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신임 법관 임명식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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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23-10-05 | 첨부파일 | 231005 신임 법관 임명식사.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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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관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법관으로 임명된 여러분을 사법부 구성원 모두와 함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아낌없이 성원해 주신 가족들께도 깊은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은 지난 4월 법관 임용 절차에 지원한 이후 6개월간 여러 과정을 거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만큼은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어떤 법관이 될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새로운 길을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법관은 단순히 좋은 직업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법관은 재판을 통하여 ‘법이 무엇인지’를 선언하여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헌법 기관입니다. 사법부의 재판권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것입니다. 이러한 재판권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각종 분쟁과 갈등이 법정에서 정의롭게 해결될 수 있다는 국민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법관은 부단한 탐구와 성찰을 통하여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친애하는 신임 법관 여러분! 오늘날 우리 사회는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이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법적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여러분이 힘든 법관의 직무를 감당하고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훌륭한 법관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면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바람직한 재판은 공정성과 합리성을 갖춘 균형 잡힌 자세로 충실한 심리를 통해 분쟁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한 후 사안에 합당한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법적 소양을 갖추고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등 법률가가 지녀야 할 자질을 함양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여야 합니다. 재판은 승패의 결과가 뒤따를 수밖에 없지만, 여러분은 재판 결과가 어떠하든지 당사자들이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법정에서 당사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기회를 공평하게 보장하고, 당사자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며, 당사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법관이 알지 못하는 재판 기록 이면에 또 다른 사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늘 겸손한 자세로 예단과 편견을 경계하며 열린 마음으로 당사자를 대하여야 합니다.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는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와 합리적인 판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분쟁의 해결이나 정의의 실현이 지나치게 지연되는 것은 그 자체로 당사자에게 큰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법관으로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당사자 등 소송관계인과 충실히 소통하면서 신속한 재판을 위해 진력하여야 하겠습니다. 신임 법관 여러분! 최근에는 극단적인 사회 갈등이 문제가 되고 있고, 이를 둘러싼 분쟁에 대한 법적 해결을 법원이 담당하게 되면서, 재판의 결과가 자신의 기대와 다르다는 이유로 법관 개인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일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권리 구제와 정의 실현이라는 본분을 수행하여야 하는 법관으로서, 재판에 대한 합리적이고 건전한 비판에는 존중과 경청이 마땅하지만, 부당한 공격과 비난에는 굴하지 않는 의지와 용기로써 재판의 독립을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재판의 독립이란 법관 개인의 자유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외부의 부당한 영향이나 내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공정한 결론을 도출하라는 국민의 기대이자 헌법이 부여한 사명입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공정한 절차를 통해 구체적 사안에 가장 합당한 결론을 내리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합니다. 아울러 법정 안팎으로 처신과 언행에도 신중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합니다. 직무와 무관한 법관의 개인적인 활동도 때에 따라서는 공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법관이 내린 재판의 결론에 대한 신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항상 유념하여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신임 법관 여러분! 당사자의 아픔을 헤아리면서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야 하는 법관의 지위는 매우 외롭고 힘든 자리입니다. 여러분에게 맡겨진 재판은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도 없고, 판단이 어렵다고 하여 마냥 미루거나 그만둘 수도 없습니다. 앞으로 적정한 결론을 내리기 위하여 꾸준한 연구와 치열한 고민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여러분 곁에는 언제나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선배, 동료 법관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는 여러분이 향후 법관으로서 균형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법관의 길은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보람되고 가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은 법관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뒷받침되어야만 지속 가능합니다. 신임 법관 여러분께서는 앞으로 항상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차근차근 한 걸음씩 처음 소망하였던 훌륭한 법관의 모습에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신임 법관 임명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여러분과 가족들의 앞날에 무한한 영광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 10. 5.
대법원장 권한대행 대법관 안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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