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 사건 개요
피고는 2017. 6. 12. 특허심판원에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권자인 원고를 상대로, ‘정정 전 청구항 1, 9 내지 13, 16, 18은 이 발명이 속하는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선행발명 1 내지 3으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이어서 진보성이 부정되어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정정 전 청구항 1, 9 내지 13, 16, 18에 대하여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위 특허무효심판절차에서 2018. 3. 22. 정정 전 청구항 18을 삭제하고, 정정 전 청구항 1, 9 내지 13, 16을 정정 후 청구범위 기재와 같이 정정하는 내용의 정정청구를 하였다. 이에 특허심판원은 2018. 5. 31. 이 사건 정정청구를 적법하다고 보아 인정하고, ‘이 사건 특허발명은 선행발명 1 내지 3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라는 이유로 피고의 위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의 심결을 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8. 8. 3. 이 법원에 이 사건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19. 4. 1. 특허심판원에 정정 전 청구항 1, 9의 청구범위를 감축하고, 정정 전 청구항 10 내지 13, 16, 18을 삭제하는 내용의 정정심판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은 2019. 10. 7. ‘이 사건 정정심판청구 후의 청구항 1, 9는 선행발명 1 내지 3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되므로 이 사건 정정심판청구는 특허법 제136조 제5항에 규정된 정정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정정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고, 위 심결은 2019. 11. 23. 확정되었다.
l 판시 요지
1. 청구항 1, 9 내지 13, 16의 진보성 인정여부
청구항 1과 이에 대응하는 선행발명 1의 구성요소는 모두 실크피브로인(단백질)을 가수분해하여 실크펩타이드를 제조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1차적으로 칼슘염에 의한 분해를 한 후 2차적으로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한 가수분해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다만, 청구항 1은 플라보자임 및 수미자임의 혼합 효소를 단백질 분해효소로 사용하는데 반하여 선행발명 1에는 단백질 분해효소의 종류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차이점 1). 구성요소 3은 실크펩타이드가 신경세포 보호 활성을 갖는 것으로 한정한 것인데, 이에 대응하여 선행발명 1에는 실크펩타이드가 노인성 치매, 파킨슨 질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 예방 및 개선 작용이 있고, 기억 및 학습 능력의 향상에 기여한다는 취지의 기재만 있을 뿐 신경세포 보호 활성을 가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명시적인 기재가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차이점 2).
다음과 같은 이유로 청구항 1과 선행발명 1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점 1은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1에 선행발명 2, 3을 결합하여 쉽게 극복할 수 있다. ① 선행발명 1, 3에는 효소 분해법에 의한 기능성 실크펩타이드의 제조와 관련하여 원하는 분자량의 실크펩타이드를 얻기 위하여 적절한 효소를 선택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다. ② 한편, 선행발명 2에는 플라보자임, 수미자임 등의 산업적, 상업적 단백질 분해 효소가 실크피브로인의 분해 효소로 기재되어 있고, 선행발명 3에는 아래와 같이 플라보자임, 수미자임 또는 이들의 혼합효소가 견사 단백질(실크피브로인)의 분해 효소로서 주로 사용되어 왔다는 기재가 있다. ③ 선행발명 1 내지 3은 실크펩타이드에 관한 기술로서 그 기술분야가 공통되고, 실크피브로인을 가수분해하여 실크펩타이드를 제조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도 동일하다. 따라서, 통상의 기술자라면 선행발명 1에서 제안된 중성염 용해 효소분해법을 이용하여 실크펩타이드를 제조함에 있어 기존에 실크피브로인의 분해에 널리 사용되고 있던 가수분해효소로 선행발명 2, 3에 소개되어 있던 플라보자임, 수미자임을 선택, 혼합하여 사용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할 것이다.
차이점 2는 선행발명 1에 실크펩타이드가 신경세포 보호 활성을 가진다는 것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통상의 기술자는 선행발명 1의 ‘노인성 치매, 파킨슨 질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 예방 및 개선 작용이 있고, 기억 및 학습 능력의 향상에 기여하는 특징을 갖는다’는 취지의 기재로부터 선행발명 1의 실크펩타이드가 신경세포 보호 활성을 가진다는 것을 쉽게 인식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특허명세서의 기재에 의하면, ‘신경세포의 보호’는 ‘독성 물질에 의해 초래되는 신경세포 또는 신경조직의 손상(신경성 인설트)을 경감 또는 개선하는 작용 또는 손상된 세포를 보호하거나 회복시키는 작용’을 의미한다. ② 선행발명 1에는 실크펩타이드로 처리한 실험 동물의 그룹이 독성 물질에 의해 초래되는 신경세포 또는 신경조직의 손상을 경감하거나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 실크펩타이드가 노인성 치매와 파킨슨질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예방 및 개선 작용이 있다는 내용이 개시되어 있다. ③ 신경세포 보호 활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노인성 치매나 뇌졸중 같은 신경성 질환의 치료 내지 예방이라는 것은 이 사건 특허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기술상식에 해당한다.
2. 청구항 18에 대한 부분
위 1.가항 및 1.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정정청구를 통하여 청구항 18을 삭제하였고 이 사건 심결은 이 사건 정정청구를 적법한 것으로 인정하였음에도 청구항 18에 대하여 피고의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심결을 하였다. 그런데 특허등록 무효심판절차에서 정정청구가 있는 경우 정정청구가 적법한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정정청구 전의 등록특허를 대상으로 하여 등록무효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정정된 내용에 따라 등록무효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후447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심결은 이 사건 정정청구를 적법한 것으로 인정하였으므로 청구항 18은 삭제되어 그 무효 여부를 판단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이 사건 심결은 피고의 심판청구 중 청구항 18에 관한 부분을 각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부분 심결에는 심판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을 심판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심결 중 청구항 18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