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신임 법관 임명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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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17-08-01 | 첨부파일 | 신임법관 임명식사.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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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신임 법관 여러분!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만물을 성숙시키는 8월의 첫날에 신임 법관 여러분을 만나니 참으로 기쁘고 반갑습니다. 한 분 한 분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아울러 여러분이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박수로 많은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가족ㆍ친지 분들께도 축하와 함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은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변호사, 공익법무관, 재판연구원 등 법조의 여러 직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뛰어난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의 실력과 경험, 법대 아래에서 재판과정을 보며 느낀 생각이나 문제의식은 앞으로 법관의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법관으로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법조일원화를 통해 우리 사법부가 그려나가고 있는 이상적인 법관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이 법관으로 임용된 기쁨을 향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법관이라는 직분의 사명과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바를 깊이 고뇌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신임 법관 여러분!
여러분은 제가 대법원장으로서 맞이하는 마지막 신임 법관입니다.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저에게는 여러분과 같이 법관으로서 새 길을 나서는 분들에게 그 직분의 무게와 사명에 대해 당부의 말씀을 드리는 매 순간이 커다란 기쁨이자 또 한편으로는 가장 엄숙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이런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니 여러분에게 이 같은 말씀을 드리는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그 동안 여러 신임 법관들과 함께 이루어 나가고자 했던 이상적인 법관상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오늘부터 맡게 된 법관의 직은 결코 단순한 법률전문가가 아닙니다. 국민들이 법관직에 대해 갖는 기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막중합니다. 우리에게 재판권을 위임한 국민은 법관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결한 인격과 높은 경륜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의 여러 갈등을 두루 살펴서 가장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일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그와 같은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할 무한한 의무가 있고,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 국민의 마음에는 법관으로 인정할 수 없겠다는 불신이 자리 잡는다는 비상한 각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여러분에게 바라는 고결한 인격체로서의 법관상은 공적인 직무수행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지되어야 함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친애하는 신임 법관 여러분!
헌법이 사법부에 부여한 핵심적 사명은, 법치주의의 구현, 즉 만인에게 공정한 재판을 통해 ‘법의 지배’를 우리 사회에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작동되는 사회에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 또한 헌법이 사법부에 부여한 핵심적인 사명입니다. 사법부가 그와 같은 고결한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헌법은 법관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관의 독립은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 공정한 재판을 통해 법치주의를 온전히 구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음을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이는 법관에게 재판의 독립을 보장할 때에 사법부의 헌법적 사명이 가장 충실하게 수행될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만일 법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무너지고 실망으로 변한다면 법관 독립의 원칙 또한 근거를 잃고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여러분은 공적ㆍ사적 모든 영역에서 법관으로서의 품위를 굳건히 지키며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히 직무를 수행하는 역량과 지혜로써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법관의 독립을 수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명확히 기억하여야 할 것입니다.
선거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와 법관의 재판권능은 주권자인 국민의 신뢰에 기초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법관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상실한다면, 재판권능의 존립기반이 위태로워집니다. 법관의 언행 하나에 오랜 기간 쌓아온 국민의 신뢰가 모래성과 같이 한 번에 허물어질 수 있음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위하여 항상 업무에 있는 힘을 다함은 물론이거니와, 당사자를 비롯한 국민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경청하려는 자세로, 공적 생활은 물론 사적 영역에서도 믿음을 줄 수 있는 진중함과 세심함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곧 사법부 그 자체로서 사법부를 대표하고 있음을 유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신임 법관 여러분!
오늘날의 세계는 인공지능(AI), 로봇기술, 빅데이터 등을 앞세운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고, 사법부를 둘러싼 제반 환경도 여러 가지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송절차를 비롯한 우리의 사법제도도 전자소송의 도입, 원격 영상 증인신문의 실시 등을 통해 근래 들어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기는 하였으나 사회 일반에 비하여는 조금 더딘 면이 있고, 운영방식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아니합니다. 저는 이러한 시기에 창의적 사고와 진취적인 기상을 가진 여러분을 우리 사법부의 구성원으로 맞이하게 된 것에 무척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열린 마음과 혁신의 자세로 창의력을 발휘하여 사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권한과 의무가 사법부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인 여러분의 어깨 위에 놓여 있습니다. 사법부의 발전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여러분께 당부합니다.
존경하는 신임 법관 여러분!
법관으로서 고귀한 직분을 수행하면서 보람과 긍지로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법복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때마다 법관만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또한 옆자리에 있는 동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고민을 나누면서 함께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한여름, 8월의 뜨거운 햇살 가운데서 임명된 여러분이 태양과 같은 빛나는 통찰력과 따뜻한 가슴을 지닌 훌륭한 법관으로 성장하여 사법부의 미래가 밝게 펼쳐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법관 임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 8. 1.
대법원장 양 승 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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