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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원 주요판결

전국법원 주요판결
전국법원 주요판결 내용
제목 [민사] 부동산 거래에 있어 인정되는 거래 상대방에 대한 고지의무 및 그 고지의무가 면제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전주지방법원 2023가합18호)
작성자 전주지방법원 작성일 2024-08-06
조회수 7481
첨부파일  [1]전주지방법원 2023가합18 판결문 비실명완료.pdf

□ 사안의 개요

○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자인 피고는 2015. 7. 30.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C를 수탁자로, D를 우선수익자로 하여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C 명의로 신탁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 그 후 C는 D의 요청에 따라 2019. 10. 30.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공매절차(이하 ‘이 사건 공매’라 한다)를 진행하였으나, 유찰이 거듭되어 최저 공매가격이 D이 회수해야 할 대출금 액수에 미치지 못하자 이 사건 공매 절차는 중지되었다.

○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매대금 20억 5,000만 원으로 매수하는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2020. 1.경 피고에게 가계약금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지급하고, 2020. 2. 27. 나머지 계약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 그 후 원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과 관련하여 2020. 2. 27.경부터 공사업자 G과 비계설치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수급인들과 사이에 10여 건의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2020. 6. 15.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한 매매대금의 잔금 20억 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피고는 2020. 8. 말경 원고에게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통지하였다.

□ 원고의 주장 요지

○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8,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나머지 매매대금은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지급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피고 측 동의를 받고 매매대금 잔금의 지급 이전에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먼저 인도받아 카페를 운영할 목적으로 여러 수급인들과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각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그 공사대금 명목으로 합계 566,181,300원을 지출하였다.

○ 그런데 이 사건 매매계약 이전인 2019년경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공매가 진행되었고, 그로 인해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대출 한도가 낮아져 원고로서는 본래 예상했던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었으므로, 원고로서는 피고 측 귀책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정한 지급기일까지 매매대금 잔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매 사실을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아 원고를 기망하였고, 피고의 귀책사유로 원고가 그 계약금 및 이 사건 공사대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거나, 피고가 그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손해 내지 피고가 얻은 부당이득 합계 646,181,300원(= 계약금 80,000,000원 + 공사대금 566,181,3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관련법리

부동산 거래에 있어 거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으며, 그와 같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직접적인 법령의 규정뿐 아니라 널리 계약상, 관습상 또는 조리상의 일반원칙에 의하여도 인정될 수 있고, 일단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사실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이미 알고 있는 자에 대하여는 고지할 의무가 별도로 인정될 여지가 없지만, 상대방에게 스스로 확인할 의무가 인정되거나 거래관행상 상대방이 당연히 알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고지의무 자체를 면할 수 있다(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5829,5836 판결 취지 참조).

□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였는 여부 및 피고 측 귀책사유로 원고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공매가 진행된 사실을 고지하지 않는 등 자신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때문에 원고가 약정한 매매대금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 일반적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그 계약 이전에 발생하였다가 중지된 공매사실 등까지 설명하거나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매수인의 지위에 있는 원고로서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매매대금 잔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 대금의 지급조건이나 방법 등과 관련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부동산 담보대출과 관련된 당사자간 약정 내용도 계약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다. 즉, 원고가 담보대출을 통해 매매대금 잔금을 지급하려고 계획하였더라도, 그러한 매수인의 주관적인 자금 마련 계획이나 방법 등 상황까지 고려하여 매도인인 피고에게 고지의무 등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공매가 진행 중인 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자신을 기망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피고는 2023. 2. 18. 경찰 수사단계에서 불송치결정을 받는 등 원고 주장과 같은 기망행위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공매가 진행된 적이 있더라도, 원고로서는 그와 무관하게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공매로 인하여 담보가치가 현저히 하락했다거나 대출 한도 등이 낮아졌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오히려 이 사건 매매계약 해제 이후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한 자는 실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으로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즉, 그 담보대출의 한도 등은 당해 대출채무자인 매수인의 변제자력이나 신용 등에 따라 변동될 수도 있어, 이 사건 공매로 인하여 원고가 담보대출을 받지 못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그 매수목적물을 담보로 마련한 자금으로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경우에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매가격(부동산 시가)을 초과하여 담보대출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우선수익자 지위에 있던 D 소속 직원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러한 측면에서 보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공매 문제로 담보대출을 받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우며, 원고의 주관적 사정(변제자력이나 신용), 대출신청액수 등 다른 사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계획한 담보대출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더 많아 보인다.

