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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피고인 조영남 그림 판매 사기 사건 공개변론 동영상
날짜 2020-06-09

○ 대법관 권순일
지금부터 대법원 2018도13696호 사기 사건에 대한 대법원 공개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당사자의 출석관계를 확인하겠습니다.
검찰 측 나오셨나요?

○ 검찰 측
예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노정환입니다.
김용자 공판송무과장입니다.
유관모 연구관입니다.
남경우 검사입니다.

○ 대법관 권순일
피고인 출석을 확인하겠습니다.
조영남 피고인 나오셨는가요?

○ 피고인 조영남
예.

○ 대법관 권순일
장호찬 피고인 나오셨습니까?

○ 피고인 장호찬
예.

○ 대법관 권순일
변호인 출석을 확인하겠습니다.
변호인 누구 나오셨는가요?

○ 변호인 측
강애리 변호사 출석했습니다.
김승남 변호사입니다.

○ 대법관 권순일
앉으시죠.
오늘 변론을 진행하는 사건은 ‘조영남 피고인 등의 미술작품 판매 사건’입니다.
검사는 조영남, 장호찬 피고인을 사기죄로 기소했습니다. 제1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고, 반면에 항소심은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미술작품의 창작 과정, 미술작품의 거래 관행과 관련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법정에서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검찰 측에서는 신제남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장를 참고인으로 추천하였고, 변호인 측에서는 표미선 전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참고인으로 추천하였습니다.
오늘의 재판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검사가 공소사실의 개요와 사건의 쟁점, 상고이유를 진술한 다음, 변호인이 상고이유에 대해 답변하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전문가 참고인의 의견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들의 최종 진술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방청인 여러분께서는 법정질서를 지켜 조용히 경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허가된 방송중계를 제외한 일반 촬영과 녹음은 여기까지 허용하겠습니다. 변론에 앞서 장내를 정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변론을 시작합니다. 먼저 검사의 변론을 듣겠습니다.
검찰 측 나오시죠.

