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판결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재판장 노행남 부장판사).
1.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복수 노조가 존재하는 경우에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하면서도 일정한 요건(사용자의 동의, 교섭단위 분리결정)하에 예외적으로 개별교섭을 허용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복수 노조가 위 요건을 충족하여 사용자와 개별적으로 교섭을 하는 상황에서 일반적 구속력의 법리를 통해 다수 노조의 단체협약의 효력을 소수 노조에 확장하는 것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에 대한 예외(개별교섭을 통한 개별적 협약자치)에 또 다른 예외(일반적 구속력을 통한 근로조건 통일)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더라도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하에서 일반적 구속력의 법리는 노사간 집단적 자치에 공백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2. 복수 노조의 개별교섭 상황하에서 소수 노조의 개별교섭기간이 여러 요인들로 인해 장기화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소수 노조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등에 대한 규율에 일시적인 공백이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소수 노조의 개별교섭기간 장기화가 사용자의 고의적이고 불성실한 교섭태도에 기인하는 경우 사용자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소수 노조가 다수 노조와 별개로 개별교섭을 통해 집단적 자치를 추구하는 통상의 경우에 그러한 일시적인 규율 공백은 부득이하게 발생할 수 있는 예측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소수 노조로서는 스스로의 교섭력을 고려하여 효과적인 교섭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치명적인 규율 공백상태를 방지하거나, 단체협약 내용에 소급조항 등을 삽입함으로써 사후적으로 공백을 보충할 수 있을 뿐, 다수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 중 그 적용을 희망하는 유리한 내용이 있다고 하여 그러한 일시적 규율 공백상태를 일반적 구속력의 법리를 통해 보충할 수는 없다.
3. 사용자가 특정 노조가 견지해온 종래의 노선이나 성격·성향 등을 이유로 해당 노조에 대하여 불호(不好) 내지 혐오의 의도를 가지고, 해당 노조와의 단체교섭 자체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단체교섭의 진행방식-시간·장소·횟수·참석인원 등-에 불합리한 차별을 두거나, 해당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되는 차별적인 교섭안을 제시하는 등의 태도를 취하였다고 인정될 경우, 이는 중립유지의무 위반행위로 평가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노조 및 소속 조합원들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 내지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
4. 사용자가 개별교섭에 임하는 복수의 노조들을 상대로 무쟁의·무분규 등을 조건으로 하여 금원 지급을 약속한다면, 사용자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타 노조와의 관계까지 고려하여 교섭에 임하여야 하는 복수 노조들로서는 오로지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여 쟁의행위 여부를 결정하기 보다는, 다른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지 아니하여 사용자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을 경우에 자기 조합에 미칠 불이익(소속 조합원들이 금전적 보상을 받기 위해 조합을 탈퇴하여 다른 노조에 가입하는 등)을 고려하여 의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가령, 복수 노조가 모두 쟁의행위에 나아감으로써 각각 보다 유리한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전체적인 관점에서 가장 이익인 상황에서도 각 노조들은 모두 타 노조가 무쟁의를 선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기 조합의 쟁의행위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그 결과 타 노조가 쟁의와 무쟁의 중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보다 안전하고 유리해 보이는 무쟁의를 선택하게 되기 쉬운 것이다. 따라서 통상의 경우 사용자가 복수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것 혹은 하지 않은 것을 조건으로 금원의 지급을 약속하거나 이를 실제로 지급하는 행위는 실질적인 관점에서 집단적 자치의 일방 당사자(사용자)가 상대방(노조들)의 각 의사결정과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쳐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행위라고 평가될 수 있다.
5. 복수 노조의 개별교섭 상황하에서 사용자가 쟁의행위를 하지 않은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는 무분규 격려금을 지급하고 쟁의행위를 한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는 위 금원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는 사용자의 중립유지의무 위반으로서 부당노동행위 내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사용자인 피고가 기업별 노동조합 소속의 조합원들 및 사무직 직원들에게는 무분규 격려금 명목으로 550만 원을 지급하였으면서도, 산업별 노동조합인 금속노동조합 소속의 원고들에게는 쟁의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위 금원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를 부당노동행위 내지 불법행위로 본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