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전국법원장회의 인사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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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19-12-06 | 첨부파일 | 2019년 전국법원장회의 말씀.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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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법원장 여러분! 우리 모두의 희망을 담아 2019년의 시무식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시무식에서 다짐하고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을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 해 동안 묵묵히 맡은 업무를 수행해주신 법원장님들과 법원 가족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사법행정을 비롯한 재판제도 분야에서 의미 있는 몇 가지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법행정과 재판제도 등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산적해 있음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법원장들께서 그동안의 성과와 문제점을 함께 되돌아보고 소속 법원 가족들로부터 수렴한 여러 의견들도 함께 공유하면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지혜를 발휘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친애하는 법원장 여러분! 저와 여러분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행정권이 법관의 재판에 어떠한 압력이나 간섭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하여 사법행정이 사법부 고유의 권한이자 책무인 재판과 분리되거나 단절된 영역에 머무를 수도 없습니다. 재판업무에 대한 충실한 지원은 사법행정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전의 ‘재판 관련 행정사무감사’도 사법행정권자에 의한 하향식 진행을 넘어, 각급 법원이 재판업무의 충실한 지원을 사법행정권자에게 요청하고 사법행정권자와 각급 법원이 서로 소통하는 기회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각급 법원의 판사회의나 일부 법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무분담위원회는 물론 전국법원장회의와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은 사법행정의 수평적 의사결정을 위하여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나아가 법원 외부 인사들도 함께 참여하는 사법행정자문회의와 분과위원회의 활동 등은 대법원장의 권한 분산이라는 시대적 과제에도 부응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같은 여러 조치들이 사법행정을 ‘좋은 재판’이라는 사명을 위한 본연의 역할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법원장 여러분! 사법부는 올 한 해, 법원장님들과 법원 가족들의 관심과 협조 속에 사법행정자문회의의 신설과 법원행정처 상근법관 축소를 필두로 한 사법행정 제도의 개선뿐 아니라, 법원장 후보 추천제, 경력 대등 재판부, 고등법원 부장판사 신규 보임 중단을 포함한 재판 및 인사시스템의 개혁, 스마트워크센터 확충을 비롯하여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근무환경개선 등 주요 역점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입법의 뒷받침이 있어야만 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의 폐지, 수평적 의결기구로서의 사법행정회의의 신설 등과 같은 일부 쟁점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까지도 그 결실을 맺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는 내년에도, 개혁의 방향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면서, 올해 다하지 못한 입법의 완성을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사법행정 외부 전문가의 임용 등을 통해 사법행정을 보다 발전적 형태로 진화시키기 위한 모색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며, 법원공무원의 승진제도 개선 등의 과제도 법원 가족 모두와 함께, 당초 계획한 일정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수평적 회의체에 의한 사법행정의 구현이라는 목표를 향한 최초의 시도이자, 향후 법률 개정으로 이루어질 사법행정 제도의 변화를 대비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사법행정자문회의와 각 분과위원회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법원장님들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법원장 여러분! 법관은 국민이 위임한 재판권을 행사함에 있어, 항상 시대정신에 깨어 있으면서, 내·외부로부터 독립하여, 정의를 발견하고 선언하는 데에만 전념해야 합니다. 법관은, 자신과 같은 생각이나 유리한 판단만을 정의라고 주장하는 ‘사적(私的) 정의’의 요구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법과 정의와 양심의 편에 서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헌법에 따라 독립된 법관이 수행한 재판이 시대적 정의에 부합하는 ‘좋은 재판’이었는지는 오직 주권자인 국민만이 온전히 평가할 수 있을 뿐, 진영논리로 판결이 재단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개인정보 보호 등의 제한을 고려하더라도, 확정된 사건은 물론 미확정 사건으로까지 판결서를 공개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역시 사법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한편, 국민이 갈구하는 ‘좋은 재판’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듣고자 함입니다. 더 나아가 법관에 대한 사법행정권자의 개별 평정을 넘어 외부의 재판 참여자에 의한 평가도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예상되는 몇몇 부작용을 이유로 외부 평가를 회피하기보다는, 법원 밖의 다양한 목소리를 두려움 없이 경청하면서, 국민과 함께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는 데에 지혜를 모으는 것이야말로, ‘좋은 재판’에 대한 사법부의 진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의 정당한 평가와 이를 토대로 한 재판절차의 개선은 ‘좋은 재판’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상고제도 개편에 관한 논의도, 국민의 평가에 터 잡은 사실심 강화 방안과 함께 진행됨으로써, 상고심 개편이 단순히 대법원의 사건 수를 줄이는 문제가 아닌 ‘좋은 재판’의 완결된 모습을 갖추기 위한 해법을 찾는 과정이 되길 기대합니다.
법원장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마냥 변화만을 추구하면서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사법부 스스로 변화의 과정이 힘들다고 변명거리를 찾아 개혁을 늦춰서도 안 됩니다. 국민이 바라는 ‘재판 잘하는 법원’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기도 하기에, 저는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준비하고 계획했던 바대로, ‘좋은 재판 실현’을 위한 방법을 하나하나 찾아 진행할 것입니다. 조개에 난 하나의 상처가 오랜 시간 정성을 다해 보듬고 감싸기를 반복하고서야 영롱하고 아름다운 진주로 태어나듯이, 위대한 성공은 반드시 커다란 고통과 노력을 수반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법원 가족 모두가 ‘과거’에 좌절하지 않고, 의미 있는 ‘미래’의 역사를 위해, 노력하는 ‘오늘’의 모습을 보여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높은 식견, 그리고 폭넓은 안목을 가지시고, 지금도 법원 가족들과 당사자들의 고충을 가까운 곳에서 듣고 계신 법원장 여러분의 의견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법원장님들의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법원장 여러분과 법원 가족 모두의 노고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12. 6. 대법원장 김 명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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