○ 공판송무부장 노정환
안녕하십니까?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노정환 검사입니다.
지금부터 상고이유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말씀드릴 순서는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의 쟁점, 상고이유 순입니다.
먼저 공소사실 요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사기죄로 기소되었는데 판례에 의하면 상대방에게 거래의 중요한 사항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를 하고 금전을 교부받은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이 사건 거래대상은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그림, 즉 회화작품입니다.
PPT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회화작품은 화가의 숙련도, 물감의 종류, 색의 배합, 표현 방식 등 어떤 화가가 그리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탄생합니다. 이러한 까닭에 작가가 직접 그리는 여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피고인은 그동안 수회의 광고출연과 인터뷰를 하였는데 먼저 동영상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재생)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 30분 정도 내 시간을 가진다고 말하는 등 직접 그리는 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나머지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피고인은 ‘영국의 유명화가 데미안 허스트는 자기는 아이디어만 내고 조수들에게 제작을 맡기지만 나는 조수가 한명도 없다’라는 취지로 말하였습니다. 또한 인터뷰가 대부분 집에서 진행된다는 기자의 말에 ‘내가 짬 내서 이렇게 그림을 그려야 하거든. 화투그림은 쉬워보여도 굉장히 고뇌하며 밤새워 그린 작품입니다.’, ‘배운 경험 없이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고 ... 화투가 많이 들어간 그림을 몇 달 동안 그렸다.’, ‘아크릴 물감을 고수하는 이유는 다작할 수 있고 빨리 그려서 싸구려로 박리다매로 많이 파는 게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라고 말하는 등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림을 직접 그리는 모습을 수시로 노출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인터뷰가 있지만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인터뷰 내용과 달리 실제 작업방식은 직업화가인 송기창이나 미대생인 오 모 양에게 자신이 기존에 화투를 직접 잘라서 오려붙였던 콜라주 작품을 그대로 그려오게 하는 방식, 기존 전시회 도록에 수록된 그림을 그대로 그려오게 하는 방식, 자신이 추상적인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송기창, 오 모 양이 그림을 임의로 그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송기창에게는 그림 200점 이상을 그리도록 한 후 1점당 약 10만 원을 지급하였고, 오 모양에게는 30점 정도를 그리도록 한 후 시간당 1만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인터뷰 내용과 달리 피고인은 고뇌하며 밤새워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두 사람으로부터 건네받은 그림에 덧칠작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완성하여 판매하였습니다.
PPT에서 차례로 살펴보시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그림은 ‘항상 영광’이라는 작품입니다. 피고인이 관여한 부분은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으로 알파벳 A부분을 길게 연장하고 설명 부분을 수정한 것에 불과합니다.
다음으로 ‘꽃과 콜라’라는 작품입니다. 동그라미 부분 배경에 노란색과 갈색을 덧칠하고 화투 꽃송이 가장자리에 직선을 추가한 것에 불과함에도 600만 원에 판매하였습니다.
‘극동에서 온 꽃’이라는 작품입니다. 외곽은 이파리와 빈 사각형을 추가하였고 화투 내부에 흰색을 덧칠하는 것에 불과함에도 1,200만 원에 판매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약 200점 이상의 완성된 작품을 건네받았고 그중 26점을 판매하였습니다. 그림의 판매과정에서 이러한 작업방식을 숨겼기 때문에 사기죄로 기소되었고, 피해금액은 합계 1억 8,000만 원에 이릅니다.
이하에서는 주범인 피고인 조영남의 주장을 중심으로 검찰 의견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의 주장과 원심 판결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의 작업방식, 즉 조수의 도움을 받아 직접 그린 것인지, 아니면 대작화가로 하여금 대신 그리게 한 것인지, 피고인의 작업방식이 팝아트의 제작방식인지, 피고인이 친작 여부를 구매자에게 알려줘야만 하는 것인지, 마지막으로 미술작품의 거래가 법률적인 판단 대상이 되는지 여부입니다.
첫 번째로 조수와 대작화가의 차이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조수의 개념에 대하여 국어사전은 ‘어떤 책임자 밑에서 지도를 받으면서 그 일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수란 통상적으로 감독자의 구체적인 지시와 감독을 받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작업방식을 살펴보면 전화통화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추상적인 아이디어만 제공하거나 기존에 도록에 있는 그림과 똑같이 그려달라고 주문하였을 뿐, 세부적인 작업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ㆍ감독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또한 송기창 등은 각자 그림 제작에 필요한 도구와 재료를 본인들의 독자적인 판단 하에 선택하였고, 피고인은 그 비용을 지불했을 뿐입니다. 또한 이들은 각자 자신의 독립된 장소에서 독립적으로 그림을 완성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닌 반면 송기창은 전업 화가이고 오 모 양은 미술 전공자로서 전문적 지식과 기술, 경험을 더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명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채색까지 하여 전달하였고, 피고인은 완성된 그림에 경미한 덧칠작업만 한 후에 서명하여 시중에 판매하였습니다. 이상을 조합하면 이들은 조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림을 대신 그리는 대작화가 역할을 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피고인의 작업방식이 팝아트 제작방식인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은 화투를 소재로 하는 아이디어가 그 핵심을 이루고 있고 이는 팝아트 영역이며 조수를 사용한 것은 팝아트의 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팝아트의 대표자인 앤디워홀, 제프 쿤스 등이 조수를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피고인과 팝아트 작가들은 작업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팝아트 작가들은 세부적으로 구체적으로 조수를 지시하고 감독하며 조수의 존재를 공개하였습니다. 앤디워홀 등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다수의 조수를 허용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작업현장에서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작업을 지시ㆍ감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을 언론을 통해 모두 공개하였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이러한 작업방식을 잘 알고 있으며 본건처럼 사기죄 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피고인이 조수의 도움을 받아 작업하는 장면이 방송된 적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조수들이 지휘ㆍ감독을 받으면서 보조작업을 하는 장면으로 이 사건 실체 즉, 대작화가가 대신 그림을 그린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를 시청한 구매자들은 사전적 의미 정도로 조수의 도움을 받았다고 오인하였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피고인의 친작 여부가 구매자에게 중요한 동기였는지, 사전에 구매자에게 알려주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은 유명가수로서 화가활동을 병행하는 아트테이너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아트테이너 작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유명 연예인이 직접 그림을 그렸기 때문입니다. 과거 전시회에서 구매자들이 ‘이 조영남이 연예인 조영남이 맞느냐, 진짜 조영남이 그린 것이냐’라는 질문을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대중들은 연예인이 직접 그림을 그렸는지 여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 피해자들 역시 검찰조사 과정에서 ‘대작화가의 존재는 생각하지 못했다, 대작화가가 그렸다면, 그린 사실을 알았다면 그와 같이 높은 가격으로는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진술한바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례 또한 그림의 거래는 작가나 작품의 내용 및 평가에 따른 매수인의 주관적 의도가 우선적으로 중시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 발생 당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73.8%가 사기죄로 판단한다고 답변하기도 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대작화가에게 그림 1점당 10만 원을 지불하였음에도 대중들에게는 평균 1,000만 원이라는 고가에 판매하여 거액의 이익을 취득하였습니다.
피고인의 그림은 호당 30만 원 내지 50만 원 선에서 판매되었는데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한국미술인협회에 등록된 화가는 약 3만 5,000명이고, 미등록화가를 포함하면 약 10만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PPT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017년 한국경제기사에 의하면 호당 50만 원 이상을 받는 작가는 원로작가, 유명한 인기작가 등 극소수로 19명에 불과합니다. 이는 고액의 작품을 구입하면서 다른 사람이 그린 작품에 서명만 해도 괜찮다고 용인할 구매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구매자들이 피고인의 그림을 이와 같이 고액을 주고 구입한 이유는 그가 바로 유명 연예인이기 때문이고, 그가 직접 그렸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며, 이것이 바로 그림 구매자들인 피해자들의 의사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고인이 아닌 대작화가가 그림을 그린 사실은 반드시, 그리고 당연히 그림 구매자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술작품의 거래가 법률적 판단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심은 조수를 사용한 작업방식이 적합한지, 미술계의 관행에 해당하는지, 혹은 이를 용인할 수 있는지 여부는 법률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참으로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조수를 고용할지, 혹은 대작화가에게 맡겨서 작품을 제작할지, 이렇게만 손댄 그림을 팝아트라고 주장해도 되는지는 예술가 조영남의 양심의 영역이며 법률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대작화가로 하여금 작품의 대부분을 완성하게 하고 자신은 덧칠작업만 하였음에도 이를 숨긴 채 마치 자신이 직접 그림을 그린 것처럼 행세하면서 고액으로 판매한 것이 사기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 것입니다. 피고인의 그림이 시장에서 고액으로 거래된 이상 이는 재산적 거래관계로서 법률적 판단의 대상이 되고 피해자들은 법률상 보호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바와 같이 피고인은 대작화가가 그림을 그린 사실을 숨긴 채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그림을 판매하였고 이는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어 상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상 진술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대법관 권순일
수고하셨습니다. 자리에 돌아가셔도 되겠습니다.
이어서 변호인의 변론을 듣겠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피고인들의 변호인 강애리 변호사입니다.
검찰의 상고이유에 대한 답변, 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검찰에 제출한 상고이유서에 따라서 저희 답변도 저작자 관련 법리오해가 있는지, 부작위에 의한 기망관련 법리오해가 있는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원심판결에 묵시적 기망에 관한 판단유탈이 있는지 여부의 순서로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저작자에 관한 검사의 주장요지는 관련 판례를 기초로 해서 송기창, 오슬기 등 피고인의 조수들이 한 법정증언과 회화의 경우에는 색의 배합, 붓의 사용 등이 작품의 본질적 요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작품은 피고인이 아닌 조수들의 저작물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관해서 먼저 검사가 인용한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서울고등법원 95나8746호 판결의 경우에 동화책 삽화에 등장인물을 그리고 배경의 색을 지정한 작가에게 삽화의 단독 저작권이 있고, 작가의 지시에 따라서 배경에 채색만을 한 출판사의 피고용인들에게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또 다른 판결의 경우에는 노래를 작곡한 작곡가 외에 그 노래를 편곡하여 가요반주기를 만든 자에게는 가요반주기에 대한 공동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법원은 일관되게 저작물의 완성에 어떤 기여를 한 자라고 할지라도 그 기여행위에 창작성이 없으면 저작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판례의 법리에 따르면 이 사건 조수들의 행위에 행한 작업에 창작성이 없을 경우 피고인 조영남이 이 사건 작품의 단독 저작자인 것입니다.
그러면 조수들이 창작행위를 한 것인지, 이에 관한 조수들의 법정증언을 살펴보겠습니다. 피고인의 조수인 송기창과 오슬기는 이 사건 1심 법정에서 이루어진 증인신문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작업에 관해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송기창과 오슬기는 일관되게 피고인이 지시한 것에서 벗어나서 무언가를 변화시키거나 스스로의 개성을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즉, 조수들은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서 작업했고, 이 과정에서 조수 자신의 사상과 개성 등을 표현하는 창작성은 개입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피고인은 스스로의 사상과 철학에 따라서 작품의 콘셉트를 구상하고 그것을 실현할 방법을 정해서 조수들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조수들이 한 밑그림에 추가 작업을 진행하는 등 창작행위를 했으므로 판례에 따를 때 이 사건 작품은 피고인의 단독 저작물인 것입니다.
이에 대해 검사는 회화의 본질은 색의 배합, 붓의 사용 등에 있고 그리는 사람의 개성에 따라서 작품이 달라지기 때문에 회화에서는 작업지시만으로는 저작자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은 미술계의 일반적인 견해와는 동떨어진 것입니다. 미학 전공자인 진중권은 이 사건 증인신문에서 ‘회화에서 터치가 사라진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이미 칸딘스키나 몬드리안 추상회화에서 무슨 터치를 볼 수 있습니까?’라면서 붓 터치가 회화의 본질이라는 검사의 주장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즉, 진중권의 이 말은 20세기 초반 회화에서부터 이미 붓 터치는 작품의 본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상식적으로 사진기가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로 회화의 본질이 잘 그리는 것에서 벗어났으리라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고, 이에 회화를 비롯한 현대미술의 본질은 작가의 사상과 철학, 작품에 담긴 창작 의도, 작품의 콘셉트 등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생각하는 이 사건 작품의 본질은 무엇인지 보겠습니다.
이 사건 작품은 모두 ‘화투’라는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피고인은 1980년대부터 화투를 사용한 작품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화투를 사용하게 된 이유에 관해서 본인의 저서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화투에는 한국 고유의 투박한 색상이 있다, 일본을 싫어하면서도 일본식 그림인 화투를 좋아하는 우리의 이중성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이 사건 작품에는 피고인 고유의 사상이 담겨져 있고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투를 미술에 사용한 소재의 참신함이 이 사건 작품에 내재된 창작성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창작적 요소가 모두 피고인으로부터 비롯된 이상 이 사건 작품이 피고인의 단독 저작물임에는 틀림없다 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검사 역시 피고인이 이 사건 작품의 저작자가 아니라고 상고이유서에서 주장하면서도 정작 피고인을 저작권법위반죄로 기소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다음 원심판결에 부작위에 의한 기망 관련 법리오해가 있다는 주장에 관해 답변하겠습니다.
검사는 회화작품에 있어서 작가가 조수의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는 작품의 구매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정보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이를 구매자들에게 고지해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구매자들에게 착오를 일으켰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검사의 이와 같은 주장이야말로 법리를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에게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고지의무가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는 형사재판에서 구체적인 법령이나 계약에 근거해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민법상 일반적인 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서 인정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아주 명백하게 인정되는 경우여야만 합니다. 판례 역시 이런 취지에서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부동산임대차계약을 하면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이 경매 진행 중인 사실을 알려야하는 경우 등에 한하여 아주 제한적으로 신의칙에 비추어 고지의 의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전체 작품 중에서 훼손된 20% 가량을 다른 사람이 그려 넣은 사례에서도 대법원은 이런 사실을 구매자들에게 알릴 신의칙상의 고지의 의무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피고인의 작품을 구매한 구매자들의 인식은 어땠는지 보겠습니다. 이 사건 피해자 고경수는 ‘미술계에서 조수가 있다는 것을 몇 십 년 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 구입한 그림이 대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진술했고, 피고인의 작품을 판매한 리서울 갤러리 대표 조성관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간단한 밑그림 정도는 대신 그리도록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이렇게 피고인의 작품을 구매한 사람 중 일부가 피고인이 조수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알았더라도 구매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는 이상, 조수 사용 사실은 경험칙상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라고는 할 수 없어서 피고인에게 그 사실에 대한 신의칙상의 고지의 의무가 인정될 수 없는 것입니다.
또 검사는 조수의 도움을 받는 피고인의 작업방식이 미술계의 관행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국내의 유명작가들이 조수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단색화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박서보 화백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자가 조수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묻자 ‘건축가가 건축할 때 절대 혼자하지 않죠. 작업의 기본 색의 콘셉트와 설정은 내가 다해요. 다만 객관화를 위한 도구로서 조수가 필요한 것뿐이라면서 작품의 콘셉트 구상을 직접 하는 이상 자신의 작품임에는 틀림없다’는 취지로 말한바 있고, 동구리로 유명한 권기수 화백 역시 인터뷰에서 ‘자신은 현재 아이디어와 컴퓨터 작업만을 하고 나머지 회화작업은 조수가 하며, 이런 작업방식은 현대 미술가들에게 일반화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국내 유명작가들이 조수들과 작업하고 있고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를 비롯한 해외 유명작가들 역시 조수들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조수들은 이들의 작품 가치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고 이들의 작품은 고가에 여전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 작품을 구매하는 관행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거래관행상 구매자들은 갤러리는 작가에게 작가가 조수의 도움을 받았는지를 묻지 않고, 갤러리와 작가도 이를 구매자에게 고지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작품의 가치와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검사는 피고인이 방송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여줘서 잠재적인 구매자들로 하여금 직접 그린 것처럼 믿게 했다고 주장하지만, 검사의 주장과 다르게 피고인은 2009년 KBS2TV 여유만만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조수들과 함께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PD가 ‘선생님, 혼자 그리실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작품에 손을 대네요’하고 묻자 ‘칠하는 것은 내가 하나 애가 하나 똑같잖아’라고 말해서 작업방식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였습니다. 이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피고인이 작품을 그리는 데에 조수들의 도움을 받은 것은 자신의 작품의 본질이 칠하는 행위가 아니라 거기에 담긴 자신의 사상과 관념에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지, 구매자들을 속이려는 기망의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피고인이 구매자들을 속이려고 마음먹었다면 조수들로 하여금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작업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했을 것인데 피고인은 조수들에게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습니다. 또 기자, 갤러리 관계자, 화구상인들 모두 피고인의 조수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성공한 가수인 피고인이 굳이 이제 와서 구매자들을 속여서 그림을 팔고 수익을 얻겠다고 마음먹을 만한 유인도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구매자들을 속일 기망의 고의가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인이 조수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알았더라도 구매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는 구매자들이 존재하고, 피고인뿐 아니라 여러 작가들이 조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미술품 거래 시 조수 사용 사실을 고지하지 않는 거래관행 등을 고려할 때 작가가 조수 사용 사실을 고지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는 인정되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 또한 조수들의 작업장소를 제한하지 않았고 TV에 조수들과 함께 출연한 정황을 볼 때 구매자들을 속이겠다는 기망의 의도가 없었음이 드러나므로 결국 피고인에게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원심판결이 항소심에서 새로 드러난 객관적인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해서 1심의 사실인정을 뒤집었다는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답변하겠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1960년대부터 그린 회화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검증하여 오면서 피고인의 회화실력이 뛰어남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피고인은 미국에서 팝아트가 태동하던 1960년대부터 꾸준히 회화를 그려왔고 그 실력 역시 상당하였습니다. 또한 같은 날 원심재판부는 피고인이 조수들에게 따라 그리라고 지시한 피고인의 원본 작품과 손기창, 오슬기의 밑그림에 피고인이 추가 작업을 한 작품을 비교하여 본 결과, 피고인이 조수들의 밑그림에 배경이나 사물의 색깔을 완전히 바꾸어 칠하거나 선을 새로 긋거나 새로운 문양을 추가하는 등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에 따라 작품을 완성했음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항소심 변호인은 피고인이 송기창과 오슬기를 만나기 전 혼자서 그린 화투 회화작품들을 항소이유보충서에 첨부함으로써 피고인이 화투를 회화로 그릴 능력이 부족해서 조수를 기용했다는 1심의 사실인정에 대해 반박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피고인의 회화능력 등에 관하여 항소심에서 그림을 새롭게 검증하고 새로운 입증자료가 제출된 이상 항소심에서 1심의 사실인정을 뒤집을만한 새로운 사유가 없었다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묵시적 기망에 관한 판단유탈 주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언론을 통해서 직접 그림 그리는 모습을 노출했고, 전시회에서 자기가 그린 것처럼 행세를 하는 등 이 사건 피해자들로 하여금 피고인이 직접 그리는 것으로 믿게 하는 묵시적 기망행위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판례에 따르면 묵시적 기망행위는 작위에 의한 기망행위로서 이것은 검사가 앞서서 주장한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원심이 이에 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예비적 공소사실로 기소하였어야만 합니다. 또한 검사의 공소장만으로는 피고인의 묵시적 기망행위가 이루어진 정확한 일시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관해 원심이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고, 피해자들이 검사가 말하는 방송과 전시회를 실제로 보았는지 여부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검사의 묵시적 기망행위 주장에 대한 반대증거로서 피고인이 방송에 조수들과 함께 출연해 작업방식을 공개한 사실, 조수들에게 작업장소를 제한하지 않은 사실들을 고려할 때 묵시적 기망행위에 의한 사기죄는 성립하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검사는 이 사건 작품이 피고인이 아닌 조수들의 저작물이라고 주장하지만 현대미술의 본질은 작품에 담긴 작가의 사상과 창작 의도, 관념 그 자체에 있다는 미술계의 일반적인 견해와 피고인들의,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작업지시를 받았다는 조수들의 법정증언, 화투라는 소재와 소재에 담긴 사상, 작품의 구도 등 창작적인 표현이 전부 피고인으로부터 비롯된 점을 미루어 볼 때 이 사건 작품은 피고인의 단독 저작물임이 틀림없다 할 것입니다.
둘째로 검사는 피고인이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조수 사용 사실을 알았더라도 구매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는 구매자들이 있고, 미술계의 관행 역시 조수를 고용하는 작가들이 이를 구매자들에게 일일이 고지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는 조수 사용 사실에 관한 신의칙상의 고지 의무가 인정될 수 없어서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세 번째로 검사는 원심판결이 새로운 증거도 없이 1심의 사실인정을 뒤집어서 사실을 오인했다고 주장하지만, 항소심에서 새롭게 피고인의 작품을 법정에서 검증하여 피고인의 회화능력이 확인된 이상 항소심 판결에 채증법칙 위반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실오인의 점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묵시적 기망행위에 관해서 피고인이 방송에 출연해서 조수들을 공개했고 조수들의 작업장소도 제한하지 않은 사실을 보면 묵시적 기망행위가 있었다고도 볼 수 없고, 또 묵시적 기망행위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관해 항소심 판결의 판단유탈의 위법도 발견할 수 없다 할 것입니다.
이처럼 검찰의 상고는 ‘이유 없음’으로 상고를 기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검찰의 상고이유에 대한 피고인 측 답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법관 권순일
수고하셨습니다.
이어서 전문가 참고인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검찰 측 참고인부터 의견을 듣겠습니다. 신제남 위원장께서는 의견진술을 위해 참고인석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하실 검사와 변호인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방역에 따른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먼저 검사가 질문을 하겠습니다.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대검 공판송무부 유관모 연구관입니다.
참고인 신제남 씨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참고인께서는 이 사건이 알려지기 전에도 피고인 조영남의 그림을 알고 계셨나요?

