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전국법원장회의 인사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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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18-12-07 | 첨부파일 | 전국법원장회의 인사말씀.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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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법원장 여러분!
어느 해보다도 길고 힘들었던 2018년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법원장님들의 노고가 크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묵묵히 수고해주시고 마음을 다해 노력해주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우리 법원이 지난 70년간 유지해온 사법행정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절차가 진행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런 때에 여러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사법부의 미래에 관하여 논의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현재 사법부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업무에 헌신하던 법관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오늘도 각급 법원 청사 앞에는 재판의 절차나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의 헌신적인 노력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심신이 지치셨을 법원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법원장님들께서도 소속 법원 구성원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주시고, 많은 법원 가족들이 외부의 따가운 시선에 의해 위축되지 아니하고 오직 재판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법원장 여러분!
그동안의 사법부 자체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하여 밝혀진 사실로 인하여 많은 분들이 사법부의 신뢰 하락을 걱정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저는 추가조사와 특별조사, 수사협조의 뜻을 밝힐 때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신중히 결정하였고, 지금도 그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법부가 겪고 있는 지금의 아픔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법부, 좋은 재판이 중심이 되는 신뢰받는 사법부로 나아가기 위하여 반드시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원장 여러분!
정의롭고 독립된 법원,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법원은 우리 모두의 한결같은 소망입니다. 그러나 그 목표로 가는 길이 오직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제도를 설계하는 일에는 개혁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함께 냉철한 이성도 필요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오늘 토론은 사법행정제도 개선안에 관한 대법원의 공식 의견표명을 앞두고 진행되는 것으로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평적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 사법행정 권한의 분산이라는 큰 방향 속에서도 그 구체적인 구현에 관하여는 여전히 많은 분들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법원장님들께서는 각급 법원에서 청취하신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사법부의 근본적인 변화에 관하여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로 토론에 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법원장 여러분!
올해 우리 사법부가 국민이 바라는 변화의 속도와 폭을 충족시키는 데 미흡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변화와 개혁의 방향입니다.
저는 취임 이래, 법관들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재판 업무에만 전념하고 사법행정은 오로지 재판을 지원하는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하여야 한다는 저의 일관된 소신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왔습니다. 이제는 각급 법원에서 법원행정처에 상향식으로 보고하는 업무 형태가 아니라 법원 가족들이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또한 각급 법원의 사무분담을 투명하게 논의하는 방식도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작지만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내년에도 다양한 변화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내년 정기인사에서 각급 법원장을 임명할 때 소속 법원 법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제도를 시범실시하기로 하였고, 판결서 공개 범위도 계속 확대해나갈 것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충실한 재판을 보장하고 법원 가족의 과로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및 업무 경감 방안, 상고심 개편 방안, 법관 인사시스템의 개혁과 사법행정제도 개편 등 여러 과제들을 수행할 것입니다.
위와 같은 다양하고 어려운 과제들은 과거처럼 법원행정처 중심의 추진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일선 법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수평적 토론이 필수적입니다. 법원장님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재판중심의 사법행정과 수평적 문화 확산에 있어서 법원장님들이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법원장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사법부 구성원들이 혁신에 대한 열망과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위기 앞에 지치거나 무너지지 말고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하면서 한 걸음씩 걸어갑시다. 저 역시 국민으로부터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은 대법원장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사법부의 근본적인 개혁에 매진하고자 합니다.
법원장 여러분과 법원 가족들께서 그동안 보여주신 노고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리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 12. 7.
대법원장 김 명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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