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 사건 개요
|
선사용서비스표 |
|
|
K1은 2000년 무렵 이 사건 점포의 영업을 양수하고 K2와 동업하여 김치찌개를 판매하다가, 2013년 무렵 원고 1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영업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하고 영업을 양도해 준 다음 인근에서 다른 상호로 식당을 개업하여 김치찌개 등을 판매하였다. 그 후 K2는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를 출원하고 피고에게 그 이전등록을 마쳐 주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1980년부터 국내에서 사용되어 널리 알려진 원고들의 선사용서비스표와 동일․유사하여 그 지정서비스업에 사용되는 경우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그 서비스업이 원고들에 의해 제공되는 것으로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선사용서비스표의 명성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등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려는 서비스표이므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에 의하여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제1항 제11호 및 제12호가 정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에 관한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l 판시 요지
(1)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이 사건 점포가 김치찌개 메뉴로 인기를 끌면서 유명한 김치찌개 식당으로 다수의 기사에 소개되는 등으로, 1980년 이래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등록결정일까지 약 35년에 걸쳐 선사용서비스표와 동일한 구성의 이 사건 상호가 이 사건 점포의 영업에 관한 표지로 사용되어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선사용서비스표는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등록결정일 당시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당한 정도로 알려짐으로써 그 사용서비스업인 한식점업, 주점업, 곱창전문식당업 등에 관하여 특정인의 상표(서비스표)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이러한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도 없다).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등록결정일 당시 선사용서비스표의 권리자는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상표권자 K2가 아니라 원고 1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무엇보다도 처분문서인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서(갑 제2호증), 이 사건 추가약정서(갑 제9호증)의 문언에 따르면, 영업양도인 K1, K2과 영업양수인 원고 1 사이에는 이 사건 영업양도에 따라 선사용서비스표에 대한 권리를 원고 1에게 귀속시킨다는 데에 관한 상호간 의사의 명확한 일치가 있었다고 보인다. 즉 ①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서는 그 전문에서 ‘영업의 포괄적 양도양수’라고 명시하고, 제1조에서 계약의 목적을 ‘이 사건 점포의 권리와 영업에 필요한 일체를 양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2조 제1항에서 ‘이 사건 점포에 현존하는 영업에 필요한 사업용 자산을 비롯한 물적․인적시설 및 권리와 의무를 포괄한다.’라는 내용으로 양도대상을 각 정하고 있다. ②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서 제9조 제1항 본문은 ‘본 계약일 이후 이 사건 상호에 대한 권리는 원고 강기수에게 귀속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③ 같은 항 단서는 ‘원고 강기수는 본 계약일 이전에 김재하의 허락 하에 동일 상호를 가지고 영업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그 상호의 사용을 용인한다.’라는 것인데, 이는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에 따라 이 사건 상호 및 그와 동일한 구성의 선사용서비스표에 관한 권리(이하 이 사건 상호 및 선사용서비스표를 합하여 ‘선사용서비스표 등’이라 한다)가 계약일 이후 김재하로부터 원고 강기수에게 종국적으로 이전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이다. ④ 이와 달리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추가약정 중 어디에도 선사용서비스표 등에 관한 사용권한 등의 권리를 양도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취지의 약정내용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K1, K2은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 당시 적자의 누적으로 이 사건 점포의 영업에 관하여 다액의 영업상 채무를 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에서 무형 자산인 ‘영업권(권리금)’에 관한 양도 대가는 유형 자산의 양도 대가 총액 32배를 상회하는 상당한 다액이다.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의 양도대상에 선사용서비스표 등에 관한 권리가 아울러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K1, K2는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 이후 별개의 상호로 새로운 한식점 영업을 개시하기도 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이 허위양도로 무효이거나, 명의신탁 내지 채무 담보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 1이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에 의하여 선사용서비스표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추가약정은 K1, K2에게, 영업양도의 대가로서 원고 1이 인수할 영업상 채무에 관하여는 채권자의 승낙을 받는 등 필요한 행위에 협조할 의무를, 그리고 그 외의 영업상 채무에 관하여는 채무불승계 사실을 고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우선협상권 박탈의 제제가 부과될 수 있는 것으로 명확하게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이 피고 주장처럼 외관창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통정허위표시나 명의신탁이었다면, 위와 같이 계약 외의 제3자인 채권자 등에게 영업양도인이 영업양도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정한다는 것은 경험칙에 크게 어긋나는 사정이다.
(3)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사용서비스표는 동일한 한글 5글자로 구성된 것으로 표장이 매우 유사하고, 그 지정서비스업도 동일하거나 유사하다.
(4)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등록결정일 당시 국내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선사용서비스표나 그 사용서비스업이라고 하면 곧 일관된 출처로서 특정인의 서비스표나 서비스업이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는데,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선사용서비스표와 그 표장이 유사하고, 그 지정서비스업이 선사용서비스표의 사용서비스업과 동일ㆍ유사하여, 수요자로 하여금 출처의 오인ㆍ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로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후단이 정한 상표등록 무효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원고들의 나머지 무효사유에 관한 주장을 더 살펴볼 필요 없이 그 상표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하고, 이 사건 심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결국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키워드: 상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2호, 기만상표 인정, 장호왕곱창, 영업양도, 선사용상표 사용권, 주지성 승계 인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