○ 참고인 신제남
예, 조영남 씨는 원래 화가가 되고 싶어 했고 어느 정도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저희들이 느끼고 왔었습니다.
그러나 본업이 가수이고 워낙 바쁜 연예인이기 때문에 화가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저희들 입장에서는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피고인 조영남은 조수를 사용하는 것이 미술계의 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술계에 조수를 사용하는 관행이 있는지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인 신제남
우선 저희들이 하는 행위는 예술행위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가들이 조수를 사용한다는 관행은 없습니다. 오로지 혼자의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창작자의 의무이고 상식입니다. 단지 대형작품, 예를 들어 작가의 키보다도 큰 2미터, 3미터 대형작품을 할 경우에는 어떠한 장르를 불문하고 조수를 쓸 수는 있습니다. 이 경우 조수는 같은 공간에서 원작자가 감독과 지시를 하여 작업이 이루어져야 함이 원칙이고 조수의 이름을 밝히는 것도 관례입니다.
세계적인 대가 앤디워홀이나 제프 쿤스의 경우 공장형 시스템의 수십, 수백 명의 조수를 쓰지만 모두 공개되는 기업형 작가들입니다. 그런데 가수가 본업인 사람이 세계적인 작가처럼 동일시 여겨 착각을 하고 대가인 것처럼 합리화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그렇다면 예외적으로 조수가 허용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는 말씀이신데, 그렇다면 예외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그 조수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한번 좀 더 자세히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인 신제남
조수는 말 그대로 조수입니다. 밑칠을 도와주거나 특정 부분을 도와줄 수는 있으나 대부분 원작자의 역량이 작품완성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100호 이내의 적은 그림을 조수를 써서 그린다는 것은 작가로서 역량이나 자세가 결여된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피고인 조영남은 송기창 등 회화전문가에게 아이디어만 제공하면서 작품을 그려달라고 하고, 그들이 완성한 그림을 건네받아서 덧칠작업만 한 후에 구매자들에게 판매하였는데, 이를 두고 조수를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인 신제남
조수라고 이야기를 하는 그 송 작가는 미술을 전공한 프로작가로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아마추어가 프로작가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조수처럼 부려먹었다는 사실에 우리 미술인들은 분노를 금치 못합니다. 아이디어는 어린 아이도 또 화가가 아니어도 아이디어는 내놓을 수가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그려내는 작가적 역량이 반드시 함께 해야 작품으로 인정되어야 된다는 것은 상식적인 것입니다. 특히 작가 작업실도 아닌 먼 곳에 있는 조수가 대부분을 그려서 옮겨온 작품에 조금 손보는 척하고 사인이나 하는 것은 작가적 양심이 결여된 수치스러운 사기행각이라고 생각됩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보충해서 묻겠습니다.
송기창 씨는 조수로 보기가 어렵고, 결국 대작화가로 보는 것이 맞다는 말씀이신가요?

○ 참고인 신제남
이 부분에 대해서 참고인이 의견을 낼 수는 없고 감정전문가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참 애매한 질문인데요. 아마추어가 프로의 작품에 덧댄다고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떨어질 확률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쉽게 이야기해서 남의 그림에다가 자기가 그린 것처럼 쇼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그림을 하나 제시해보겠습니다.
(그림1 제시)
지금 보시는 작품은 ‘항상 영광’이라는 작품인데요. 피고인 조영남은 분홍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에만 덧칠을 하였을 뿐으로, 알파벳 A부분을 길게 연장하고, 서명 부분을 수정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피고인 조영남의 작업에 대해서, 작업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인 신제남
제가 조금 전에 바로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이런 서명이나 이런 부분은 전문가들이 분석을 해서 감정할 수 있는 부분이고, 제가 참고인 자격으로 어떤 의견을 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다음 그림 보겠습니다.
(그림2 제시)
지금 보시는 ‘꽃과 콜라’ 역시, 피고인 조영남이 덧칠한 부분은 배경에 노랑색과 갈색을 덧칠하고, 화투 꽃송이 가장자리에 직선을 추가한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인 신제남
저도 조영남 씨가 방송에 나와서 작업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여러분, 시청자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는데요. 저희 전문작가들은 절대로 프레임이 끼어있는, 쉽게 이야기해서 액자가 끼어져 있는 상태에서 그림을 손을 보지를 않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액자가 끼어있다는 것은 완성된 작품이기 때문에 이미 손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에 액자가 낀 상태에 있는 그림을 손을 봐야 될 경우에는 액자를 빼고 작업과정의 순수한 과정으로 보여줘야 되는데 대부분 조영남 씨는 프레임, 액자가 끼어있는 상태에서 어떤 부분에 손을 대는 모습으로 방송이 된 것을 여러분들이 인지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동영상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재생)
지금 보시는 영상에서 조영남 씨가 프레임을 끼운 상태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 그러니까 그 부분,

○ 참고인 신제남
예, 상식적으로 화가들이 그림이 완성이 되면 프레임을, 액자를 끼웁니다. 그런데 작업과정을 보여주면서 저렇게 모든 작품에 액자가 끼어있는 상태에서 손을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이것은 완성된 작품에다 가필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결국 그러니까 대작작가들이 이미 작품을 완성해 온 것이고, 거기에 프레임을 끼운 상태에서 피고인 조영남 씨는 일부 덧칠을 하는 그런 쇼를 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 참고인 신제남
예, 액자 낀 상태에서는 손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액자에도 손상이 가고 그림 그리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화가라면 액자 낀 것은 이미 끝난 그림입니다. 완성이 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이젤 위에다 올려놓고 그린다는 것은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봐야죠.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피고인 조영남은 자신의 작품이 팝아트에 해당하기 때문에 조수를 사용할 수 있고 이를 대중에게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가요?

○ 참고인 신제남
팝아트라는 것은 미술사조의, 수백 개 사조의 한 분야일 뿐이고, 팝아트라는 장르에서 조수를 사용해야 된다는 그런 법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어떠한 장르든 예술행위든 필요할 경우에는 조수를 쓸 수 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요.
작품을, 그러한 작품을 본인이 소장하거나 남에게 무상으로 선물해 줄 경우에는 아무 문제는 없습니다. 단지 이것을 자기 작품인 것처럼 갤러리에서 고가에 판매를 하고 대작이나 조수를 썼다는 인지를 하지 않고 팔았기 때문에 이것은 작가의 양심과 도덕성을 버린 사기행각이라고 저희들은 대부분 생각하고 있습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마지막으로 이 사건과 관련해서 추가적인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인 신제남
여러분, 장애인 구족화가라는 협회가 있습니다. 장애인 작가들을 말하는 것이죠. 그 장애인들이 왜 힘들게 불편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붓을 입으로 잡고 그리고, 발가락으로 그림을 힘들게 그립니다. 조영남 씨는 생각을 해보세요. 그들이 힘들다고 남에게 아이디어를 줘서 그리게 하는 경우는 절대적으로 없습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혼자의 힘으로 그리는 것뿐입니다. 혼자의 힘으로 모든 작업을 완성하는 작가들에게 대작이라는 관행이라는 뼈아픈 상처를 준 것에 대해 깊이 사죄를 하고, 앞으로는 당당하게 혼자만의 작업을 그려서 정말로 진정한 작가의 길로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을 마지막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예, 이상입니다.

○ 대법관 권순일
수고하셨습니다.
변호인께서 참고인에게 질문하시겠습니까?

○ 변호인 김승남
김승남 변호사입니다.
먼저 주신문 2항과 관련해서 묻겠습니다.
주신문에서 ‘피고인 조영남이 조수를 사용하여 하는 것이 미술계의 관행이다’라는 취지의 질문이 있었는데, 피고인의 주장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면 미술계에서 조수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이런 다양한 작품제작형태를 존중해주는 것이 관행이라는 것입니다.
피고인의 이와 같이 작품제작 방식은 존중이 되어야 된다는 의견에 대해서 참고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참고인 신제남
원칙적으로 예술작품은 아이디어부터 완성도까지 모두 한 작가가 해야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조수를 쓸 수는 있습니다. 조수를 쓰는데 조수들이 기여하는 바는 0.5%라든가 밑칠이라든가 아주 바쁠 때 부분을 도와주는 것이 조수이지, 대작처럼 거의 80%, 90%를 그려주고 완성을 시킨 다음에 내 아이디어니까 내 작품이라고 하면 예술의 존재가 인정될 수가 없습니다. 예술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겠죠. 누구나 아이디어를 갖고 다 화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땅에 미술학원, 미술대학, 미술대학 교수, 화가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변호인 김승남
주신문 4항과 관련해서 묻겠습니다.
주신문 4항에서 피고인 조영남이 송기창에게 아이디어만을 제공하여서 작품을 그려달라는 취지의 질문이 있었는데요. 아이디어만을 제공했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라고 본인은 받아들이십니까?

