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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5. 11. 12.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15-11-17


○ 재판장 대법원장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보도진들은 촬영을 멈춰주시기 바랍니다.
2015도6809호, 살인 등, 피고인 이준석 외 14명.
상고인은 피고인들과 검사입니다.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첫째로 피고인 이준석, 강원식, 김영호, 박기호에 대해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 두 번째로 수난구호법 제18조 1항 단서 위반죄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2 위반죄에 있어서 범행주체에 조난사고의 원인을 스스로 제공하여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도 포함되는지 여부입니다.
먼저 피고인 이준석, 강원식, 김영호, 박기호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 부분에 관해서 보겠습니다.
먼저 이론에 관해서 살펴보면, 특정한 행위를 하지 않은 부작위가 형법적으로 형법적인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행위자가 그 결과발생을 회피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행위를 현실적ㆍ물리적으로 행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아니하였다고 평가될 수가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살인죄와 같이 일반적으로 작위를 내용으로 하는 범죄를 부작위에 의하여 범하는, 이른바 부진정 부작위범의 경우에는 보호법익의 주체가 스스로의 힘으로 법익침해위협에 대처할 능력이 없고, 부작위행위자에게 법익을 보호해줘야 될 법적 작위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위행위자가 그러한 보호적 지위에서 법익 침해를 일으키는 사태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작위의무의 이행으로 결과를, 결과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어야 그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법익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는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수가 있습니다. 또한 부진정 부작위범의 고의는 법익침해의 결과발생을 방지할 법적 작위의무를 가지고 있는 자가 결과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음을 예견하고서도 그 결과발생을 용인하고 이를 방관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으로 족한 것이고, 이러한 예견 또는 인식은 불확정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미필적인 고의로써도 인정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위의무자에게 이러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작위의무자의 진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작위의무의 발생 근거, 법익침해의 태양과 위험성, 작위의무자가 법익침해에 대해서 사태를 지배하는 정도, 요구되는 작위의무의 내용과 그 이행의 용이성, 부작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부작위의 형태와 결과발생 사이의 상관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 선장의 권한이나 의무, 해운의 상명하복 체계 등에 관한 해사안전법이나 선원법의 규정들은 모두 선박의 안전에 관한 포괄적이고 절대적인 권한을 선장에게 부여하고, 그를 수장으로 하는 지위명령체계를 통해서 선박의 위험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극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선장은 선박의 총 책임자로서 선박공동체가 위험에 직면할 경우에 그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구조계획을 신속히 수립하고 선장의 권한을 적절히 행사하여 선박공동체 전원의 안전이 종국적으로 확보될 때까지 적극적ㆍ지속적으로 구조조치를 취할 법률상의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선장이나 승무원은 수난구호법 제18조 1항 단서에 의해서 조난된 모든 사람에 대한 구호조치의무를 부담하고, 그 외에 해당 선박의 여객운송계약에 따라서 승객의 안전에 대해서도 계약상 보호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모든 승무원은 선박 위험시 서로 협력하여 조난된 승객이나 다른 승무원을 적극적으로 구조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서 우선 피고인 이준석의 살인 및 살인미수의 점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이 사건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이준석은 선장으로서 적극적으로 선내 대기 상태에 있는 승객 등이 사망하지 않도록 방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퇴선 여부와 그 시기, 방법을 결정하는 것과 같이 승객의 인명구조를 위한 조치를 지휘ㆍ통제할 수 있는 법률상ㆍ사실상 유일한 권한을 가진 지위에 있었으므로 당시 사태 변화를 지배하고 있었다고, 지배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것입니다. 특히 적절한 시점의 퇴선의 대비한 대피명령이나 퇴선명령만으로도 상당수 피해자의 탈출과 생존이 가능하였고, 이러한 조치는 조타실 내의 장비이용 등 손쉬운 방법으로 충분히 이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 이준석은 적어도 승객 등이 침몰하는 세월호 선내에 계속 대기하다가 탈출 자체에 실패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는 상황만큼은 쉽게 방지할 수 있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 이준석은 승객들에게 선내 대기명령을 내린 채 침몰 직전까지도 그 대기명령에 따라 선내 대기 중인 승객들을 퇴선시키는 아무런 조치도 취함이 없이 그 자신은 몇몇 선원 등과 함께 해경 경비정으로 퇴선해버려서 결국 승객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이러한 퇴선 조치의 불이행은 승객들을 적극적으로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평가가 됩니다. 