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제48기 사법연수원 수료식 인사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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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19-01-14 | 첨부파일 | 제48기 사법연수원 수료식 치사.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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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제48기 수료생 여러분!
2019년 새해가 시작되어 모두 소망과 기대를 안고 있는 이때에, 새내기 법조인의 탄생을 지켜보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2년간 쉽지 않은 연수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법조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또한 오늘이 있기까지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가족 여러분들 그리고 교육과 훈련을 위해 수고해주신 사법연수원 교직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새내기 법조인 여러분!
사법연수원의 문을 나서는 오늘은 여러분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법률가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었지만, 여러분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또 다른 능력을 구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지식과 기술에 관한 이해도 갖추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사회현상이나 인간관계를 깊이 성찰하는 능력을 길러 분쟁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안목도 갖춰야 합니다.
한 때 법률가들이 선택받은 사람들이라는 우월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직역의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법률가가 매우 특별한 직업이 아니라 사회 어느 분야에서도 활동해야만 하는 보편적 직업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사회구성원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 역시 여러분이 늘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 되었습니다.
친애하는 수료생 여러분!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과 함께 한해 배출되는 법률가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법률가들의 설 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법률가들이 활약하고 도움을 주어야 할 영역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 법률로부터 소외되어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법률가의 도움을 미리 받지 못하여 나중에 필요 없는 분쟁에 시달리다가 정작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예도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법률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그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자신의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국제화시대에 필요한 법률서비스를 국내에서 받지 못하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외국 법률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수료하는 48기 여러분들이 비록 숫자는 많지 않지만, 사법연수원에서 배운 법률지식에다가 각자 선택한 분야에서 굳센 의지로 갈고 닦은 지식을 더하여 일을 한다면 어느 기수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습니다.
수료생 여러분! 법률가로서 여러분이 개입하게 될 현장은 즐겁거나 유쾌한 장소가 아닙니다. 법조인은 사회 분쟁으로 인한 상처의 치유자로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합니다.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조언하고 최선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신속하게 힘든 상황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여러분에게 주어진 임무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무엇보다도 그들의 어려움과 고통에 공감하는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비록 논리적으로 정제되지 않고 반복되는 하소연에 불과할지라도 인내심을 갖고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분쟁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궁극적인 분쟁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료생 여러분! 여러분이 법률가로서 활동하는 동안에는 항상 법률가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여야 합니다. 국가 권력이나 재산권 행사 과정에서 절차를 강조하고 소수자나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얼핏 고비용․비효율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 법률가들은 개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침해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합니다. 큰 정의를 수호하겠다는 명분으로 작아 보이는 정의나 개인의 작은 권리가 침해받는 상황을 법률가가 방관 또는 방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늘 경계하여야 합니다.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있다는 말처럼 직업으로서 법조인 역시 일정한 소득을 얻어야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소득을 얻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고 이에 대하여 비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법률가가 지나치게 사익을 추구하게 되면 그 업무의 특성상 곧바로 법률서비스의 상대방, 즉 일반 국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고 국가나 사회에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가 사법연수생 여러분을 양성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한 것은 법률가라는 직업의 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공적 측면이 있다는 것도 고려한 것입니다. 법률가는 전통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대한 투철한 봉사정신을 갖고 활동할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점을 늘 명심하면서 생활하기 바랍니다.
48기 수료생 여러분! 법조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오늘, 밝은 미래만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법조 선배로서 매우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고 빛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길이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에서 출발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117명의 새로운 법조인 탄생을 다시 한 번 축하하고, 여러분의 힘찬 발걸음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끝으로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의 앞날에 무한한 영광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1. 14. 대법원장 김 명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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