○ 참고인 신제남
아이디어만 준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몇 십 년을 그림을 그려서 유명한 대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작업량이 시간이 부족하고 물량은 딸리고 하기 때문에 그 지명도가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조수를 100명, 200명 써서 공지하고 작품을 수십, 수백억에 파는 경우를 말하는데, 과연 미술대학을 나오지도 않고 미술공부를 전공하지 않은 가수로 유명하고 매우 방송인으로 바쁜 분이 바쁘다는 핑계로 조수에게 50%, 90% 그림을 대작을 시키고 아이디어만 내가 줬다고 해서 그 그림이 화랑에서 비싸게 팔린다면 제가 무엇 하러 미술학원을 다니고 미술대학을 나오고 미술대학원을 나오고 40년, 50년을 혼자서 그림을 그리면서 싸워가고 있겠습니까? 형평의 논리로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저희들 입장에서는.

○ 변호인 김승남
추가로 하나 묻겠습니다.
증인이 종전부터 ‘아마추어와 프로다’ 이렇게 구별하고 있고, ‘미술대학을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화가로 인정받기 위한 특별한 기준이나 객관적인 어떤 제도가 있습니까?

○ 참고인 신제남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작가가 되고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공부를 하지 않습니까. 여기 계신 판검사님들이 대학 안 나오고 판검사 될 수 있습니까. 사법고시 안보고 판검사 될 수 있습니까. 훌륭한 사람이 되고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역량이나 자격이 필요한데 가수나 화가의 경우는 아무나 할 수는 물론 있죠.

○ 변호인 김승남
그러니까 참고인의 말씀은 지금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이지 객관적인 제도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 참고인 신제남
그 노력을 조영남 씨가 미술단체에서 같이 미술화가 활동도 하고 또 미술공부도 좀 하고 어떤 사부님으로부터 사사를 받고, 미술의 전반적인 미술가들과 활동을 같이 하면서 또 미술단체의 소속이 되었으면서 했다면 저희는 또 생각을 다르게 할 것입니다. 바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저희는 조수를 쓰든 대작을 하든 일부분만 했다면 저희들이 이렇게까지 흥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변호인 김승남
피고인은 자신의 그림을 모아둔 도록과 똑같이 그리도록 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경우는 아이디어만 제공한 것이라고 봐야 됩니까?

○ 참고인 신제남
아이디어고 뭐고 작가가 자기 그림을 남에게 그리게 한다는 행위 자체는 작가가 이미 아닙니다. 그것은 예술이 아닙니다. 그러한 장르가 물론 있기는 있는데 그런 경우는 현대미술의 한 사조로서 새롭게 탄생은 됐지만 아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인데 그분들은 이미 작가로서의 역량을 검증받은 분들이기 때문에 조영남 씨와는 비교를 할 수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 변호인 김승남
아까 주신문 4항에서 피고인 조영남은 송기창의 완성된 그림을 건네받아 덧칠작업만을 한 후 구매자들에게 판매했다는 취지의 질문이 있었는데요. 이 부분과 관련해서 묻겠습니다. 작품의 완성 여부는 누가 결정하는 것입니까?

○ 참고인 신제남
물론 작가가 결정을 하죠.

○ 변호인 김승남
완성된 그림에 덧칠을 하였다고 하는데 완성된 그림에 덧칠을 한다면 덧칠하기 이전에 그림은 완성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닙니까?

○ 참고인 신제남
아니죠. 덧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만약에 방송이나 촬영이 아니었다면 덧칠할 필요 없이 그냥 팔면 됩니다, 아무도 모르니까. 방송에서 취재를 하기 때문에 그 그림을 자기가 그리는 것처럼 했다는 얘기죠.

○ 변호인 김승남
증인이, 아, 참고인께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참고인의 입장에서는 덧칠이 필요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 다른 작가 입장에서는 덧칠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여지도 있지 않습니까?

○ 참고인 신제남
아니 덧칠이라든가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죠. 할 수 있죠.

○ 변호인 김승남
그러니까 누군가 동일한 그런 기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판단,

○ 참고인 신제남
그것은 누구든지 화가라면 완벽한 완성이 없기 때문에 추후에라도 손은 볼 수 있습니다.

○ 변호인 김승남
주신문 5항과 관련해서 묻겠습니다.
아까 참고인께서 ‘항상 영광’이라는 작품을 보셨는데 그 부분과 관련해서 묻겠습니다.
저는 그 작품을 보면서 영어로 ‘ALWAYS GLORY'라는 단어가 화투와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화투 패 자체가 나쁜데, ‘ALWAYS GLORY'라고 적어놓은 것 자체가 상당히 어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제 입장에서는 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에 대해서 참고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참고인 신제남
그것은 창작자의 자유 생각이기 때문에요. 어떠한 내용을 넣든 그것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것은.

○ 변호인 김승남
그러니까 서로의 생각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시지 않습니까?

○ 참고인 신제남
그렇죠.

○ 변호인 김승남
주신문 6항과 관련해서 묻겠습니다.
아까 ‘꽃과 콜라’라는 제목의 그림을 보셨는데요. ‘꽃과 콜라’라는 제목은 코카콜라와 유사한 소리의 언어유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화투와 콜라 모두 외래문화로 대중이 즐기는 것인데 화투는 배척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다시 화투를 오히려 꽃으로 표현하였다는 것에서 묘한 패러독스도 느껴집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에 대해서 참고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참고인 신제남
예, 어떤 작가가 한 가지 테마를 갖고 집중적으로 5년, 10년 시리즈로 그리는 것은 누구나 그렇게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왕왕 조영남 씨가 ‘화투는 나만이 개발한 고유의 작품 소재’라고 하는데, 그것은 엄청난 착각입니다. 여러분들이 백두산을 가서 보고 와서 한 사람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조영남이라는 분이 일찍이 화투를 갖고 작품을 소재로 썼기 때문에 저희들은 일부러 화투를 안 그리는 것뿐이지 조영남 씨만이 화투를 그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변호인 김승남
주신문 8항에 대해서 묻겠습니다.
아까 질문의 내용을 제가 하면서 묻겠습니다. 피고인의 주장은 단순히 팝아트이기 때문에 조수를 사용할 수 있고, 이를 대중에게 알리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가 아닙니다. 피고인의 정확한 취지는 화투를 소재로 하여 우리 사회의 이중성, 모순, 패러독스를 표현하고자 하는 본인의 창작 의도, 철학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영남의 생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참고인 신제남
물론 팝아트를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대중적인, 대중과의 같은 개념의 미술 장르입니다. 미국에서 1940년대, 50년대에 시작이 되었는데요. 저도 개인적으로 조영남 씨가 화투를 소재로 해서 여러 가지 외래어를 쓰고 다양한 소재를 쓰는 작품만으로 본다면 당연히 팝아트적인 소지가 충분히 있는 작품이라고 인정을 합니다.

○ 변호인 김승남
예, 이상입니다.

○ 대법관 권순일
수고하셨습니다.
대법관님들께서 참고인께 질문하실 사항이 있습니까?
신제남 참고인 수고하셨습니다.
질문하시겠습니까?
잠깐 기다리시죠.

○ 대법관 김선수
말씀하실 때 프로전문작가와 아마추어를 이렇게 구분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까 그 둘 사이에 그렇게 명확한 구분선이 어떻게 설정을 할 수가 있습니까?

○ 참고인 신제남
예술작품을 한 마디로 이렇게 저렇게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객관적인 관례에 의하면 이 사람이 미술을 전공을 했는가 하고, 그다음에 전공을 했으면 공모전이라든가 그룹전이라든가 개인전을 얼마만큼 많이 했는가에 대한 그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어느 정도 성립이 되었을 때, 또 그 사람이 현재 활동하는 근거 영역, 예를 들어서 미술협회 회원이라든가 또는 미술단체의 회원일 경우에 그 단체의 회원으로 가입을 할 때는 아무나 가입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소정의 양식을 갖춰서 자격요건을 갖춰서 합격이 됐을 때 미술회원으로 인정을 하고 그 자체가 저희들에게는 화가로서 인정되는 라이선스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미술협회에도 가입을 하고 미술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노래를 한다고 노래 가수 비용을 주지 않습니다. 제가 노래를 해서 활동을 하려면 가수협회에 가입이 되어야겠죠. 그러한 논리로 생각을 해서 미술인들은 수십 년 동안 미술인 활동을 한 근거 자료가 있을 때 프로작가라고 하고, 그것이 부족하고 그림 자체가 또 부족하면 저희들은 아마추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 대법관 김선수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그런 부분들은 기성의 미술계의 어떤 권위적인 그런 어떤 제도권 그 안으로 들어와야만 어떤 프로전문작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취지로,

○ 참고인 신제남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그림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 대법관 김선수
그러니까 얼마든지 독학을 해서 성공할 수도 있고 그럴 것 같은데, 지금 말씀하신 것만으로 그 부분이 충분히 설명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참고인 신제남
딱 한 말씀으로 정의를 하겠습니다. 어린 애가 그리든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리든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혼자의 힘으로 그렸을 때 그것은 순수한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거기에서 아마추어, 프로 부분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 대법관 김선수
그리고 전문가의 관점이 아니고 그러니까 구매자나 또 일반관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프로전문작가의 그림보다는 아마추어의 그림에 대해서 더 높이 평가하고 더 많은 값을 치를 수도 있는 그런 예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참고인 신제남
맞습니다. 있을 수 있습니다.

○ 대법관 권순일
제가 참고인께 한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미술작품을 구매할 때 미술작품에 대한 구매자의 평가가 있을 텐데, 그러한 미술작품의 경제적 가치 즉,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금 더 부연해서 말씀을 드린다면, 미술작품이라는 것이 그 자체로서 객관적으로 가지는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미술작품을 그리는 작가가 누구이고 언제 어떠한 경위로 그려졌다는 그러한 주관적 사정이 더 중요한 것인지, 참고인의 의견은 어떠세요?

○ 참고인 신제남
제 입장에서는 일단 중요한 것은 그 작가의 지나온 그림을 이 그림을 내놓기까지의 커온 성장과정이라든가 작가의 활동영역이 첫 번째라고 봅니다.
그다음에 부수적으로 그 사람이 수상작가라든가, 쉽게 이야기해서 조영남 씨는 유명한 연예인이라든가 이런 것이 부수적으로, 또 작품 판매를 구입하거나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봅니다.

○ 대법관 권순일
예, 잘 알겠습니다.
참고인 오랜 시간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돌아가셔도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변호인 측 참고인 나오시기 바랍니다. 표미선 화랑협회 회장님.
방역조치를 했기 때문에 발언하실 때는 벗으셔도 되겠습니다.
변호인께서 먼저 참고인께 질문을 하시죠.

