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신임 법관 임명식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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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18-11-01 | 첨부파일 | 신임법관 임명식사.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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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롭게 임명되신 서른여섯 분의 판사님들, 안녕하십니까. 우리 사법부 모든 구성원들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아울러 오늘 영광스런 순간까지 노심초사하며 뒷바라지하여 오신 가족들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신임법관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부터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법관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한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다만, 이에 비례해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전체가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헌법은 법관에게 외부의 영향이나 내부적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독립하여 재판할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법관 스스로 끊임없이 경계하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재판의 독립은 저절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협하는 내외부의 도전이 항상 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도전이 있더라도 독립된 지위에서 정의로운 결론을 내리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법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고 모든 영광은 거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국가든 사회든 위기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 법원이 마주하고 있는 위기 역시 결국 법관들이 앞서 말한 헌법적 책무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결과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가족들과 선배 법관, 법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임법관으로서의 선서를 하였습니다. 저도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동일한 선서를 하였지만 그때의 초심을 되돌아보고 저 자신에 대한 다짐의 의미에서 여러분과 함께 선서문을 읽었습니다. 법관으로서 지켜야할 기본과 원칙이 바로 신임법관 선서문에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그 선서문의 내용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늘 되새기는 경구로 삼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신임법관 여러분! 법원은 국민의 권리와 법치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국민들은 분쟁의 마지막 단계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법원을 찾습니다. 국민들이 법관을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이 독립해서 양심적으로 심판해 줄 것으로 믿고, 맡길 뿐입니다. 나중에라도 그와 같은 믿음이 깨어질 때 국민이 느끼는 배신감과 실망의 크기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법관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는 일인지를 절실하게 깨닫고 항상 이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법률가가 관여하는 어느 분야도 어렵지 않은 것이 없지만, 최종 판단을 하는 재판은 여러분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당사자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입장을 모두 듣고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중간에 힘들다고 그만 둘 수도 없고 다른 누군가에게 미룰 수도 없는 것이 재판입니다. 여러분은 그런 재판을 감당할 충분한 자격이 있을 것으로 믿고 선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는 더욱 복잡해지고 분쟁의 양상이나 내용도 날로 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법률지식뿐 아니라 사회 현상이나 제도의 변화, 과학기술의 발전 등에도 항상 관심을 갖고 그것들을 배우고 익히는 데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독선과 아집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주위 사람들과 끊임없이 토의하고, 오류가 있다면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합니다. 독선에 빠져 타인에게 귀 기울이지 않는 법관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법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임법관 여러분! 미래의 법관에게 최고 경쟁자는 인공지능 컴퓨터라고 합니다. 인공지능 컴퓨터는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순식간에 검색하는 능력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도 여러 시간 지속되는 지루한 변론을 들으면서도 짜증내지 않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기술여건상 단시일 내 법관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 법관이 인공지능이 갖지 못하는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인간이 최종판단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법관은 법률지식을 단순히 검색하고 암기하는 능력을 넘어서 따뜻한 감성과 공감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민사 분쟁으로 법정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법정 밖에서 오랫동안 분쟁해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미 지치고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형사재판의 피고인이나 피해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경청하며, 분명하지만 따뜻한 결론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인공지능이 갖지 못하는 법관들의 최고 장점이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신임법관 여러분! ‘정의롭고 독립된 법원’이라는 가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법원에서 이루어질 ‘좋은 재판’을 꿈꾸는 것은 국민들의 권리이고 이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법관들의 엄숙한 사명입니다. 이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은 결코 중단될 수도 없고, 중단되어서도 안 됩니다. 여러분이 오랫동안 꾸었던 꿈이 실현되는 오늘, 오로지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대법원장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저를 비롯한 선배법관들은 지난날의 미흡한 점이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고 정의롭고 독립된 법원을 여러분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한 노력과 여러분이 가져올 새로운 기운이 합쳐지게 되면, 여러분이 법원의 중추가 되었을 때에는 더 밝은 사법부가 되어 있으리라 굳게 믿습니다. 여러분이 사법부의 미래이고 희망입니다. 끝으로, 여러분 모두와 가족분들 앞날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 11. 1. 대법원장 김 명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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