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사재판에 있어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므로 합리적인 이유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는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확정된 관련사건 판결의 이유와 더불어 다른 증거들을 종합한 결과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고 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을 배척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사실심인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의 사실인정에 불구하고 이와 다르게 사실인정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다38612 판결의 취지 참조).
▣ 피고 이D1이 ‘이A5에게 진단내용이나 검사결과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는 취지의 소견서(2010. 1. 13.자)를 작성해 주었고 그 후 위 보험금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같은 취지로 증언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통상의 경우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시인하는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고 볼 수 있으나, 다음과 같은 점에 있어서는 위 소견서나 피고 이D1의 위 증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면이 있다. 즉, 피고 이D1이 이A5에게 진단내용과 검사결과를 설명해 주었음에도 이A5의 거부로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하지 못하였다면 그 후 이A5에게 실제로 자궁경부암이 발병하더라도 피고 이D1에게 법률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겠지만 피고 이D1의 입장에서는 담당 의사로서 좀더 적극적으로 조직검사를 요구하지 못한 데에 대해 책임의식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을 것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 이D1의 당심 주장내용과 같이 원고 이A1이 위 피고에게 ‘병원비가 2,700만원이나 되는데 보험금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절박하게 요청하였다면 주변의 여건상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소견서를 작성해 주고 그와 마찬가지로 증언할 만한 여지가 어느 정도 있다. 더욱이 이 사건 소견서는 환자가 임신을 원하여 그 진단내용이나 검사결과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는 내용을 확인하는 데에 불과하므로 피고 이D1로서는 소견서 중 위와 같은 부분에 허위가 있더라도 의무기록을 허위로 작성한다고 여기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 이A1로부터 위 소견서 기재내용에 관하여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 둔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소견서나 증언이 통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작성되거나 행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오히려 피고 이D1은 당심의 피고본인 신문에서 ‘종전에 위 보험금 소송에서 증언한 내용은 원고 이A1의 요청을 받고 그가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사실과 다르게 증언한 것이다. 의무기록에 나와 있듯이 이A5에게 진단내용 및 검사결과를 알려주고 조직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하였으나, 이A5가 임신을 원하여 이를 거절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고 이D1이 위와 같이 최초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진술하는 것은 최초 증언에 대해 위증죄의 책임을 고백하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굳이 허위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위 진술내용의 신뢰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