○ 변호인 강애리
피고인들의 변호인 강애리 변호사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질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인은 1981.부터 10년간 여의도미술관을 운영하였고, 1991.부터 현재까지 30년간 ‘표갤러리’를 직접 운영하고 있고, 2009.부터 2015.까지 6년간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하였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맞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은 이와 같이 일하면서 40여 년간 수많은 작가들과 함께 그들의 작업과정과 예술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여러 미술품 구매자들과도 교류하였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은 위와 같은 사정으로 현재 미술계의 작가와 화랑, 구매자의 각 입장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미술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조수들의 도움을 받는 관행이 있나요?

○ 참고인 표미선
예,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작품을 제작할 때 조수의 역할은 어디까지이고, 작가들이 조수를 지시·감독하는 방법은 어떠한가요?

○ 참고인 표미선
조수를 쓰시는 데에 있어가지고 작가마다 다 다릅니다. 어떤 작가는 조수를 한두 명 있으실 수도 있고, 또 어떤 작가는 아시다시피 10명도 쓰시고 100명도 쓰십니다. 작업량에 따라가지고 작업량이 많이 필요한데 작업량을 다 물리적으로는 작업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럴 때는 조수를 많이 씁니다. 그리고 관행이다 이런 것보다도 일반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작업을 그렇게 조수를 씁니다.

○ 변호인 강애리
그러면 회화의 경우에도 작가가 조수로 하여금 그리게 하는 경우가 있나요?

○ 참고인 표미선
예? 다시,

○ 변호인 강애리
회화작품의 경우에도 작가가 조수로 하여금 그리게 하는 경우가 있나요?

○ 참고인 표미선
예, 회화는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잖아요. 칠을 칠한다는 게 회화거든요. 그러니까 칠을 한다는 것인데 칠을 하는 것도 작가가 생각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개념과 철학을 옮겨놓을 때에 이런 그 작업의 수가 많아진다고 그러면 본인이 다 하지를 못해요. 그러니까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그 부분에 있어가지고 도움을 받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그럴 경우 작가가, 작가보다 조수가 오히려 보고 그리는 실력 자체는 뛰어날 수도 있나요?

○ 참고인 표미선
말이 기니까 제가 잘 못 알아듣고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회화의 경우에 작가가 조수로 하여금 그리게 하는 경우에, 그럴 경우에 작가보다 조수가 오히려 보고 그리는 실력 자체는 뛰어날 수도 있나요?

○ 참고인 표미선
그것을 저기 뛰어나다는 기준이 저는 그게 이해가 조금 안 가는데, 사실 그대로 사진처럼 그린다는 것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러면 사진이 필요한 것이지 그림을 그릴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조수가 더 잘 그린다는 게 지금 더 사실처럼 그린다 이런 의미인데, 제가 오늘 여기 온 것은 조영남 선생님이 사실처럼 작업을 하지 않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개념적인 미술이거든요. 팝 계류의 개념적인, 본인의 철학을 가지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콜라주하고, 그러니까 더 입체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콜라주도 하고 그러니까 작가의 작업방식이기 때문에, 그런데 만약에 그 작가가 더 많은 양의 전시를 위한다든지 무엇을 해서 작품량이 더 필요하다면 조수를 더 쓸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답이 맞는 말이에요?

○ 변호인 강애리
작가가 자기보다 보고 그리는 그러니까 모사하는 실력은 조금 더 뛰어난 조수에게 자신의 그림을 도와주도록 지시할 때 그런 경우에도 작가는 조수의 도움을 받아서 완성한 작품을 자신의 작품이라고 하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그렇죠. 본인이 한 작품, 본인의 생각을 그린 작품인데 본인의 작품이죠.

○ 변호인 강애리
작품의 제작과정에서 작가가 모든 물리적인 작업을 직접 해야만 작가의 작품이라는 생각은 현대미술계에서 아주 일반적인 견해는 아니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아닙니다. 왜 그러느냐 하면요. 예전에 15세기, 16세기 때 그림들은 초상화 개념의 그림들이 많았잖아요. 그 후에 사조가 바뀌어 오면서 1917년쯤에 뒤샹이 소변기 놓고도 그것 그냥 공산품인데도 이게 ‘내가 생각한 그때가 다다’라는 사조가 있었어요, 1차 대전 이후에.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가진 작가들이 생각의, 자기 개념의 작품을 할 수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그런 생각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다 있을 수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그러면 정리하면, 미술 제작과정에서 작가보다도 조수가 더 많은 물리적 개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손기술 자체는 조수가 작가보다 좋을 수도 있는데, 작품의 콘셉트를 구상하고 그 표현 방식을 정해서 작업 지시를 내리고 최종적으로 작품에 사인을 하는 게 작가인 이상 그 작품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말씀이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맞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의 갤러리에서 전시했던 작가들 중에도 조수의 도움을 받는 작가들이 있나요?

○ 참고인 표미선
예,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갤러리는 작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작가가 전부 직접 그렸는지, 조수나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 그렸는지, 이것을 설명하나요?

○ 참고인 표미선
일반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작품의 평가와 무관하기 때문이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묻는다면 대답을 합니다. 몇 명의 조수가 있고 그렇게 알고 있다고. 그런데 어디서 어디까지 그렸다 이런 것은 말씀드리지 않지만, 그렇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조수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설명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아니죠.

○ 변호인 강애리
조수를 사용하는 작가들이 구매자들에게 조수 사용 사실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갤러리에 부탁하는 경우는 없지요?

○ 참고인 표미선
제가 37년을 화랑을 했는데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작품의 구매자들이 작가가 조수의 도움을 받는지를 문의하기도 하나요?

○ 참고인 표미선
문의요?

○ 변호인 강애리
물어보기도 하나요? 조수의 도움을 받은 작품이냐고?

○ 참고인 표미선
누가요?

○ 변호인 강애리
구매자들이,

○ 참고인 표미선
물어본 적이 없습니다.
아, 그런 것 묻는 사람은 있습니다. 있을 때는 그러니까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조수들이 많이 도와주세요?’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 대답을 해드리는 것입니다.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이 판단하기로 피고인이 팝아트 계열의 미술가인가요?

○ 참고인 표미선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이 생각하기로 피고인 조영남이 팝아트 계열의 미술가인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팝 사조, 팝 계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 참고인 표미선
일반적인 공산품이라든지 우리가 흔히 느낄 수 있는 여러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물품을 그림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팝아트 때부터 이런 것들이 많이 그냥 뒤샹 이후에 오면서 그렇게 되어진 거거든요. 그래서 계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피고인이 팝아트가 아니라 전통적인 회화작가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참고인 표미선
그것은 아닙니다. 전통적인 회화라는 것은 그냥 사실 그대로 보이는 대로 작가가 그리는 것을 얘기를 하는 거죠. 그 작품하고 저기 작품이 지금 부류가 틀리지 않습니까.

○ 변호인 강애리
‘화투그림’하면 조영남이라는 인식은 미술계와 일반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화투를 이용한 미술작품은 피고인이 처음 시작한 것이지요?

○ 참고인 표미선
제가 그동안 다른 데에서는 본적이 없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은 피고인이 조수를 고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 참고인 표미선
예, 작업실에 갔을 때, 작업을 하고 있는 집에 갔을 때 본적이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그와 같은 사실이 피고인의 작품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주는가요?

○ 참고인 표미선
그렇지는 않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피고인이 참고인에게 자신이 조수와 작업하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하던가요?

○ 참고인 표미선
전혀 없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은 작품의 구상부터 완성까지 모든 작업을 100% 작가 스스로 해야만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에 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 참고인 표미선
저는 조금 생각이 틀립니다. 세계미술관이 엄청 많고 우리나라에 작가가 유명한 작가가 세계적으로도 되려면 작품수가 많아야 되거든요. 아시다시피 피카소 같은 분들은 20,000점이 넘는 작품을 하고 우리네 작가들은 본인이 꼭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시면 3,000점 하기가 어려워요, 그러니까 85세 즈음까지 산다고 가정을 하면. 그러면 작품수가 남지가 않고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숫자가 되지 않으니까 유명한 작가가 되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만약에 가능하다면 많은 조수의 도움을 받아서 작가들은 작품수가 많아야 돼요. 작품수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은 현대미술에는 정해진 규칙이라는 것이 사라진지 오래고, 미술은 이제 단순히 ‘잘 그린’ 작품이 아니라 어떠한 사상을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가가 창작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지요?

○ 참고인 표미선
너무 길게 물으니까 잘, 다시 한 번만.

○ 변호인 강애리
참고인은 현대미술에는 정해진 규칙이라는 것이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미술은 이제 단순히 ‘잘 그린’ 작품이 아니라 어떠한 사상을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가가 창작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나요?

○ 참고인 표미선
예, 그렇습니다.

○ 대법관 권순일
변호인, 5의 나항은 생략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변호인 강애리
예, 생략하겠습니다.
마치겠습니다.

○ 대법관 권순일
수고하셨습니다.
검사께서 질문하시겠습니까?

○ 수사검사 남경우
예, 먼저 변호인 질문 관련해서 몇 가지 먼저 여쭤보겠습니다.
참고인께서는 30년간 갤러리를 직접 운영하셨다고 하셨는데, 피고인 조영남의 그림도 참고인의 갤러리에 전시해서 판매한 사실이 있었습니까?

○ 참고인 표미선
저희 갤러리에서 전시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만약에 갤러리 활동을 오래하셨기 때문에 피고인 조영남의 그림에 대해서도 예전부터 잘 알고 계셨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처음에 참고인께서 말씀하시기를 조영남 씨 그림의 특징이 콜라주 그리고 투박한 미술, 그런 것들이 특징적이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2009.경부터 화풍이 변했다, 좀 더 화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그림을 많이 그린다’ 이런 식으로 화풍이 변했다고 생각을 혹시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림이 예전과 달라졌다’ 이런 혹시 느낌을 받으시지는 않으셨는지를 여쭙니다.

○ 참고인 표미선
전혀 그런 것은 없었는데요. 느낀 적이 없습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피고인 조영남은 송기창 등에게 아이디어만 제공하면서 작품을 그려달라고 한 후 완성된 그림을 건네받아 경미한 작업만 하고 구매자들에게 판매를 하였는데, 위와 같은 작업방식을 두고 조수를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참고인의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인 표미선
지금 그게 검사님 말씀하시는 게 저한테 질문하시는 게 조금 말씀이 그것 한 게요. 어떻게 남의 머릿속에 생각 속에 있는 이 아이디어를 다른 분이 어떻게 알아요. 뭔가 그 작가가 스케치나 드로잉이나 하는 것에 대한 작품에 대한 그동안의 예가 있으면 스케치를 하든 드로잉을 하든, 아니면 또 아니면 사진을 찍든 그 예가 있어야지만 그 부분은, 그러니까 거기에는 철학이나 개념은 들어가지 않는 것이잖아요. 그냥 그대로를 그릴 뿐이죠. 그러니까 지금 말씀, 저한테 물으시는 것은 조금 물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작가의 확실한 작품의 개념하고 철학과 어떤 이런 그림의 율을 이런 식으로 되었을 때 그것은 조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정리를 하자면, 조수를 사용을 했다고 생각을 하신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참고인 표미선
조수가 생각했다?

