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제8회 법원의 날 기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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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22-09-13 | 첨부파일 | 220913 제8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대법원장 기념사(게시용).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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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 오늘은 여덟 번째 맞는 ‘대한민국 법원의 날’입니다. 대한민국의 사법주권 회복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을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반갑고 기쁩니다. 그렇지만 많은 국민들이 처해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일상의 불편함을 참아 내고 생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얼마 전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와 지난주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으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수재민께서도 조속히 피해를 복구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는 오늘 ‘법원의 날’을 맞이하여 사법부 구성원 모두와 함께 주권자인 국민을 위하여 사법권을 행사할 것임을 다짐하면서, 국민이 법원에 사법권을 부여해 주신 참뜻을 올바로 받들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 대한민국의 사법은 지금 거대한 전환기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로스쿨과 법조일원화 제도의 도입,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디지털 세대의 등장 등으로 과거 사법부를 지탱해 오던 구조와 제도는 이미 한계를 맞이하였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는 내부로부터의 재판 독립 침해에 대한 사법부의 철저한 반성과 개혁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에 저는 국민이 사법부에 부여한 사명과 책임을 다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국민을 위한 ‘좋은 재판’을 실현하는 데 있다는 굳은 믿음으로, 독립된 법관에 의하여 투명하고 공정하며 충실한 재판이 이루어지는 법원이 되어야 함을 줄기차게 강조하였습니다. 이미 수명을 다한 이전의 낡은 관행과 제도로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결코 충족할 수 없고, 무너진 재판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불가능함이 명백하였습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과거의 체제와 과감히 결별하고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대안을 찾아 정립하는 데 전력을 다해 왔습니다. 그 결과 아직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제 사법부에 새로운 제도와 문화가 조금씩 제 모습을 드러내고 견고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습니다.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대등재판부제도의 정착, 판결서 공개 범위의 확대와 인터넷 열람제도의 개선, 영상재판의 확대 및 활성화, 형사전자소송제도의 도입,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법접근센터의 설치, 장애인 사법지원제도의 확대 등은 투명하고 충실한 재판을 튼튼히 뒷받침하고 국민의 사법에 대한 접근성과 편리성을 향상하기 위한 사법부 구성원의 고민과 실천이 만든 소중한 결실이라 하겠습니다. 사법행정에서도 주목할 만한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재판지원 중심의 투명한 사법행정 구현’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행정권을 분산하고 견제할 수 있는 여러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습니다. 사법행정자문회의를 통한 중요 사법행정사무에 대한 의사결정, 전국법관대표회의와 전국법원장회의의 상설기구화, 각급 법원 사무분담위원회제도의 시행, 법원행정처 상근 법관의 감축, 외부 윤리감사관 제도의 본격 실시 등을 통하여 사법행정은 이제 의사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종전의 폐쇄적이고 관료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국민과 법원 구성원의 요구가 합리적으로 반영되는 수평적이고 투명한 구조로 탈바꿈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법조일원화와 평생법관시대에 법관이 오직 재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가 폐지되고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가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되었으며, 지방법원장 후보 추천제도가 전국에 확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법관 장기근무제도의 도입과 전문법관제도의 확대 등을 통해 법관 인사 주기의 장기화와 법관 전문화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법관 임용을 위한 최소 법조경력의 단계적 상향을 대비하여 안정적으로 양질의 법관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관선발제도 개선 등에 관해서도 심도 있는 연구·검토가 진행 중입니다. 이와 함께 업적에 따른 보상과 승진의 기회가 보장되는 공정한 법원공무원 인사제도 확립에 관해서도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법부는 올해에도 국민이 충실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을 마련하기 위하여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소액사건에서의 이유 기재 권고, 민사 디스커버리제도의 도입, 공정하고 객관적인 양형심리를 위한 양형조사관 제도의 법제화, 민사 항소심에서의 항소이유서 제출 의무화 등 1심을 보다 충실화하고 항소심의 재판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재판의 충실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인 법관 및 재판연구원 증원 등 인적 여건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아울러 가사사건의 특성에 맞는 충실한 재판을 위해 관계 기관과 협력하여 가사소송법 전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가정법원의 후견적·복지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 지원 기구 설치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정적 위기에 처한 기업과 국민의 효율적이고 신속한 자립과 도산 관련 사법서비스의 지역적 편차 극복을 위해 도산전문법원인 회생법원을 전국에 확대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한편 상고제도 개선과 관련하여서도 올해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습니다. 상고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내·외부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그동안 깊이 있는 검토와 각종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대법원 상고심사제 도입과 대법관 증원을 혼합하는 방안이 상고제도 개선 방안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단기적 개선 방안으로 상고이유서 원심법원 제출제도의 추진도 결정되었습니다. 조만간 관련 법률 개정안을 마련하고 국회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우리 현실에 맞는 바람직한 상고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해 온 모든 사법부의 변화와 개혁은 국민으로부터 존중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는 사법부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기에 우리는 결코 쉴 수도 멈출 수도 없습니다. 작은 성과에 안주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재판 실현’이라는 우리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굳은 신념을 가지되, 제도 개선 과정에 제기되는 내·외의 비판과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한 성찰을 통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더 큰 성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최근 법원에 제기되고 있는 재판 지연 현상에 대한 여러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이고 이를 타개할 방안에 대하여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시행된 민사 1심 단독관할 확대의 효과로 민사합의부에서의 재판지연 현상은 차츰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재판을 받는 당사자는 재판이 지연될수록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충실하고 적정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도 당사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사건 처리 절차와 계획에 관하여 당사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장기간 기일이 지정되지 않거나 기일이 지체되는 사건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재판부 구성원이 협력하고 사건 관리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재판부의 과중한 사건 처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에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부족한 여건과 환경 속에서도 신속하고 충실한 사건 처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법원에 대한 신뢰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좋은 재판’을 구현하기 위한 사법부의 노력들은 법원 구성원들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로서 항상 국민을 위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법원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아직 사법부의 변화가 더디게 느껴지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재판을 향한 사법부의 충심을 부디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사법부가 마련한 여러 제도 개선 방안들이 실질적인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 주실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저는 믿음직한 사법부의 구성원들과 함께 손을 잡고 ‘좋은 재판’이 실현되는 국민의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 제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쉼 없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전진할 것임을 국민 여러분께 굳게 약속드립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영예로운 상을 받으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국민 여러분과 사법부 구성원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 9. 13.
대법원장 김 명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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