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제10회 법원의 날 기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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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24-09-13 | 첨부파일 | 240913 제10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사(게시용).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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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 오늘은 대한민국 법원이 사법 주권을 회복한 날을 기념하고 사법 독립과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민국 법원의 날’을 제정하여 기념해 온 지 열 번째 되는 날입니다. 법원 안팎의 사정이 녹록지는 않지만, 뜻깊은 날을 맞이하여 우울한 이야기보다는 밝은 희망을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는 고금에 걸쳐 오랫동안 이어온 위대한 사법의 역사가 있습니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인본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고조선 시대의 8조금법(八條禁法)을 시작으로 이후 다수의 율령이 반포되고 법전이 편찬되는 등 오랜 세월 면면히 법의 정신이 함양되어 왔습니다. 특히 세종대왕은 누구나 쉽게 배워 쓸 수 있는 문자를 만들어 재판받는 백성들의 속사정을 듣고 바른 재판을 하겠다는 애민 정신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백성들이 억울함이 없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재판받도록 만드셨습니다. 이처럼 유구한 사법의 역사가 오늘날 대한민국 사법의 든든한 뿌리가 되었습니다. 사법부는 자랑스러운 사법의 역사를 계승, 발전시켜 국민이 사법부에 부여한 사명을 완수함으로써 국민에게 봉사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 사법부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법원 구성원 모두가 맡은 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법원 구성원 여러분! 우리가 국민이 부여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입니다. 신속한 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법원 구성원들이 심기일전하여 업무를 성실히 수행한 덕분에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 내는 법원 구성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변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재판 지연의 골이 깊었던 만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 또한 적지 않을 것이라 사료되지만, 우리 모두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충실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기대와 격려가 우리를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응원에 힘입어 국회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도 진척되고 있습니다. 국민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무겁고 힘든 발걸음을 더 힘차게 내딛도록 합시다. 신속한 재판 역시 공정한 재판이 전제되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헌법과 법률에 기초한 객관적이고 치우침 없는 판단, 권력이나 여론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정신과 함께, 설령 원하는 결론을 얻지 못한 국민이라 하더라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결론에 이른 과정을 충실하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재판의 공정은 결코 ‘결과의 공정’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재판의 전 과정에 걸쳐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고 겸손하면서 열린 태도를 보임으로써, ‘공정한 심판자’라는 두터운 믿음을 쌓는 것이야말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법원을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시대의 변화를 잘 살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는 형식적인 법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맞는 재판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사법부는 재판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법원장의 재판 업무 담당, 법관의 사무 분담 장기화, 사무국장의 사법보좌관 겸직 등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감정절차 개선, 판결서 간이화, 공판중심주의 적정화, 민사 항소심 심리 모델 개선 등 재판 절차 정비도 차근차근 이루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사법정책자문위원회’ 운영을 통해 사법부의 바람직한 변화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수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은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매 순간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되, 일방의 칭찬과 비방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주권자인 국민 전체에 봉사하는 자세로 사법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사법부의 노력에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대한민국 법원의 날’을 맞아 사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법을 바로 펴는 것을 궁극의 소명으로 삼고자 합니다. 그 소명의 핵심은 모든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는 것입니다. 이는 대한민국헌법이 법관에게 부여한 권한이자 책무입니다.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오직 사건만을 보고 당당하게 재판하기를 당부합니다.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라는 사법부 본연의 임무에 더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누구나 편리하게 사법 제도와 사법 서비스에 접근하는 열린 법원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알기 쉬운 판결서 작성, 판결서 공개, ‘형사전자소송’의 안정적인 정착, 인공 지능을 활용한 재판 절차 개선 등 국민의 사법 접근성 확대를 위한 준비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영예로운 상을 받으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헌신적인 법관의 모습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난 고 강상욱 판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여러분들의 헌신이 오늘의 법원을 만들었다는 점을 늘 자랑스럽게 여기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참석하신 모든 분들과 오늘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애쓰신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과 사법부 구성원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24. 9. 13. 대법원장 조 희 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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