○ 수사검사 남경우
그러니까 아이디어라는 것이,

○ 참고인 표미선
조수는 생각을 못하죠. 작가가 하는 것이죠, 그 일은.

○ 수사검사 남경우
일단 알겠습니다.

○ 참고인 표미선
예, 조수는 그런 것은 하지를 못합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그런데 앞서 증언한 다른 참고인은 ‘이러한 관행이 없다’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참고인은 피고인 조영남과 같이 평면회화를 하는 화가들 중에 작품 구상을 제외한 실제 작품의 90% 이상을 타인이 그려주는 작가들이 미술계의 관행이라 할 만큼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참고인 표미선
예, 그렇습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실제 작품의 90% 이상을 다른 사람이 그려주는 그런 작가들,

○ 참고인 표미선
90% 이상인지, 70%인지 그것은 몰라도 작품의 밑그림이 되는 부분들은 조수들이 많이 도웁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밑그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요. 작품의 90% 이상 대부분의 그림을 타인이 그려주는 작가들이 다수 존재한다, 관행으로 불릴만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참고인 표미선
그렇게 관행으로 볼 수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조수가 많은 작업을 도움을 줬다고 해가지고 아니지는 않습니다.
제가 다시 나중에 물어주신다면 세계적인 작가들의 어떤 작품의 예를 말씀드려드릴 수는 있습니다. 지금 길게 대답을 못해서.

○ 수사검사 남경우
문자, 서로 조영남의 매니저와 대작화가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인데, 참고인께서는 화면을 한 번 봐주시고 제 질문에 답변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니터에 있는 화면 있습니다.


○ 참고인 표미선
모니터, 예.

○ 수사검사 남경우
만약에 유명배우 A가 전문화가에게 풍경사진을 주고 25캔버스에 유화물감을 이용하여 고흐와 같은 인상파 느낌이 나도록 붓 터치를 잘 살려 그림을 그려달라고 주문을 하고, 그 그림을 확인하는 서명을 하였다면 참고인은 그 그림은 유명배우 A의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 참고인 표미선
그런데 여기 지금 보니까 조영남 선생님이 그려가지고 그것을 보내고 ‘이것을 두 개를 그려주세요’ 했네요, 보니까. 이런 스케치나 원작이나 사진이나 이런 것을 해서 이 작품을 받아가지고 작가가 거기서, 그다음 여기서 어떻게 가면 되겠다 하는 게 그리는 것은 작가의 그림 맞습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저 내용을 보시면 밀레의 만종 원작을 토대로 대작화가가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그 내용에 대한 문자, 서로 주고받은 문자내용입니다.
조영남 씨가 밀레의 만종을 그린 그림을 가지고 거기에 대해서 덧칠을 해달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밀레의 만종, 원작 밀레의 만종을 대작화가보고 그려달라고 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내용이고, 제가 지금 여쭤본 질문은 위와 같이 어떤 배우나 어떤 다른 전문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는 어떤 사람이 어떤 사진이나 이런 것들, 소재가 될 만한, 그림의 소재가 될 만한 것들, 구체적으로 찍혀있는 사진이나 이런 것들을 주고 이것을 어떤 화풍, 특정한 화풍이나 구체적으로 고흐와 같은 인상파 느낌 그런 화풍이 나도록 그림을 그려달라고 해서 그림을 완성하면 그 그림도 그 주문을 한 사람의 그림이라고 본인은 생각하시는지를 여쭙는 것입니다.

○ 참고인 표미선
예, 그렇습니다.
이것 잠깐 설명을 드릴게요. 이것을 저희들이 뭐라 그러나면 프로덕션 오브, 만약에 고흐 것을, 지금 밀레 것을, 프로덕션 오브 밀레라고 그렇게 말들을 합니다. 그러니까 거기에서 어떤 부분, 한 부분을 빼고 어떤 것만 내 생각이 내 철학이 여기에 이것은 있지 않고 우리는 지금 화투를 소재로 삼은 것을 이중성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어떤 작가의 생각 때문에 그것을 콜라주하는 작업으로서 택해주셨잖아요. 그래서 이런 어떤 옛날의 이런 작업을 하는 작가가 많습니다, 세계적으로. 사진이나 거기에 그 작업을 한 것을 가지고 고흐의 작가가 자기의 생각을 빼기도 하고 넣기도 하고.

○ 수사검사 남경우
제가 여쭙는 것은 그런 생각은 할 수 있는데 그 실행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맡겼다고 하더라도 그 작품에 대한 작가는, 맡긴 사람이 작가라고 생각하신다는 거죠?

○ 참고인 표미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을 알겠는데, 여기서부터 이제 이게 밑바탕의 작품이라고,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밑 작업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개념이거든요. 그래서 거기에서 어떤 작가가 이 작가가 어떻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올 수 있습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그러니까 밑 작업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진을 두고 그것을 어떤 화풍, 제2차적으로 창작을 해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고, 그 작업 자체를 전부 다른 화가가 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그것을 부탁한 사람이 그 그림을 그린 작가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신다는 것인가요?

○ 참고인 표미선
자꾸 저한테 어렵게 말씀을 자꾸 물으시는데 제가 대답을 몇 번 지금 한 것 같은데요.

○ 대법관 권순일
잠깐만요. 검사님, 사실관계를 가정해서 질문하는 것은 우리가 여기에서 사실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니까 전문가의 전문적인 의견을 청취하는 것입니다.
거기까지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 수사검사 남경우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참고인은 그렇다면 위와 같이 제작한 배우 A의 작품을 참고인의 갤러리를 통해서 판매할 때에도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이것을 누가 그렸는지, 친작 여부는 작품의 평가와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고지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생각을 하십니까?

○ 참고인 표미선
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무슨 말씀이세요?

○ 수사검사 남경우
이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 실제로,

○ 참고인 표미선
그 작가의 전시를 하고 있는데 누가 그렸는지 이런 것은 아니잖아요. 어떤 작가가 그렸기 때문에 전시를 하고 있는 거죠.

○ 수사검사 남경우
그러니까 알려줄 필요가 없다라고,

○ 참고인 표미선
그럼요. 그러니까 팸플릿도 만들어져있고 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무엇을 고지를 어디다 해야 되는 것인지.

○ 수사검사 남경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씀 여쭙겠습니다.
구매자 입장에서 이게 어떤 누가 그렸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 생각, 참고인 생각에는 아무런 고지할 만한 그런 정보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신다는 것이지요?

○ 참고인 표미선
예, 일반적으로 그렇습니다.

○ 수사검사 남경우
예, 이상입니다.

○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님들께서 참고인께 질문할 사항이 있습니까?
장시간 수고하셨는데요. 재판부에서 한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흔히 말하기를 명제로써 미술작품은 누가 그렸는지, 어느 시대에 그렸는지, 어떤 경위로 그렸는지와 관계없이 보는 사람이 그 작품을 보면 그 자체에 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있고 그것이 작품의 객관적 가치를 결정한다 이런 말이 흔히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화랑을 직접 운영하시고 미술계를 이렇게 오래 잘 아시는 분 입장에서는 그런 명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참고인 표미선
이게 이제 전시를 한 화랑에서는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전시도 하고, 작가를 발굴해서 지원을 하고 뭐 여러 가지를 해서 전시를 하게 되는 것이거든요. 전시를 하고 판매를 하는데 전시장에 걸려있는 작품에 사인이 되어 있는 그 작가의 그 작품은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토를 다는 어느 누구도 없으시고, 또, 그렇습니다. 답이 충분한가 모르겠습니다.

○ 대법관 권순일
미술작품과 미술계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법률가가 질문하고 전문가가 답하는 것 사이에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돌아가셔도 되겠습니다.
혹시 대법관님께서 검찰 측이나 변호인 측에 질문하실 것이 있습니까?
김선수 대법관님.

○ 대법관 김선수
검찰 측에 간단한 것 한 가지만 확인해보겠습니다.
이 사건이 피해자로부터 고소나 고발이 있어서 수사가 개시된 것은 아니었죠?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예, 그렇습니다.

○ 대법관 김선수
만약에 이제 그 화가의 작품이 조수를 사용했느냐 여부에 따라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고 하면 어디까지가 적법한 조수 사용이고, 어느 선을 넘으면 위법한 대작화가를 이렇게 사용한 것인지, 이런 구별기준이 뭐 이렇게 뚜렷하게 제시될 수가 있을까요?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금일 대법원에서 구별기준을 잘 판단해 주시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조수의 개념은 저희들이 최종 의견진술에서, 상고의 이유요지 진술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주는 정도, 구체적 지시ㆍ감독을 받으면서 도움을 주는 정도를 의미하지, 이 사건처럼 아예 전업화가에게 맡겨가지고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액자까지 끼워서 받은 다음에 거기에다가 약간의 덧칠만 하고 자기 이름을 서명해서 판매하는 것은 조수의 도움이 아니라 남에게 맡긴 그림에 사인만 넣는 것으로 명백하게 구별된다고 생각합니다.

○ 대법관 김선수
그리고 지금 보면 조수를 사용하는 화가들이 꽤 있어 보이는데 그러면 그런 화가들이 다 잠재적인 어떤 범죄나 그런 불안감 속에서 이렇게 지내야 되지 않나 그런 우려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지금 저희들은 몇 가지 명백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지시ㆍ감독하느냐, 그다음에 같은 작업공간에서 옆에 붙어가지고 함께 작업하느냐, 그다음에 도움을 받는 정도가 사실상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냐, 아니면 밑 작업이나 아니면 그림 덧칠 좀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느냐 정도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양식이 있는 대부분의 훌륭한 미술가님들, 작가님들은 아무런 여기에 구애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대법관 김선수
친작 여부에 대한 평가, 구매자의 관점에서 친작 여부에 대한 그 평가의 측면에서도 구매자가 그 친작했다고 믿고 구매를 했다고 하면 그 부분은 이제 구매계약을 취소하거나 이렇게 민사적으로 취소사유가 되었을 때 어떻게 보면 동기의 착오가 아닌가, 그러면 이거 구매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인지, 그리고 그게 이제 구매계약의 내용 속에 친작이라는 것이 포함되었는지, 이런 관점에서 검토될 성질의 문제는 아닌가 또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만.

