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안의 개요)
은행 청원경찰으로 수영을 할 줄 알고 이 사건 수영장에서도 수영을 한 경험이 있는 30대 중반의 남성이 점심식사 후 수영장에 도착한 지 5~10분 만에 수심 260㎝ 지점에서 양손을 교차한 채 가슴에 대고 가슴을 웅크리고, 다리를 벌린 상태로 얼굴을 바닥 쪽으로 향하여, 물 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이 목격되었다.
당시 안전요원 장OO은 누군가가 ‘사람이 물에 빠졌다’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바로 수영장에 입수하여 망인을 물 밖으로 끌어낸 다음 인공호흡을 실시하였는데, 당시 망인의 입에서는 물․면발․붉은 물 등이 많이 나왔다.
부검의의 소견은 ‘망인이 약물중독으로 사망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사망원인이 익사인지 심장이상인지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인지 단정할 수 없어 그 사인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OO의료원은 당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사망 후 익수시에는 보통 폐에 물이 없고, 익수 후 사망시에는 폐에 물이 차 있는 것이 보통이나, 10-15%의 경우 폐에 물이 없는 경우도 있다. 망인의 경우 내원 즉시 시행한 흉부 방사선사진에는 폐부종소견이 뚜렷하지 않으나 폐에 물이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익수가 일어난 정황에 대한 관찰자가 없어 심정지 후 익수인지, 익수 후 심정지인지 이것만으로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회신하였다.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수영장 안전요원 장OO이 사고 당시 이 사건 수영장에 없었거나 안전요원으로서의 감시 내지 관찰의무를 게을리 하여 다른 수영자가 알려줄 때까지 망인이 물에 빠진 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바람에 망인을 늦게 구조함으로써 망인이 익수로 사망하였음을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1) 망인이 이 사건 수영장에서 호흡이 정지되어 물속에 가라앉은 상태로 발견된 사실만으로 망인이 익수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망인이 사고 당시 허우적거리거나 구조를 요청하지 않았고, 보조구 없이도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보이며, 사고 발생 시점이 망인이 수영을 시작한 직후인 점, 망인에 대한 부검결과나 이 사건 사고 후 망인이 사망할 때까지 망인을 진료한 OO의료원의 소견 모두 망인이 익수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망인이 수영 도중 다른 원인으로 의식을 잃고 호흡이 정지된 상태에서 물속에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높다.
2) 안전요원 장OO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수영장에서 안전요원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장OO이 다른 수영자가 망인을 발견하고 한 구조요청을 듣고서야 비로소 사고를 알게 된 사실만으로 안전요원으로서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사고를 당한 망인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바람에 망인에 대한 구조가 늦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설사 장OO의 과실이 있더라도 망인이 다른 원인으로 수영 중 의식을 잃고 호흡이 정지된 상태에서 물속에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높은 이상, 망인이 더 빨리 구조되었더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장OO의 위 주의의무 위반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