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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사건 개요
원고 대표이사 B는 독일 소재 M사가 제조하는 타워크레인 등에 관한 오퍼(offer), 수입대행 등의 계약을 체결해 오다가, 독일에 E사를 설립하여 선사용상표를 사용해 왔다. B는 피고 측과 물품대금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자 독일 내 관할 법원에 E사에 관한 파산신청을 하였고, 도산절차에서 피고 측이 선사용상표의 사용권을 비롯한 무형자산을 양수한다는 내용의 '노하우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측은 선등록상표를 출원, 등록받았고, 그 후 원고는 등록상표를 출원, 등록받았다. 피고 측은 원고를 상대로 등록상표는 선사용상표, 선등록상표와의 관계에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제13호, 제20호, 제21호의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제34조 제1항 제20호 등록무효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의 심판청구를 받아들이는 심결을 하였다.
l 판시 요지
(1) 피고는 크레인을 해외로부터 수입하여 임대하는 영업을 해 온 자로서 BKT사로부터 그가 크레인 제조, 수입, 수출, 판매업 등에 사용하던 선사용상표에 관한 권리를 노하우양도계약에 따라 양수하였고, 노하우양도계약을 체결할 당시 선사용상표의 사용 태양을 인지하고 있었다. 위 노하우양도계약에는 선사용상표에 관한 권리, 특히 대한민국에서의 사용권한이 양도대상에 포함된다는 취지가 명확하게 반영되어 있고, 그 후 피고는 대한민국에서 선사용상표와 동일한 선등록상표를 출원하여 등록을 받았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선사용상표를 크레인을 해외로부터 수입하여 임대하는 영업 등에 사용하였고, 크레인 제조, 수출, 판매업 등에도 사용을 준비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 대표자 B는 피고 측과 크레인 등의 공급에 관한 계약들을 체결함으로써 업무상 거래관계에 있었고, 그 이후 피고 측과 공급계약의 이행에 관한 분쟁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E사의 도산절차에서 E사의 도산관재인 대리인이 피고와 E사의 선사용상표에 관한 권리를 포함한 E사의 자산에 관하여 노하우양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 대표자 B는 E사에 대한 도산절차 개시신청인이자, 그 도산개시 당시 E사의 공동대표였을 뿐만 아니라, 선등록상표의 출원에 관한 이의신청 과정에서 답변서를 통해 E사의 노하우가 피고 측에 양도된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원고는 업무상 거래관계 또는 그 밖의 관계를 통하여 피고 측이 위 선사용상표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도형과 문자가 결합된 상표의 유사 판단에 있어서는 도형과 문자가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거나 도형과 문자 중 한 부분의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다른 부분이 나머지 부분에 흡수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형과 문자는 독립하여 요부가 될 수 있다. 선사용상표와 이 사건 등록상표를 구성하는 도형 부분의 크기가 문자 부분의 크기와 별 차이 나지 않고, 도형 부분과 문자 부분 중 어느 하나가 주지․저명하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며, 도형과 문자가 동일한 관념을 형성하지도 않고, 도형과 문자가 분리되는 것이 거래관념상 부자연스럽다고 볼 사정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는 각 문자 부분 ‘BKT’가 독립하여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그 호칭이 동일하여 이들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함께 사용할 경우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불러일으킬 염려가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 서로 유사한 표장에 해당한다.
(3)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은 피고가 선사용상표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해당한다고 인정된다.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오퍼업’이란 물품공급자를 대리하여 국내에서 물품매도확약서를 발행하는 무역중개업으로, 타워크레인도 그 목적으로 할 수 있다. 나머지 지정상품인 ‘상업적 거래의 중재 및 체결대행업’도 상사 계약 체결을 중재․대행하는 것으로서 위 오퍼업과 유사한 성격의 것이고, 마찬가지로 타워크레인도 그 목적으로 할 수 있다. 피고 측은 이 사건 등록상표가 출원되기 오래전부터 상당히 장기간 크레인을 해외로부터 수입하여 임대하는 영업을 해 왔고, 이 역시 무역업의 일종으로서 무역중개업인 ‘오퍼업’과 비교할 때 제공되는 서비스의 성질이나 내용, 제공 방법과 장소, 서비스의 제공자, 수요자의 범위 및 서비스 제공에 관련된 물품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볼 수 있어, 양 서비스업에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할 경우 일반 거래의 통념상 동일한 영업주체에 의하여 제공되는 서비스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 나아가 B 및 그가 운영한 회사들이 크레인 제품에 관하여 체결한 다수의 계약들 중에는 물품공급계약과 임대차계약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형식에 있어서도 물품공급자를 대리하여 체결한 것과 자신이 직접 계약당사자가 되는 것이 혼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계약 형식에 따라 내용이나 목적이 달라졌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4) 이 사건 등록상표는 업무상 거래관계를 통하여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임을 알면서 그 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상표로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의 사유가 있어, 나머지 사유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심결은 적법하다.
키워드: 상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 신의칙 위반 출원, BKT, 타워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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