○ 대검찰청 연구관 유관모
그런 논점도 고려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저의 검찰 입장에서는 중요한 부분을 속이고 자기가 그리지 않은 그림을 그렸다고 속이고 판매했다는 점에 주목해서 사기죄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대법관 권순일
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최종 변론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변론을 하실 분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 공판송무부장 노정환
검찰의 최종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말씀드리기 전에 우선 피고인을 저작권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변호인이 많이 언급하셨기 때문에 간단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송기창이나 오 모 양이 그린 그림이 조영남의 아이디어에 기반을 뒀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조영남의 저작물로 인정되기 되기 때문에 저희들은 피고인을 저작권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송기창, 오 모 양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돈을 받고 조영남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저작권도 함께 넘어갔다고 판단하여서 저작권위반 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본 사건의 핵심은 저작권이 어떻게 조영남에게 넘어갔느냐, 아니면 오 모 양, 송기창 화가가 그린 그림이 처음부터 조영남에게 있느냐가 아닙니다. 만약에 화투라는 아이디어가 조영남의 전적인 권리라면 만약에 제가 ‘꽃과 콜라’라는 그림을 약간 비틀어서 ‘꽃과 사이다’, ‘꽃과 환타’라는 그림을 비슷하게 그려서 완성했다고 치면 이 그림은 그러면 조영남의 작품입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저 개인적으로는 달 항아리 작품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좋아하다보니 심지어 한 작품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달 항아리 작품은 이것을 집중적으로 그리는 화가님들이 많습니다. 각 화가분들마다 각자의 화풍이 있고 색채가 있고 그리는 기법이 다릅니다. 어느 누구도 작품의 아이디어를 독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1심은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반면, 원심은 1심의 판단과 달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원심은 조수를 사용한 제작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한 이상 이러한 제작방식이 적합한지, 미술계의 관행에 해당한지 여부 등은 법률적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원심의 판단처럼 조수를 사용하는 것이 미술계의 관행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는 법률적인 판단을 받는 것보다 미술계에서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림을 그릴 때 조수를 사용해도 되는지, 조수를 사용하는 것이 미술계의 관행인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고인은 조수가 아닌 대작화가에게 대신 그림을 그리게 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그림 거래과정에서 이렇게 대신 그림을 그린 대작화가의 존재를 숨긴 채 10만 원짜리에 구입한 그림을 1,000만 원에 판매한 행위가 사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사건은 거래로 인해서 재산상 피해를 받은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원심은 그림을 대신 그려준 송기창, 오 모 양이 조수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추상적인 아이디어만 제공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지시ㆍ감독한 사실이 없습니다. 송기창 등은 자신의 독립된 장소에서 독자적인 판단 하에 그림을 완성하였고, 피고인은 이들이 완성해온 그림에 심지어 참고인이 진술하였다시피 액자도 뜯지 않은 상태에서 경미한 덧칠작업만 하였을 뿐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송기창은 조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림을 대신 그려준 대작화가에 가깝습니다.
또한 원심은 그림을 직접 그렸는지 여부는 중요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구매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피해자들은 대작화가의 존재를 알았다면 고액을 주고 그림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였습니다. 또한 전시회를 방문한 사람들도 피고인이 직접 그렸는지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직접 그렸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정보이고 구매자들에게 당연히 알려주어야 할 정보입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방송출연을 통하여 직접 그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강조하였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이러한 모습에 속아서 고액을 주고 그림을 구매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의 작품은 팝아트의 영역이고 조수를 사용하는 것은 팝아트의 관행이므로 이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 사건은 피고인의 작품이 팝아트 영역인지, 피고인이 팝아트 작가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팝아트의 거장들은 조수들에게 구체적으로 자신의 작업현장에서 지시ㆍ감독하고, 또한 조수의 사용 사실을 대중들에게 모두 공개하였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은 대작화가를 사용하여 대신 그림 그리게 한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대작화가를 조수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은 조수가 아닙니다. 그림을 완성해 준 대작화가입니다. 피고인이 대작화가를 통해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공개하였다면 이 사건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만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피고인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심사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사건은 피고인의 그림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너무나 바빠서 조수를 사용했는지 이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에게 시켜서 남이 대신 그린 그림을 마치 자기가 그린 것처럼 판매한 것이 법적으로 합법인가, 적법한 것인가를 판단할 뿐입니다.
이제 이 사건의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은 유명한 가수라는 점을 이용하여 다른 화가들과 달리 쉽게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더욱 책임 있게 행동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실력 있는 화가로 인정받고 싶은 과한 욕심에 대작화가에게 그림을 맡기고 이를 숨긴 채 그림을 판매하여 높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는 몹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조수 사용은 미술계의 관행이다’라는 발언으로 평생 예술혼을 불태우며 묵묵히 그림을 그려온 화가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만약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또 다른 연예인 혹은 정치인 혹은 재력가 혹은 고위 공직자 출신 중 유명인사 이와 같은 유명인들이 자신의 부와 명성을 이용하여 이 사건처럼 고수익을 올리는 폐단을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예술적 성취와 발전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 온 화가들의 입지가 좁아져서 우리나라 미술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이 사건은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계의 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따라서 매우 신중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입니다.

○ 대법관 권순일
다음은 변호인 측에서 변론을 하시기 바랍니다.

○ 변호인 김승남
피고인들의 변호인 김승남 변호사입니다.
이 사건에 관해서 최후 변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최후 변론은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이 사건의 쟁점을 간략하게 살피는 것으로 시작해서 이 사건의 의미를 말씀드리고 마무리하는 순서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사기죄는 거짓말로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범죄입니다. 즉 기망행위와 이로 인한 착오, 그리고 처분행위가 사기죄의 주요 구성요건이 됩니다. 이 사건에 있어서 검찰의 주장은 피고인이 화투그림을 모두 그린 것이 아니라 조수의 그림을, 조수의 도움을 받아서 그린 사실을 구매자들에게 알려야 할 고지의 의무가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이고, 이 사건 구매자들은 이러한 기망행위에 속아서 피고인이 직접 화투그림을 모두 그렸다고 착각한 상태에서 피고인의 화투그림을 구매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기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과연 구매자들이 검사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모두 그렸다고 착각해서 구매하였다는 것인지라는 문제와 현대미술에서 작가의 다양한 창작활동의 모습을 주장하고 검사의 주장과 같은 고지의 의무를 인정하여야 하는지라는 문제입니다.
이제 이 사건의 쟁점인 구매자들이 화투그림을 착오로 구매하였는지 여부와 피고인에게 화투그림을 100% 모두 직접 그렸는지에 대한 고지의 의무를 인정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착오로 구매했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를 보겠습니다.
검사의 입장은 구매자들이 착오로 화투그림을 구매하였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회화의 본질은 개인의 숙련도, 붓 터치, 색채감 등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작가의 개성이 중요한 것이고, 구매자는 누가 그렸는지를 가장 중요시 한다는 것입니다. 작가도 이러한 사실들을 잘 알고 있으므로 신의칙에 따라 직접 그린 그림인지, 아니면 조수의 도움이 있었는지를 구매자들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피고인의 입장은 착오로 화투그림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회화의 본질은 창작 의도, 작품의 콘셉트, 독창성, 창의성 등 다양하고, 구매자도 작품에 대한 공감, 작가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원인으로 구매에 나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경우 작가에게는 그림 모두를 직접 그렸는지에 대한 알릴 의무가 없다는 것입니다.
검사의 주장과 피고인의 주장은 완전히 배치되고 있는데, 실제 구매자들이 화투그림을 구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피고인이 화투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고지의 의무에 대한 현대미술계의 입장과 피고인의 평소 생각을 확인하는 순서로 피고인의 입장이 옳다는 점을 설명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화투그림을 구매한 진술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사과정에서의 진술을 보면 보시는 표와 같습니다. 모두가 한결같이 화투라는 소재의 독창성을 피고인이 그림을 구매한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일부 구매자는 ‘잘 그렸다기보다 독특하다, 조영남이 그림을 잘 그린다기보다는 특별한 면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하여 피고인이 그림 그리기 능력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음을 명확하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단순히 갤러리 관계자의 추천이나 지인의 추천으로 화투그림을 구매하였다고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구매자들의 진술을 보면 검사의 주장과 달리 화투그림을 산 사람들은 잘 그린 그림이어서 산 것이 아니고 화풍이 좋은 그림을 구입한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이들의 구매 이유로는 화투를 소재로 하고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아이디어가 담긴 피고인 조영남의 작품이라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즉, 구매자들이 피고인의 친작이라고 착각해서 화투그림을 구입하였다는 검사의 단정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피고인은 화투그림에 어떠한 철학을 담고자 한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2003년도에 출판된 ‘태극기는 바람에 펄럭인다’는 피고인의 저서의 내용과 피고인의 2007년도 언론 인터뷰 내용입니다. 피고인은 ‘화투장에 담긴 한국의 투박한 색상과 무속적인 의미에 주목하게 되었다, 화투를 일본 문화라고 배척하면서도 우리는 상갓집에서 밤새 화투를 친다, 이런 이중성, 모순, 패러독스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우리 사회의 이중성, 모순 등을 없애자는 생각을 화투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하여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피고인이 그린 화투그림의 본질인 것입니다. 구매자들도 이러한 화투그림의 본질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피고인의 화풍이 좋다거나 피고인의 친작이라고 착각하여 구매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으로 고지의무에 대한 입장 차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회화의 본질에 대한 대립적인 시각이 결국 고지 의무에 대해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검사의 시각은 회화의 본질은 뛰어난 그리기 기술로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캔버스로 담아내는 것으로 이해를 해서 구매자도 이를 화화의 본질로 중시하므로 당연히 친작 여부에 대한 고지의무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고인의 시각은 화화의 본질에 대한 견해는 변하였고, 누가 만들었느냐보다 어떤 콘셉트를 가지는 작품이냐가 중요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미술에 있어서 잘 그리는 것은 그 자체로 예술의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의 일부를 구성하는 빌려 쓸 수 있는 손기술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친작 여부에 대한 고지의무를 일반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회화의 본질에 대한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입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입니다. 데미안 허스트의 1,400여점의 그림 중 데미안 허스트가 직접 그린 그림은 25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데미안 허스트는 ‘나는 조수들이 나보다 훨씬 뛰어난 그리기 솜씨를 가지고 있다’라고 하면서 빼어난 실력이 조수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제프쿤스의 ‘입술’이라는 작품입니다. 제프 쿤스는 ‘나는 기본적으로 개념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리적으로 제작에 참여하지 않는다, 필수적인 기술이 없어서 최고의 사람들에게 간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앤디워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같이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들은 모두 피고인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조수의 사용 여부나 화화의 본질에 대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데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고인은 2007년도에 출판한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이라는 저서에서 백남준이 선물한 ‘위대한 점프’라는 소제목 아래 ‘우리의 미술계가 짧은 시간에 18세기 낭만주의에서 20세기의 포스트모더니즘 단계로 비약적인 도약을 하였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즉, 피고인은 우리 미술계가 현재 짧은 시간에 비약적 발전을 하다 보니 동일한 시공간에 고전적인 회화에서부터 그 반대편에 서 있는 팝아트 개념 미술 등 생소한 회화의 영역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피고인의 분석은 이 사건만 보더라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보입니다. 상반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창작의 개념을 섣불리 획일적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작가 각자의 창작활동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피고인의 생각입니다. 창작의 본질이나 작가의 역할에 대해 피고인은 평소 ‘미술에는 어떤 정형적인 형식이 없다, 작가의 철학을 작품에 잘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수의 도움을 받아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TV 방송에서도 조수의 도움을 받는 사실을 공개하였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지인, 기자, 갤러리 관계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조수가 피고인의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는 장소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만약 피고인이 작품 구매자가 피고인에게 화투그림을 100% 직접 그렸는지를 물었다면 피고인은 당연히 조수의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다고 사실 그대로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피고인에게는 구매자를 착오에 빠뜨리려고 하는 인식이나 의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고지의무의 인정 여부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현대 미술에서는 미술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모든 견해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고전적 시각만을 중시하여 일반적으로 고지의무를 인정한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회화의 전통적인 개념을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현대미술에서는 원칙적으로 작가가 조수의 고용 사실을 고지할 의무는 부담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예외적으로 직접 그렸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거나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는 고지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의 화투그림이 전통적인 화화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나 피고인의 화투그림을 구매한 사람들이 구매 이후로 소재의 독창성과 피고인의 철학에 대한 동의와 공감을 들고 있는 점, 그리고 이 사건 구매자들이 갤러리를 통해서 구매를 하였거나 지인의 추천으로 구매하였다는 점과 피고인이 방송, 주변 지인, 기자, 화구 용품점 등에 조수와 작업한 사실을 알려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고지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볼 수는 전혀 없습니다.
다음으로 예술 분야에 대한 사법심사의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변호인으로서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의 아쉬움을 간략하게 말씀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술의 분야라고 해서 사법적 판단의 대상에서 제외할 수는, 제외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예술 분야에 대한 사법심사에서는 예술 분야의 관행, 개별적 사안의 특징을 세밀히 검토한 연후에 그에 대한 사법심사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사료됩니다. 이 사건과 같이 특히 형사재판에서 예술 분야가 다뤄질 때에는 섣부른 예단이 아닌 공정하고 충실한 수사권 행사를 통한 사실관계 조사가 이루어졌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보면 변호인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에는 그 수사의 개시 원인이 피해자의 고소가 아닙니다. 즉, 피고인이 그림을 판매한 사람들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여 수사가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사건 피해자로 취급되고 있는 구매자들은 피고인이 화투라는 소재의 독창성을 구매요인으로 진술함으로써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기도 합니다. 수사의 개시 및 언론의 대대적 보도 이후에도 환불사태는 없었습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만한 상황이 있었는데도 이러한 부분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한 검사의 주장논리대로라면 피고인의 화투그림 일부를 그린 피고인의 조수들은 당연히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하는데 이들은 참고인으로 수사를 받고 있을 뿐 기소는 커녕 입건조차 되지 않은 이익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물론 검사의 수사 개시권과 소추재량권은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단서인 핵심적인 공범에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적 이익을 제공한 것은 소추재량의 남용에 해당하고, 사실 왜곡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점과 수사개시 단계에서 저작권법위반으로 인하여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가 성립한다는 논리였었는데 정작 공소사실에는 고지의무의 발생 근거로 저작권법은 적시하지도 못하고 있는 점, 이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은 예술 분야의 특성이나 관행, 구체적 사실관계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보다는 피고인에 대한 잘못된 섣부른 예단으로 수사가 진행되었고 그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지금에까지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법적, 예술적 의미에 대해서 간단히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법률적으로 화가에게 고지의무가 있다는 방식에 접근한 부진정부작위범에 대한 가벌성의 현저한 확대를 초래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검사의 주장대로라면 피고인뿐만이 아니라 갤러리 관계자들은 물론 피고인이 화투그림을 추천하였던 사람들도 모두 고지의무 위반행위로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게 됩니다. 즉, 이 사건 검사의 주장은 불명확한 고지의 의무를 도구로 지나친 형벌권의 확대를 초래한다는 잘못이 있습니다. 또한 검사의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에서 사기 실행의 착수 시기도 불분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에 반함은 물론 피고인의 방어권을 형해화하는 위험한 일입니다.
이 사건이 유죄가 될 경우 국내 유명작가들은 물론 데미안 허스트, 무라카미 다카시 등 해외의 유명작가들도 국내에서만 사기죄가 성립되는 이상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국제사회에서 우리 미술계만 고립될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짧은 기간에 압축적인 발전이 있다 보니 이 사건과 같은 일이 있다고도 보여집니다. 다만, 다양한 사고는 사회를 공감하게 하는 것이고 대립되는 의견도 서로에 대한 존중을 통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사건은 우리 문화예술계가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자유롭고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여기에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분들과 같은 훌륭한 예술가들이 계속해서 출연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경청하여 주신 대법관님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면서 회한으로 진실을 살피시어 피고인들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무죄를 확정하여 주시기를 간청 드립니다.
마치겠습니다.

