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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안의 개요
○ 원고는 중고자동차 판매업자이고, 피고는 이 사건 차량의 소유자이다.
○ 피고는 2023. 10. 31. 인터넷 중고차 매매사이트에 판매희망가를 4,200만 원으로 하여 이 사건 차량을 매물로 등록하였고, 2023. 11. 6. 성명불상자로부터 매수를 희망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피고는 2023. 11. 9. 성명불상자에게 매매대금 4,200만 원은 부가가치세 별도 금액이라고 하자 성명불상자는 매출세금계산서를 3,100~3,200만 원에 발급하고 매매대금을 4,520만 원 정도 지급하면 되지 않겠냐고 제안하고 피고는 동의하였다.
○ 성명불상자는 2023. 11. 9. 원고에게 이 사건 차량의 매수의사를 타진하였고 원고는 3,450만 원에 매수를 희망하였다.
○ 성명불상자는 2023. 11. 9. 피고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이라며 원고의 인적사항을 문자메시지로 제공해주었고, 피고는 원고를 매수인으로 하는 자동차 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았다.
○ 성명불상자가 부른 탁송기사가 2023. 11. 10. 이 사건 차량 인수를 위하여 피고가 지정한 장소로 도착하였고, 피고는 그 무렵 성명불상자에게 자동차 매도용 인감증명서 사진을 전송하고 피고 명의의 계좌번호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주었다.
○ 성명불상자는 원고에게 피고 명의의 계좌번호를 알려주었고, 원고는 피고 명의 계좌로 3,450만 원을 송금하였다.
○ 성명불상자는 3,450만 원만 송금된 경위를 묻는 피고에게, 부가가치세 문제로 적은 금액만 우선 보냈으니 지정 계좌로 돈을 반환하면 다시 4,545만 원(4,200만 원+345만 원)을 보내겠다고 하였다.
○ 성명불상자는 피고에게 D 명의의 계좌를 알려주었고 피고가 제3자의 계좌로 송금하기를 꺼려하자 ‘내가 원고이고 세금계산서를 낮게 발급했으니 계산서 발행된 금액만 송금해서 증빙을 남겨놓은 후 다른 계좌로 돈을 반환받았다가 원래 매매대금을 지급하려는 것이며 피고가 반환하면 1분 내로 매매대금을 지급해주겠다‘고 안심시켰다. 피고는 2023. 11. 10. 19:15경 성명불상자가 지정한 D 명의 계좌로 3,450만 원을 송금하였다.
○ 성명불상자는 돈을 반환받은 후 연락이 두절되었고 피고는 탁송기사에게 이 사건 차량을 인도하지 않았다.
□ 원고의 주장 요지
○ 주위적 주장
피고는 원고로부터 매매대금으로 3,450만 원을 지급받아 금전상 이득을 얻었다. 그 후 피고가 3,450만 원을 제3자의 계좌로 다시 송금했다고 하더라도 성명불상자의 기망으로 금전을 소비하거나 처분한 것에 불과하므로 여전히 피고에게 실질적 이득이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3,450만 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예비적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차량에 대한 매매계약이 성립하였으나 피고가 소유권 이전을 거부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상회복으로 3,450만 원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주위적 주장에 대한 판단
○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참조).
○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매매당사자,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은 매매계약의 본질적 사항 또는 중요 사항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차량을 3,450만 원에 매수할 의사였던 반면 피고는 4,2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에 매도할 의사였던 점, ③ 성명불상자는 원고의 인적사항과 사업자등록증을 피고에게 제공하면서 매수인을 자신인 것처럼 기망하였으므로 피고가 매수인으로 인식한 상대방(성명불상자)은 실제 매수인(원고)이 아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차량 매매대금이나 거래상대방 등 계약의 주요 사항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차량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갖지 못한 경우에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이득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귀속된 바 없다면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다37325, 37332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213838 판결 등 참조).
○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성명불상자는 일단 원고가 피고에게 돈을 송금하게 한 뒤 부가가치세 문제로 인하여 잠시 돌려받는 것이라 기망하여 피고로부터 이를 송금받는 방식으로 위 금액을 편취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피고 계좌로 송금한 3,450만 원은 송금 후 불과 40분 만에 성명불상자가 요구한 제3자의 계좌로 송금된 점, ③ 결국 피고의 계좌는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어서 원고뿐만 아니라 피고도 성명불상자의 불법행위에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는데, 금전적 이익을 얻지 않은 피고에게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정의·공평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에서 부당이득 반환의무의 요건으로서의 실질적 이득이 피고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
○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 예비적 주장에 대한 판단
〇 원, 피고 사이에 매매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매매계약 성립을 전제로 한 예비적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 결론: 원고 청구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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