그렇다면 피고인 이준석의 부작위는 작위에 의한 살인의 실행행위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나아가 피고인 이준석은 승선경험이 풍부한 선장으로서 지체할 경우에 자신의 명령에 따라 선내 대기 중인 승객들이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였음에도 구조 세력의 퇴선요청마저 묵살하고 승객 등을 선실 내에 대기하도록 내버려둔 채 먼저 퇴선하였으므로 이는 선장의 역할을 의식적이고 전면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특히 피고인 이준석은 자신이 퇴선하기 직전이라도 쉽게 퇴선 상황을 알려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음에도 그것마저도 하지 아니한 채 퇴선하였고, 그 후에도 해경에게 선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등 승객의 안전에 대해 철저하게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승객들의 탈출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져 가는 상황을 그저 방관만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피고인 이준석의 이와 같은 행태는 자신의 부작위로 인해서 승객 등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고서도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부작위에 의한 살인에 미필의 고의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이준석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죄를 인정한 것은 정당하므로 피고인 이준석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피고인 강원식, 김영호, 박기호의 살인 및 살인미수의 점에 관해서 보겠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강원식, 김영호, 박기호는 비록 간부 선원이기는 하나 선장의 실행 지휘에 따라서 승객들의 이동과 탈출을 도와주는 임무를 수행하는 보조자이므로 승객 등의 퇴선을 위한 선장의 아무런 지휘명령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 현장에 미리 가서 추가지시에 대비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선장과 마찬가지로 승객 등의 사망 결과에 이르는 사태를 지배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선박 위험시 퇴선은 선박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극단의 조치이므로 그 필요성이나 시기ㆍ방법 등은 총 책임자인 선장의 전문적인 판단과 지휘에 따라야 하는 것이고, 다른 선원들이 함부로 이를 방해하거나 간섭할 수 있는 성질도 아닙니다. 따라서 비록 피고인 강원식, 김영호, 박기호가 퇴선 조치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식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선장의 지위체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장의 전문적인 판단과 지위체계를 무시하면서까지 퇴선조치를 독단적으로 강행하여야 할 만큼 하는 상황이라고 인식할 수 있었다고는 단정할 수가 없습니다. 나아가 피고인 강원식, 김영호, 박기호는 나머지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구조요청을 하면서 대기하다가 해경 등 구조세력의 구조작업이 개시된 후에 해경의 구조유도에 따라서 퇴선하였으니 나머지 피고인과 달리 유기의 고의를 넘어서 살인의 고의로 피고인 이준석의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피고인 강원식, 김영호, 박기호에 대한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수난구호법 제18조 1항 단서 위반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2 위반죄의 범행주체에 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수난구호법 제18조 1항은 구조대상을 조난된 선박이 아니고 조난된 사람으로 명시하고 있고, 제2조 제4호에서 조난사고가 다른 선박과의 충돌 등 외부적 원인 외에 화제, 기관고장과 같이 해당 선박 자체의 내부적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이라고 하더라도 구조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구조업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이 조난된 사람의 신속한 구조를 목적으로 하는 수난구호법 입법 취지에 부합합니다. 따라서 수난구호법 제18조 단서의 조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에는 조난사고의 원인을 스스로 제공하여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편 관련 규정의 내용과 취지를 고려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2 위반죄는 선박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선박의 선장 또는 승무원이 수난구호법 제18조 1항 단서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반드시 선박간의 충돌사고나 조타상의 과실로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으로는 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주장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 밖에 이 사건의 상고이유로 삼은 유기치사상,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등 나머지 공소사실이나 양형 등에 관한 원심의 판단도 모두 정당한 것으로 인정이 됩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피고인 강원식, 김영호, 김영호의 살인 및 살인미수 무죄판단 부분에 대한 대법관 박보영, 김소영, 박상옥의 반대의견과 수난구호법 위반, 유기치사상,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의 각 유죄 부분에 대한 대법관 이상훈, 김용덕, 김신, 조희대, 이기택의 반대의견이 있고, 살인 및 살인미수 판단 부분의 다수의견에 대해서 대법관 이인복, 이상훈, 조희대의 보충의견, 또 수난구호법 위반 유죄판단에 관한 다수의견에 대해서 대법관 김소영, 박상옥의 보충의견이 각 있습니다.
먼저 피고인 강원식, 김영호의 살인 및 살인미수 무죄판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의 요지는 피고인 강원식, 김영호는 선장에 준하는 간부 선원들로서 사고 당시 피고인 이준석이 선장으로서의 인명구조의 의무를 전면적으로 포기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임을 인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승객 등의 사망결과를 직접적으로 용이하게 저지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하였으니 그들도 역시 부작위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그다음 수난구호법 위반, 유기치사상,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유죄판단 부분에 반대의견의 요지는 수난구호법 제8조 제1항 단서는 같은 항 본문의 예외라는 규정의 형식, 형벌법규 해석의 엄격성 등에 비추어 볼 때 단서 조항의 조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은 그 본문의 요건을 충족하는 주체가 될 수 있어야 하는데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은 이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과 같이 조난된 선박의 선장이나 승무원은 수난구호법 제18조 1항 단서 위반죄 범행주체가 될 수 없고, 나아가 그 단서 조항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2 위반죄나 이를 근거로 하는 유기치사상죄의 법률상 보호의무도 인정될 수가 없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해서 주문과 같이 판결을 합니다.
이상으로 판결선고를 마치겠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 11. 12. 아래와 같은 사건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대법원 2015도6809 살인 등 사건(재판장 대법원장 양승태, 주심 대법관 김소영) [판결문]
[재생시간 : 14분 4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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