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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사건 개요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제12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으나, 특허심판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이 사건 심결을 하였다.
l 판시 요지
① 선사용상표들이 사용된 상품의 판매기간은 1973년부터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인 2011. 3. 19.까지 약 30년 이상에 해당하고, ②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무렵인 2011년 당시 일본 내 유명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성인용품 부문 전체 판매순위 2위를 차지하였고, ‘페페’가 일본 내에서 성 윤활제를 가리키는 말로 흔히 사용되었으며, ③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무렵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 및 블로그 등에서 성 윤활제 부문에서 꾸준히 판매되는 스테디셀러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④ 국내 유명 남성 잡지에도 해당 제품이 소개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선사용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당시 국내 혹은 적어도 일본에서 성 윤활제나 성인용품과 관련하여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서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에게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국내 혹은 일본의 수요자들 사이에 특정인의 출처표시로 알려진 선사용상표들을 모방함으로써 선사용상표들에 체화된 영업상 신용 등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는 등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선사용상표들과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표장이 유사하고, 특히 선사용상표 3과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표장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② 선사용상표들이 사용된 상품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당시 국내 적어도 일본에서 성 윤활제로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었고, 선사용상표들은 일본에서는 상표 및 디자인이 출원·등록되어 해당 권리가 독자적·배타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무렵 및 그 이후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전부터 계속하여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한 상품과 유사한 표장과 디자인의 용기를 채택한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하였고, 그 과정에서 선사용상표들의 사용 상품과 혼동할 수 있는 광고·홍보 문구 및 일본어 표장, 라벨을 사용하여 해당 제품을 판매하였다. ③ 성 윤활제는 성관계시 또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남성· 여성용 자위기구 사용 시 윤활을 위하여 성기나 자위기구에 바르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점성 있는 액체 제품을 가리킨다. 성 윤활제를 생산한 국내외 업체는 국내에서 해당 제품을 팔 때, 소비자의 인식, 규제 등으로 인하여 해당 제품의 용도를 성 윤활제로 소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이전인 2008년 당시 E 측에서 출원한 ‘  ’ 표장이 ‘러브젤 명칭으로서 지정상품에 사용할 경우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되었던 정황, 국내에서 성 윤활제로 사용·판매되는 제품은 ’마사지용 겔‘, ’마사지용 오일‘ 등으로 유통되고 있고, 피고 역시 이 사건 등록상표를 성 윤활제의 용도를 가진 제품에 사용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 중 ’마사지용 겔‘, ’마사지용 오일‘은 선사용상표들의 사용상품인 성 윤활제와 그 용도, 사용방법, 유통경로, 수요자, 거래자 등 상품의 속성이 겹쳐 서로 유사한 상품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동일인에 의하여 공급되는 것으로 오인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경제적 견련관계가 인정되는 상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④ 이 사건 등록상표를 구성하는 ‘PEPEE’는 사용상품인 성 윤활제를 포함하는 성인용품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해당 상품과 관련하여 흔히 사용되는 단어도 아니어서 창작성이 비교적 높은 표장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E가 1973년 무렵 이미 선사용상표들을 프랑스어 단어에서 착안하여 창작하였고, 피고는 이미 선사용상표들이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한 2008년 무렵 선사용상표들의 사용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인 성 윤활제(Lubricant)나 마사지 젤 제품에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하였으며,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이후에는 피고가 자사 제품에 해당 프랑스어 단어와 그 철자가 동일한 ‘PEPEE’가 아닌 ‘PEPE’만을 사용하고 있어 상표의 사용 태양이 그 창작 경위와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독자적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를 창작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선사용상표들을 모방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이전 이 사건 등록상표 외에도 마사지용 겔, 마사지용 오일 등 상품과 관련하여 유명 성인용품 브랜드 등과 유사한 다수의 상표를 출원하였는데, 이 중 일부 상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에 해당함을 이유로 거절되기도 하였다. 또한, 무엇보다도,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무렵인 2011년에서 2013년 사이에 일본어 ‘ペピ’ 혹은 더 나아가 ‘ペペ’를 다소 도안화하고 하단에 영문 음역을 결합하여 선사용상표 1과 호칭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외관까지도 유사한 표장인 ‘ ’과 ‘ ’를 출원하였는데, 이러한 경과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무렵 선사용상표들을 알고 선사용상표들의 신용에 편승하기 위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하였다고 판단되고, 피고의 이러한 출원 동기는 현재 피고의 홈페이지에서 광고하는 상품의 후면이 선사용상표 상품의 후면 라벨 표기와 거의 같은 점에서도 확인된다.
키워드: 상표, 등록무효, PEPEE, 페페, 마사지젤, 성윤활제, 일본, 인지도인정, 부정한목적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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