□ 피고의 귀책사유로 원고가 손해를 입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공사의 진행 등에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에 따른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거나 피고의 고의․과실 등으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공사대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가 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리모델링 목적의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승낙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서 등에는 그러한 약정 사실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이 없다.

○ 원고가 카페를 운영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였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도인인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동의하거나 그 공사 진행 등에 개입․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 이 사건 매매계약서 중 특약사항에 “계약 이후 상가건물의 유지관리 및 보수는 매수인의 책임으로 하고, 그 비용은 향후 이전등기시 매매가에 합한다”는 내용이 있으나, 이는 피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부동산과 피고의 거주지의 거리상 부동산 관리가 어려워 원고에게 건물의 일반적인 유지․보수를 위한 권한을 준 정도로 보이고, 달리 이를 초과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명시적인 동의를 받았다거나 피고가 이에 실질적으로 개입․관여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다.

○ 한편 원고는 D 소속 직원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찾아와 원고를 격려하기도 하였으니 피고 측에서 이에 동의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 직원은 ‘원고가 신탁자의 동의 없이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고, 이에 원고에게 원상복구를 하도록 요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이고, 원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담보신탁계약상 우선수익자가 이 사건 공사를 담당한 수급인들을 상대로 제기한 유치권 부존재 확인 청구사건에서, 법원은 원고나 그 수급인들이 수탁자 내지 우선수익자로부터 사전승낙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또 매도인인 피고로서도 이러한 신탁계약상 수탁자나 우선수익자의 동의 없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임의로 진행하게 동의할 만한 동기나 합리적인 이유 등도 확인되지 않는다.

○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에 관하여 보더라도, 계약의 일방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데(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공사로 인해 원고가 상당한 규모의 공사대금을 지출할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게다가 원고가 제출한 갑 제4, 5호증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실제 566,181,300원의 공사대금을 지출하였는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

○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 동의하였거나 실질적으로 관여된 부분이 있더라도, 매수인이 자신의 채무를 온전하게 이행함을 전제로 계약위반을 한 상대방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매매대금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된 이상, 달리 보기도 어렵다.

□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그 공사대금 내지 계약금 상당의 부당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공사를 담당한 여러 수급인들은 당시 ‘카페 리모델링’ 목적으로 공사를 진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이는 원고 주장 내용과도 같다. 그러나 이러한 진술들 내지 그에 관한 공사내역만으로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객관적 가치가 원고 주장과 같이 증가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용도 등이 카페 등으로 제한된 것이 아닌 이상, 이 사건 공사 자체는 원고의 주관적 용도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실제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위 공사대금을 실제 지출하였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아 그에 따른 이득액의 증명도 부족하다. 게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우선수익자 등이 공사 진행 사실을 인지하고 원고에게 그 공사를 중단하게 하고 원상복구를 요청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 후 이를 매수한 제3자가 애견카페 등 다른 목적으로 별도 공사를 진행한 사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원고가 진행한 이 사건 공사는 매매계약이 해제됨에 따라 전부 원상회복되어야 하므로, 건물의 가치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그 원상복구를 위한 철거비 등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 이 사건 매매계약의 계약금에 관하여 보더라도, 부당이득반환 청구로써 원고의 주장이나 그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내용 및 그 해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원고의 잔금 미지급(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계약이 해제됨에 따라 위약금 명목으로 계약금 상당액이 몰취된 것으로 보일 뿐, 달리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득을 얻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 결론: 원고 청구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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