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故 이영구 판사 1주기 추모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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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18-11-16 | 첨부파일 | 이영구 판사 1주기 추모말씀.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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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바쁘신 가운데에도 오늘 고 이영구 판사님의 1주기 추모전 개막식에 참석하여 주신 유가족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추모전은 이영구 판사님의 1주기를 맞아 고인의 생애를 추모하고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영구 판사님께서 법관으로 봉직하신 기간은 1962년부터 1977년까지 15년으로, 그 이후 40년 남짓을 변호사로서 활동하신 것에 비하면 그리 길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고인을 변호사님이 아니라 판사님이라 칭하고자 합니다. 고인께서 우리 사법부와 후배 법관들에게 남기신 귀한 가르침은, 시간의 길고 짧음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영구 판사님께서는 유신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1976년 여름, 교내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된 서울대생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 석방하셨고, 그 판결로 정보기관과 검찰의 거센 압력을 받으셨음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으셨습니다. 그해 11월에는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비판하였다는 이유로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기소된 서문여고 교사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셨습니다. 당시 엄혹한 시대상황에서는 매우 어렵고 힘든 판결을 선고하시어 가족과 동료들의 걱정이 매우 컸음에도, 고인께서는 재판과 생활에서 변함없는 평온함을 유지하셨다 합니다. 또한, 인사 관행을 깨고 전주지방법원으로 전보되신 후에도 한 달을 기다려 사직하셨는데, 이는 비록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라도 인사권자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영구 판사님께서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오로지 법의 근본이 되는 국민의 뜻을 살피고, 진지한 양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평소의 소신을 판결로 나타내셨습니다. 이는 법관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지만,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온전히 이를 이행해 나가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 후배 법관들이 이영구 판사님 1주기를 맞이하여 고인을 추모하는 것은, 우리들이 그와 같은 가르침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것을 다짐하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우리 사법부는 최근 드러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큰 위기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영구 판사님께서는 일찍이 “재판의 독립이 지켜지지 아니한다면 제아무리 미사여구와 그럴싸한 논리를 판결문에서 전개했던들 국민은 재판을 신뢰하지 않으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야할 사명과 임무는 사법행정의 책임자에게 있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대법원장으로서 고인의 말씀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고인이 꿈꾸었던 ‘정의롭고 독립된 법원’을 만들기 위하여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경건한 마음으로 고 이영구 판사님의 삶과 정신에 깊은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2018. 11. 16. 대법원장 김명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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