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 사건 개요
원고는 피고 1을 상대로 기술전수계약에 따른 기술이전의무 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채무불이행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그리고 피고 1, 2를 상대로 기망을 원인으로 한 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각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한 제1심에 항소하며 피고 1에 대한 원시적불능 관련 예비적청구를 추가하였다.
l 판시 요지
(1) 피고 1이 제시한 사업계획서에는 PCM 축냉 시스템에 관한 다양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 1의 보유 기술(PCM 축냉 기술)의 수준(효과)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즉 피고 1이 보유한 PCM 축냉 기술은 차량용 냉동장치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① 1회 축냉 후 고내 온도를 “–20℃ 내지 -18℃”로 유지하며 “720분”(12시간) 이상 운행할 수 있고, ② 축냉제로 “–29℃ 내지 –31℃“를 유지할 수 있는 자체 개발 PCM 물질이 사용되며, ③ ”전 차종 및 전 톤수“의 차량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하 ‘계획서기술’이라 한다)이라는 것이고, 이는 ‘심야전기로 냉각․동결한 냉축매(PCM)가 –29℃ 내지 -31℃에서 융해하며 흡수하는 잠열을 이용함으로써 주간 차량운행 중 전기․유류 등 동력 공급 없이 냉동탑차에 요구되는 저온유지가 장기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기술핵심으로 한다. 요컨대 피고 1은 이 사건 계약 체결에 앞서 이 사건 사업계획서를 제시하는 방법을 통하여, P에게 자신의 보유 기술이 계획서기술에 이르는 수준(효과)의 것이라고 설명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를 다투는 피고 1의 주장, 즉 그가 원고에게 전수하여 주기로 한 기술은 건물․차량을 비롯한 냉열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원천기술이었고, 이를 넘어서 ”전 차종 및 전 톤수“의 차량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고 설명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은, 이 사건 계약의 체결 경위와 이 사건 사업계획서 기재내용에 비추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 1이 보유한 기술이 계획서기술에 이르는 수준(효과)이라는 점은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1에게 계약금 2억 원을 지급하기까지에 있어서 주요한 동기로 작용하였다고 보이고, 당시 피고 1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① P가 운영하던 B은 자동차부품의 제조 등을 주된 영업으로 하던 회사로 사업부문 확장을 고려하고 있었고, P은 피고 1로부터 PCM 축냉 탑차에 관한 위 기술설명을 들은 다음 이 사건 계약 체결에 앞서 원고를 설립하였다. ② 이 사건 계약은 피고 1의 위 기술설명 직후 체결되었고, 그로부터 단기간 내에 계약금이 지급되었다. ③ 한편 원고 측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에 시험가동을 위하여 차량용 인버터 제작과 중고냉동차량의 임대를 주문하였는바, 원고 측은 피고 1의 보유 기술이 계획서기술에 이르는 수준(효과)인지를 확인하는 시험가동을 예정하고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피고 1이 보유하던 이 사건 제1, 2발명의 특허기술은 계획서기술의 작용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제1발명은 ‘축냉동 에너지를 이용한 에어컨’에 관한 것으로서, 심야전기를 이용해 냉동장치 내실의 물을 결빙시켜 두었다가 주간에 이를 이용해 공기를 냉각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기술 분야는 실내 공기의 온도, 습도를 조절하기 위한 ‘에어컨’이다. 그 명세서에는 축냉제로 ‘물’만을 개시하고 있으므로, 축냉제의 상변화는 물의 어는점인 0℃ 부근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제1발명을 계획서기술과 대비하면, 기술 분야가 ‘에어컨’과 ‘차량용 냉동장치’로 상이할 뿐만 아니라, 냉축매에 관한 구성도 ‘일반적인 물’과 ‘상변화를 통해 –29℃ 내지 -31℃를 유지할 수 있는 자체개발 PCM 물질’로서 서로 상이하다. 이 사건 제2발명은 ‘축냉에너지를 이용한 에어컨디셔너’에 관한 것으로서, 심야전력에 내실에 채워둔 액냉매(liquid refrigerant)를 냉각하고, 주간에는 냉각된 액냉매를 열교환 유닛으로 순환시켜 열교환 유닛을 통과하는 실내공기와의 열교환을 통해 이를 냉각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 사건 제2발명을 계획서기술과 대비하면, 기술 분야가 ‘에어컨(에어컨디셔너)’와 ‘차량용 냉동장치’로 상이하고, 이 사건 제2발명의 ‘액냉매’도 열교환 유로를 통해 순환하는 액체로서 상변화를 거치지 아니하는 점에서 위치가 고정된 상변화 물질임을 특징으로 하는 계획서기술의 ‘축냉제’와는 상이하다.
이 사건 제1․2발명의 특허기술 이외의 사정을 함께 보더라도 피고 1이 이 사건 사업계획서를 원고 측에 제시할 당시는 물론이고 그 이후 계약금 2억 원의 지급 당시까지도, 피고 1의 보유 기술은 계획서기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 1은 축냉에어컨 시험제품의 시험가동에 실패하였다. 이 사건 사업계획서가 설명하는 PCM 축냉에어컨 기술은, 저렴한 심야전력을 이용하여 야간에 냉각하였던 냉축매를 주간의 차량 운행 중 냉열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므로, 축냉에어컨의 냉기 지속시간은 운행 가능 시간과 신뢰성에 직결되는 것이어서 매우 중요한 기술적 특성이라 할 것인데, 피고 1이 제출한 시험성적서에 의하면 시험제품은 계획서기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3) 피고 1은 사실은 자신이 보유한 기술이 계획서기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함에도 이 사건 계약의 체결을 앞둔 시점에 P에게 이 사건 계약서를 제시하고 설명함으로써 P으로 하여금 마치 자신의 PCM 축냉에어컨 기술이 계획서기술의 수준에 이르는 것처럼 기망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피고 1의 위 기망행위 당시 설립된 회사가 아니기는 하나, 원고의 대표이사인 P이 피고 1에 의하여 기망당하고 그에 기인하여 원고의 설립 이후 원고를 대표하여 피고 1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다음 계약금 2억 원을 지급하기에 이른 이상, 원고가 피고 1의 위법한 기망행위에 따른 피해자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4) 주위적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를 보면, 이 사건 계약서는 ‘가동성공’의 수준 등에 관하여 더 상세하게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에어컨의 동작성공 자체를 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위 ‘가동성공’은 원고가 피고 1에게 잔금 2억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계약서 제4조 1. ①항 및 제5조 ①항에 기하여 원고가 피고 1에 대하여 가동성공 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사업계획서의 기재내용이 이 사건 계약에 편입되는 등으로 이 사건 계약서에 따른 피고 1의 의무가 이 사건 사업계획서의 14면과 16면 기재와 같은 기술을 이전(전수)하는 내용이 되었다고 볼 수 없어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 부당이득금 및 신뢰이익배상금 청구 또한, 이 사건 계약이 피고 1에게 계획서기술 등 이 사건 사업계획서에 기재된 수준(효과)에 이르도록 기술개발을 하여야 할 의무를 발생시키는 계약이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유 없다.
키워드: 특허, 기망행위 인정,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상변화, PCM, 에어컨, 냉동, 탑차, 사업계획서, 법률행위 해석, 채무불이행, 원시적 불능, 계약내용 편입 부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