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제48기 9급신규임용후보자 수료식 인사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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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20-05-29 | 첨부파일 | 제48기 9급 신규임용후보자 수료식 인사말씀.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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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기 신규임용후보자과정 수료생 여러분!
먼저, 어려운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5주간의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친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비록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하셨지만, 오늘의 여러분이 있기까지 무한한 헌신과 애정을 쏟아주신 여러분의 가족들에게도 깊은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더불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후보자 교육과 생활방역에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임용모 법원공무원교육원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수료식을 통해 여러분들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법원의 공무원으로서 공직자의 길에 들어설 준비를 마쳤습니다. 힘든 수험기간과 교육을 거쳐 훌륭한 실력과 인성을 갖춘 여러분을 새로운 법원 가족으로 맞이하게 된 것을 대법원장으로서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여러분들은 법원의 구성원으로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또는 신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됩니다.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실력과 인성을 함양하는 노력을 계속해 주시길 바랍니다.
새내기 법원 가족 여러분! 저는 작년, 역대 대법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9급 신규임용후보자과정 수료식에 참석하였고 오늘 또 한 번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제가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좋은 재판’은 법관뿐만 아니라 법원 공무원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법원 공무원이 재판 보조 업무만을 담당하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직접 보정명령을 내리고 판결서 초고를 작성하는 등 실질적인 재판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시행되어 온 사법보좌관 제도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법보좌관은 현재 독촉과 집행, 이행권고결정, 상속 한정승인과 포기, 협의이혼 절차 등 과거 법관이 맡았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금년 7월 1일부터는 부동산 인도명령 및 관리명령과 특별현금화명령도 맡게 됩니다.
사법부의 역할은 쟁송적 성격을 갖는 재판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집행은 물론 등기, 공탁, 가족관계 등 비송업무 또한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업무도 법원 공무원이 된 여러분들이 앞으로 맡게 될 중요한 업무입니다.
이처럼 법원 공무원은 여러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업무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여러분이 수행해야 할 역할도 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법원 공무원의 역할은 ‘좋은 법원’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친애하는 수료생 여러분! 지난 몇 년간 사법부는 국민이 부여한 무거운 사명과 애정 어린 질책 아래 큰 위기를 맞으면서 많이 변화하였습니다.
사법행정이 재판 지원이라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법원행정처 상근 법관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관련 구조를 개편하고 있으며, 능력검정시험을 폐지하고 사무관 승진 시험의 수험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여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 부서에서 성실하게 근무하여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승진에 유리하도록 특별승진제도를 순차적으로 확대 도입하는 한편, 더 나아가 승진제도가 법원 공무원의 국민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사무관 승진 시험을 폐지하는 것을 포함하여 다양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이러한 변화를 꾀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법원 공무원 가족들이 국민과 함께하는 ‘좋은 법원’을 만들려는 저의 의지를 믿고 함께 고민하며 노력해 준 덕분입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교육을 받으면서 여러분은 어떤 공무원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까? 공무원을 안정된 직업이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일부 세간의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공적인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법원의 구성원임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사법부의 미래가 될 여러분들이 우리 법원가족들과 함께 국민이 원하는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갈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수료생 여러분! 우리 사법부 최고의 소명은 공정하고 투명하며 충실한 재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명도 국민의 신뢰 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국민의 신뢰는 재판 결과가 공정하고 분쟁 해결 과정이 납득할 수 있어야 생깁니다. 따라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공감과 경청은 국민 신뢰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분쟁에 시달리고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최후의 동아줄입니다. ‘좋은 재판’은 그런 국민들의 법적 권리를 보장해 주면서도, 마지막 동아줄을 잡은 이들의 상황을 공감하고 경청함으로써 ‘공정한 재판’에 대한 신뢰가 더해져 완성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민을 직접 응대하는 법원 공무원들의 행동은 하나하나가 사법부의 모습으로 대변되어 국민의 신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여러분들에게 실력을 연마하는 것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성을 겸비하기 위한 수양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사랑하는 제48기 수료생 여러분! 다음은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에 나오는 글입니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지난 몇 년간 겪었던 사법부의 위기도,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감염병의 위험도 우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벽과 같았던 위기와 위험 앞에서 우리는 변화를 선택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사법부 구성원 모두의 손을 잡고 그 벽을 넘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앞에 또 어떠한 위기와 변화가 찾아올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아간 한 뼘이 수천 개의 담쟁이 잎을 이끌어 법원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습니다. 저 또한 여러분에게 뒤처지지 않고 한 뼘 한 뼘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오늘은 우리 법원이 243명의 새로운 가족을 품에 안은 매우 기쁜 날입니다. 여러분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드리고 우리 법원의 미래가 될 여러분들의 앞날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의 앞날에 무한한 영광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 5. 29. 대법원장 김 명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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