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전국법원장회의 인사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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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20-12-04 | 첨부파일 | 2020년 전국법원장회의 대법원장 말씀.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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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법원장 여러분! 어느덧 2020년 한 해도 저물어갑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업무를 수행해 주신 법원장님들과 법원 가족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유행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아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에 법원장님들의 노고가 더욱 크셨을 것으로 압니다. 법원장님들을 비롯한 법원 구성원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법원이 제 기능을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법원장 여러분! 비록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뒤덮은 한 해였지만, 돌이켜 보면 올해 사법행정과 재판제도에는 몇 가지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우선 올해 3월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 폐지와 윤리감사관의 개방직화를 내용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이 이루어져 내년 2월 그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11월에는 누구든지 미확정 판결서를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2023년부터는 판결서 공개 범위가 미확정 판결서로까지 확대될 것입니다. 아울러 대법원규칙 개정으로 재난 등 상황에서 원격 영상재판 방식으로 변론준비기일을 열 수 있게 되었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 비용은 국고에서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그밖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판결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하고, 형사재판절차에 관한 법률용어 수어집을 발간하였으며, 모든 전원합의체 사건 선고를 생중계하는 등 국민의 사법접근권을 강화하고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는 새로운 제도들이 시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모두 그동안 법원장님들께서 제도 개혁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힘을 보태어 주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수평적인 회의체로서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도 법원행정처 상근법관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며 외부 전문가들을 사법행정직위에 임명하는 등 사법행정제도의 개혁을 꾸준히 추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법행정회의 신설, 법원행정처 폐지 및 법원사무처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사법행정 구조의 전면적인 개편은 안타깝게도 마무리 짓지 못하였습니다. 관련 입법의 추진을 비롯하여 올해 다하지 못한 사법행정제도 개혁은 내년에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여 구체적인 결실을 맺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형사재판에서의 전자소송 시행, 상고제도 개선, 법관평가제도 도입, 법원공무원 인사제도 개선 등 ‘좋은 재판’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남은 과제들에 대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남은 과제들이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일선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실 것을 법원장님들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내년에 처음 시행되는 법관 장기근무제도와 관련하여, 새로운 제도가 각급 법원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그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궁극적으로 재판을 받는 국민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실 것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한편,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각급 법원의 예산 집행과 관련하여 몇 가지 지적이 있었습니다. 실무담당자의 무지나 부주의로 벌어진 잘못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예산 집행의 신속성이나 편의성만을 앞세워 온 결과가 그와 같은 뼈아픈 지적으로 돌아온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내년부터는 법원행정처로부터 독립한 윤리감사관이 회계감사를 담당할 예정이므로 종전과 다른 감독시스템이 갖춰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감사로 나아가기에 앞서 예산의 집행이나 공용재산의 관리가 재판기관인 법원에 걸맞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원장님들의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실제 예산을 집행할 때에도 혹여 낭비되는 부분은 없는지 항상 살펴봐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친애하는 법원장 여러분! 법원의 업무 부담이 나날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재판결과를 놓고 합리적 비판을 넘어 법관 개인에 대한 비난과 공격이 거리낌 없이 가해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 그에 대한 우려와 안타까움이 큽니다.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공정한 재판의 가치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에 대한 도전이나 위협은 거세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당히 정의를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을 가지고 의연한 모습으로 재판에 더 집중하여야 합니다. 진지한 고민과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내는 혜안으로 재판을 통해 갈등과 대립이 해결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저 역시 대법원장으로서 법원과 재판의 독립을 지키고 법관들이 흔들림 없이 오직 재판에 매진하여 그 맡은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법원장님들께서도 소속 법관과 직원들이 외부의 사정에 위축되지 않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해 주시고, 모두가 사법부 구성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근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법원장 여러분!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제 임기는 이제 반환점을 지났습니다. 저는 임기를 시작하면서 오직 사법부에 부여된 헌법적 사명과 ‘좋은 재판’의 가치만을 생각하며, 비록 힘들고 더디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가고자 다짐하였습니다. 쉽지 않은 시작이었고, 아직 이 길의 끝을 알지 못하지만, 처음 이 길을 선택하였을 때의 각오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법원장님들의 축적된 경험과 높은 식견, 그리고 폭넓은 안목은 사법부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이 여정에 더할 나위 없이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좋은 재판’으로 국민에게 존중과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거듭나는 데 일선에 계신 법원장님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여전합니다. 최근에는 같은 법원 구성원 간 순차 확진으로 법원 내 추가 전파까지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각자 솔선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법정과 사무실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야말로 법원을 찾는 국민을 지키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법원장님들과 법원 가족 모두의 노고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코로나19로 인한 역경을 이겨 내고 하루빨리 모두가 건강하게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 12. 4. 대법원장 김 명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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