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제56회 법의 날 기념식 축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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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19-04-25 | 첨부파일 | 제56회 법의 날 기념식 축사.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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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는 오늘, ‘법의 지배’라는 이념을 되새기고 법치주의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법의 날’에, 다시 한 번 법의 진정한 가치와 역할을 돌아보고, 법을 통한 정의의 실현을 다짐하고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민주국가에서의 법은,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합의한 약속입니다. 공동체의 구성원이 스스로 법의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에 대한 약속을 존중할 때, 법은 공동체의 평화와 발전 그리고 번영의 토대가 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법의 지배’, ‘법치주의’를 통해 민주주의를 달성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헌장이 제정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임시헌장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선언함으로써 국민에게 주권이 있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임시헌장에서 이어져 오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정신을 계승하고 법치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법을 제정하고 다루는 국가기관과 법조 직역에 종사하는 우리는 국민의 시각과 눈높이에 맞게 법과 제도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법을 적용함에 있어 정의롭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였는지 항상 돌이켜보고 성찰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조인 여러분! 민주사회에서 법의 지배는 궁극적으로 사법부의 재판을 통하여 작동하고 실현됩니다. 사법부는 국민 누구에게라도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하여 국민이 승복할 수 있는 재판을 할 책임과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저는 그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취임 초부터 ‘좋은 재판’을 강조하여 왔습니다. 사법부가 어떠한 사회세력이나 집단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아니한 채 헌법의 명령에 따라 오직 법률과 양심에 의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좋은 재판’을 하고, 이를 통해 국가기관의 자의적 권력 행사를 통제하며, 국민의 권리구제라는 헌법적 책무에 충실할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때, 우리 국민들도 ‘법의 지배’를 신뢰하고 법을 준수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사법부 가족 모두와 함께 사법부 기능의 본질이자 존재 이유인 ‘좋은 재판’의 구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모든 법조인들도 오직 주권자인 국민을 바라보면서 기꺼이 법의 지배라는 이념을 구현하는 이 길에 동참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오늘날의 사법부 현실과 국민이 염원하는 사법부의 모습 사이에 간극이 있음도 무겁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지난해 각계각층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외부 인사가 포함된 수평적 합의제 의사결정기구인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고, 법원행정처를 집행기관인 ‘법원사무처’로 개편하며, 법관 관료화의 우려가 있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제도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법률개정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사법부의 독립을 더욱 튼튼히 하고 사법의 관료화를 방지함으로써 사법부가 ‘좋은 재판’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가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제도의 설계와 실행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해 주시고, 국민 여러분께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친애하는 법조인 여러분! 국민들은 ‘법의 지배’의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주권자로서 법치주의를 온전히 이루어낼 주체입니다. 우리 법조인들은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해 국민들로부터 일정한 역할들을 위임받았습니다. 그렇기에 법조인들은 국민과 소통하면서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국민들 앞에 보여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오늘 ‘법의 날’을 맞이하여, 저와 사법부 구성원들을 포함하여 법조 직역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은 이러한 책임감을 마음에 새기고, 우리 사회에 실질적 법치주의가 정착하도록 함께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하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4. 25. 대법원장 김 명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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