일정한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압류의 처분금지효는 ‘처분금지’라는 문언이 주는 인상과 달리, 처분행위 자체를 금지하거나 그 행위를 절대적 무효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채무자는 압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3채무자와 합의해제를 할지 여부 및 그 방식과 내용을 자유롭게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다. 그와 같이 이루어진 합의해제는 당사자인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서 유효하다. 다만 이러한 합의해제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가는 처분행위의 자유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이다. 이는 압류 후 이루어진 합의해제로 촉발된 법적 위험이 강제집행의 최종 단계에서 현실화할 경우 그 위험을 누구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위험 배분의 문제이기도 하다. 합의해제 법리에 따르면 압류채권자가 이러한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압류 제도의 취지, 압류와 합의해제의 주체 및 시간적 선후관계, 위험 창출 주체와 경위, 위험에 대한 예방 및 통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위험은 압류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 이러한 새로운 법리가 제3채무자를 부당하게 불리한 법적 지위에 놓이게 하는 것도 아니다. 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발생하더라도 제3채무자는 피압류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상의 법적 지위를 원래대로 보장받기 때문이다. 즉 제3채무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기존 계약에 따른 채권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법정해제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그 밖에 압류의 효력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에 채무자와의 사이에 발생한 모든 항변사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제3채무자가 기존 계약의 구속에서 벗어나야 마땅한 합리적 사정은 대부분 기존 계약을 둘러싼 ‘모든 항변사유’의 틀 안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제3채무자는 민사집행법 제248조에 따라 공탁을 함으로써 지급의무를 면할 수도 있고, 가압류 단계에서는 채무자로 하여금 민사집행법 제282조, 제299조에 따라 가압류해방금을 공탁하고 가압류의 집행을 취소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제3채무자가 합의해제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어 기존 계약에 따른 급부의 이행을 강제당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채무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자신이 이행한 급부 상당액의 반환을 구할 수도 있다. 이때 채무자가 무자력이라면 그 위험은 스스로 이를 감수하고 합의해제를 한 제3채무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고, 이를 합의해제와 무관한 압류채권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결국 압류채권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서도 제3채무자가 합의해제로 인한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적인 모습이 되어야 한다. 

  5) 합의해제에 관한 원칙과 예외

  가) 지금까지 살펴본 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피압류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을 합의해제하였다면 원칙적으로 제3채무자는 이러한 합의해제로 피압류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법정해제 등과 달리 합의해제는 처분금지효가 미치지 않는 ‘기본적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원칙은 가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 본압류로 이전하기 전에 합의해제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또한 이는 계속적 계약의 효력을 장래를 향하여 소멸시키는 합의해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나) 다만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다면 합의해제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예외 사유는 합의해제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고자 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1) 첫째, 법정해제 등 계약관계 소멸을 정당화하는 별도 사유의 요건을 갖추었지만 합의해제의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한 경우이다. 이러한 사유에는 민법을 비롯한 각종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거나 사정변경이나 신뢰관계 파괴 등 해석상 인정되는 법정해제・해지 사유, 계약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거나 묵시적 합의 또는 보충적 해석을 통하여 인정되는 약정해제・해지 사유, 그 밖에 해제조건이나 취소 또는 철회 사유 등 다른 계약관계 소멸원인들이 모두 포함된다. 

  (2) 둘째, 피압류채권이 계속적 계약에서 발생하는 장래의 지분적 권리인 경우이다. 계속적 계약에는 일시적 계약과 달리 계약의 효력 종료 국면에서 계약의 효력을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해제’가 아니라 장래를 향하여 소멸시키는 ‘해지’가 적용된다. 한편 계속적 계약에서 발생하는 채권 중에는 고용계약에 따른 급여채권이나 임대차계약에 따른 차임채권 등 지분적 권리가 있을 수 있다. 압류 당시 이미 발생한 지분적 권리에 대해서는 처분금지효가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압류 범위에 계속적 계약에 따른 장래의 지분적 권리가 포함되어 있는데 합의해지로 그 계약의 효력이 장래를 향하여 소멸하였다면, 이러한 지분적 권리에까지 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3) 셋째, 계약과 피압류채권의 내용과 성질, 피압류채권의 계약상 비중, 합의해제의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압류만을 이유로 합의해제의 대항력을 부정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이다. 이는 합의해제 상황이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함을 고려하여, 위 두 가지 예외 사유에는 속하지 않으나 예외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현저하게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는 사안을 보충적으로 포섭하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진 여러 계약 중 어느 한 계약에 따른 채권만이 압류되었으나, 압류와 무관한 다른 계약을 합의해제함에 따라 일체로서 행하여진 모든 계약에 합의해제의 대항력을 인정하여야 할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압류된 채권이 전체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경미하거나, 부수적 합의에 따른 채권에 불과한 경우, 그 밖에 제반 사정에 비추어 압류채권자의 이익을 채무자나 제3채무자의 이익보다 앞세우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한 결과에 이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6) 판례의 변경 

  이상 살펴본 새로운 법리와 달리 제3채무자는 압류 또는 가압류가 있은 후라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를 합의해제하고 이로 인하여 피압류채권이 소멸되었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 또는 가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2001. 6. 1. 선고 98다17930 판결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  피고와 A회사는, A회사가 시행하던 바이오가스 발전 사업을 피고가 대금 8억 5,000만 원에 양수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양수계약’)을 체결함. 원고는 A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자로서 A회사가 이 사건 양수계약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양도대금 채권 중 3억 5,000만 원 부분을 가압류한 후, 집행권원을 얻어 위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내용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음.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추심금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원고의 채권가압류 이후 피고와 A회사가 이 사건 양수계약을 합의해제함에 따라 양도대금 채권이 소멸하였으므로 그 소멸로써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항변하였음 

☞  원심은, 피고와 A회사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채권의 소멸만을 목적으로 이 사건 양수계약을 합의해제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는 합의해제로 양도대금 채권이 소멸하였음을 들어 가압류에 기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피고의 합의해제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음

☞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종전의 합의해제 법리는 타당하지 않으므로 새로운 법리로 변경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합의해제 법리를 설시한 대법원 2001. 6. 1. 선고 98다17930 판결 등을 변경하였음. 그리고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정당화하는 법리적 기초가 상실되었고, 새로운 법리에 따르더라도 제3채무자가 가압류채권자에게 합의해제로 대항할 수 있는 예외 사유가 존재할 수 있으나 원심에서는 이러한 예외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합의해제 법리에 따라 피고의 합의해제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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