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서울회생법원 개원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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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2017-03-02 | 첨부파일 | 서울회생법원 개원식사.h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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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새로운 생명과 희망의 기운이 가득한 봄의 문턱에서, 서울회생법원을 개원하게 된 것을 참으로 기쁘게 생각하며, 여러모로 바쁘신 가운데서도 이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사법부는 1998년 서울행정법원을 설치한 이래로 약 20년 만에 많은 국민들의 바람과 요구에 힘입어 새로운 형태의 전문법원인 ‘서울회생법원’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사법부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다양한 종류의 도산사건에 관하여 한층 더 수준 높고 전문화된 사법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지방에 회생법원이 설립되는 시기 또한 머지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늘 서울회생법원의 개원은 단순히 하나의 법원이 새롭게 탄생하는 것을 넘어, 사법부는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서울회생법원이 출범하기까지 남다른 헌신과 노고를 기울여 온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국회법제사법위원회 권성동 위원장님을 비롯한 입법부와 행정부 그리고 금융위원회 관계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서울회생법원이 처음으로 문을 여는 오늘, 우리는 이 법원이 설립된 바탕에 많은 국민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아픔이 배어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됩니다. 1997년 겨울, 외환위기를 시발점으로 한 사상 초유의 국가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 국민들과 기업은 너무나도 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IMF를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와 구제 금융기관은 강도 높은 경제개혁과 자구 노력을 주문하였고, 그 중 하나로 사법부에 대해서도 전문법원의 설립을 중심으로 한 도산사건 처리시스템의 선진화를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사법부는 1999년 3월 서울지방법원에 6명의 법관으로 구성된 전문재판부인 ‘파산부’를 처음 설치하였고, 이것이 바로 오늘 서울회생법원의 모태가 된 것입니다. 그 당시 파산부 소속 법관으로 일했던 저는 동료 법관들과 함께 밤늦은 시간까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규모의 기업 회생 및 파산사건을 처리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직·간접적으로 접했던 당사자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국민들이 겪은 어려움은 지금까지도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울회생법원이 국가와 국민경제의 아픔 속에서 잉태되었고, 그 아픔을 조금이라도 더욱 신속함과 동시에 정확하게 치유해야 할 헌법상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사회의 변화와 시대적 요구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에 부여된 새로운 역할과 기대에 대해서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는 다 같이 위기 상황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고용 없는 성장을 비롯한 저성장 기조와 경제 불황까지 겹쳐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중공업 분야의 어려움은 기업의 규모와 능력에 관계없이 언제든 위기가 닥칠 수 있는 이른바 위기의 상시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20대 청년파산자가 1만 명에 육박함은 물론 구조조정이 빈번해지면서 서민경제와 가계경제의 시름 역시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전문성을 갖춘 신속하고도 적정한 법적 판단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편으로 청산형 도산업무를 선진화함으로써 국가경제 시스템의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재건형 도산업무를 활성화하여 국민경제의 구성원으로서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는 후견적·치유적 사법의 역할도 강화하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서울회생법원의 출범을 맞이하여 특히 그 초기 구성원들은 이에 관한 강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배전의 노력으로 전문성을 강화함과 아울러, 금융기관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효율적인 도산업무 시스템을 확립하고, 나아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운용 및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을 열어 가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전문법원을 설립하여 사법부에게 그 운영을 맡긴 데 대해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회생법원에 거는 기대와 여망에 부응할 수 있도록, 법원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국제적 기준에 비추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최고 수준의 회생법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사법부가 부여받은 본연의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그 과정에서 항상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7. 3. 2. 대법원장 양 승 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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