○ 대법관 권순일
수고하셨습니다.
양측의 최종 변론을 들었습니다.
이제는 피고인들의 최종 진술을 듣겠습니다.
조영남 피고인, 일어나시죠.
재판을 마치려고 하는데 피고인께서 최종적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면 진술하시기 바랍니다.

○ 피고인 조영남
존경하옵는 대법관님께 올립니다. 편지 읽겠습니다, 써온 것.
먼저 지난 5년간 이런 소란을 일으킨 것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평생 가수생활을 해왔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다녔던 용문고등학교 때 미술부장을 지냈을 만큼 미술을 좋아했고, 미술을 좋아하는 만큼 50년 넘게 그림, 특히 현대미술을 독학으로 연구한 끝에 세계적인 미술축제인 광주 미술비엔날레에서 ‘화수 45년’전을 비롯, 예술의 전당 초대전, 성북미술관 등에서 40여 차례에 걸쳐 전시회를 펼쳐오면서 어느덧 화투를 그리는 화가로 알려지게도 되었습니다.
제가 화투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워홀이 평범한 코카콜라병을 있는 그대로 그려 크게 성공한 것을 착안, 저 또한 우리 국민에게 가장 대중적인 놀이기구인 화투를 찾아내서 그것을 팝아트로 옮겨낸 것입니다. 세밀한 화투를 그리면서 조수도 기용하게 되었고 저는 조수와 함께 작업하는 모습을 틈틈이 TV로도 보여줬습니다. 그게 저의 작업방식을 누구에게나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법관님, 저는 한양음악대학교 2학년, 서울음악대학교 3학년까지 다녔습니다. 그리고 현대미술을 동시에 공부하면서 특이한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것은 음악과 미술이 똑같은 예술임에 분명한데 그것의 실현방법에서는 음악과 미술이 정반대로 구사된다는 특이한 사실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음악에서는, 물론 현대음악은 많이 다르지만 적어도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식의 음악에서는 반드시 엄격한 형식과 규칙이 요구된다는 사실입니다. 음정이나 박자는 매우 정교한 수학적 수치로 분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성악이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같은 기악의 경우에도 각자 악기에 따른 방법과 규칙대로 연주해야만 올바른 음악이 성립된다는 얘기입니다.
그에 반해서 미술은 놀랍게도 아무런 규칙이나 방식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대미술은 100% 자유와 창의력의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이후 현대미술의 문법은 몽땅 해체되었고 바뀌었다는 의미입니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도 되고, 그림액자를 끼워서 캔버스를 주문해도 되고, 그런 것은 아무 상관없습니다. 피카소나 반고흐가 ‘그림을 이렇게 그려라, 그림은 이렇게 그리는 것이다’ 그런 말을 단 한번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현대미술은 붓으로 그려도 되고, 붓 대신 그냥 물감을 잭슨 폴록처럼 뿌려도 훌륭한 작품이 됩니다.
존경하는 대법관님! 저의 화투그림은 화투를 어떤 방식으로 그렸느냐보다 그림마다에 달린 제목에 주목해 주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소된 그림들은 전부 한국인의 온갖 애환이 깃든 화투를 제가 아름다운 꽃으로 상정, 그 꽃이 바로 극동지역에서, 즉 대한민국에서 왔다는 의미를 담은 'THE FLOWER FROM FAR EAST, 극동에서 온 꽃‘, 또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20끗짜리 화투 5장을 올려놓고 ‘ALWAYS GLORY, 항상 영광’ 화투 48장중에서 가장 홀대받는 4흑싸리 넉 장을 올려놓고 ’HARD TO BE HUMBLE, 겸손은 힘들어‘ 4흑싸리 화투를 무더기로 펼쳐놓고 그 들판 위에 파수꾼처럼 당당하게 위용을 자랑하는 팔공산 20끗에 달린 제목은 현재 미국 현대소설의 선각자 J. 샐린저의 ‘CACHER IN THE RYE, 호밀 밭의 파수꾼’, 이렇듯 저의 미술은 개념미술에 가깝기 때문에 그림을 잘 그리느냐, 못 그리느냐 논란을 벌이는 것은 사진기술이 등장하기 훨씬 전 옛날 미술개념으로 느껴질 뿐입니다.
존경하는 대법관님! 저는 지난 5년간 저의 사건을 통해서 직접 체험해 본 저의 느낌은 대한민국 법체계가 너무도 우아하고 완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법관님! 저는 남은 인생을 갈고 다듬어 더 많은 겸양을 실천하고 사회에 보탬되는 참된 예술가가 될 수 있도록 살펴주시기를 우러러 청합니다. 오늘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대법관님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말을 올리고 끝으로 한 마디만 더 드리겠습니다.
옛날부터 어르신들이 화투를 가지고 놀면 패가망신한다고 그랬는데 제가 너무 오랫동안 화투를 가지고 놀았나봅니다.
존경하는 대법관님! 부디 저의 결백을 가려주십시오.
고맙습니다.

○ 대법관 권순일
다음으로 장호찬 피고인 최후 진술 하시기 바랍니다.

○ 피고인 장호찬
장호찬입니다.
2013년부터 조영남 선생님 매니저를 했었는데요. 선생님은 노래 부르는 것보다 미술 이야기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더 많이 하셨고 더 좋아하셨습니다.
지금도 조영남 선생님 참 존경하고요. 선생님이 억울함 없이 이 일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대법관님 현명한 판결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법관 권순일
이상으로 변론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판결 선고 기일은 나중에 따로 결정하여 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대법원 제1부는 2020. 5. 28.(목) 아래 사건의 공개변론을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공개변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8도13696 사기 (재판장 대법관 박정화, 주심 대법관 권순일)
[재생시간 : 1시간 51분 5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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