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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원 주요판결

전국법원 주요판결
전국법원 주요판결 내용
제목 [2020.06.18.자 형사]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성, 재심대상판결 직전에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되어 재판절차에서 그 위헌성을 다툴 수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면소판결이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판결에 포함된다고 본 사례
작성자 서울고등법원 작성일 2020-07-02
조회수 21959
첨부파일  [1]서울고등법원_2020로24.pdf

 

[대상결정] 서울고등법원 2020. 6. 18.자 2020로24 결정(형사20부)

 

[사안의 개요]

○ 피고인은 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범죄사실(1979. 8.경 YH무역 여공들을 경찰이 강제해산한 사건에 관하여 경찰의 조치, 유신헌법, 긴급조치 제9호를 비판하는 내용의 표현물인 ‘와이에이취백서’를 제작․배포하였다는 내용)로 1979. 9.경 구속․기소되었다가 1979. 12. 8.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됨에 따라, 1979. 12. 15.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재심대상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됨.

○ 피고인은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면소판결은 재심판결의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1심에서는 피고인의 재심청구를 기각함. 그 기각결정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항고하였음.

 

[결정의 요지]

[1] 형사재판에서 재심은 형사소송법에 의하여 유죄의 확정판결 등에 대하여만 허용되므로 면소판결에 대한 재심청구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당초부터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판결선고 전에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되어 면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 예외적으로 그 면소판결이 형사소송법 제420조에서 재심 대상으로 삼는 판결에 포함된다고 해석하여 재심을 허용함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 긴급조치 제9호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심히 침해한 것이므로,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위헌·무효이다.

 

[3] 긴급조치 제9호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사람에 대하여는 국가가 그 권리 및 명예를 회복해 줄 필요가 있다. 법원으로서는 그 사람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여 그 행위가 범죄로 되지 아니함을 선언해주고 그 명예가 ‘실질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권리구제의 폭을 넓혀줌이 마땅하다.

 

[4] 면소판결은 형식재판의 일종이다. 피고인은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제9호로 구속되고 기소되었음에도 실체심리를 통해 죄가 되지 아니한다는 직접적인 판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판결 선고 일주일 전에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된 우연한 사정에 기한 것으로서, 긴급조치 제9호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재심으로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해 형평에 어긋난다.

 

[5] 이 사안의 면소판결은 무죄 판단을 받았어야 마땅한 사건에서 실체심리에 들어가지 않고 형사절차를 종결시킨 것이고, 이에 대해 재심으로 무죄임을 밝혀주는 것은 피고인의 ‘실질적 명예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한 법률상 이익이 있다.

 

[6]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성, 재심대상판결 당시 법원이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한 사법심사를 자제하는 바람에 그 위반죄로 기소된 사람은 재판절차에서 그 위헌성을 다툴 수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권리구제의 폭을 넓히기 위한 적극적 법해석의 일환으로서 이 사건 면소판결이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판결에 포함된다고 못 볼 바 아니다. 이는 관련 법적 안정성을 해한다고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구체적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재심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볼 수 있다.

 

[7] 대법원은 폐지․실효된 형벌 관련 법령이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된 경우 관련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은 면소가 아닌 무죄 사유에 해당한다고 한다. 긴급조치 제9호로 면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피고인에게 재심으로 무죄판결을 받을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위 면소판결의 부적법한 외관을 그대로 인정하고 일반적 면소판결과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것으로서 타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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