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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9. 11. 21.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19-11-22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 행정사건의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2015두49474 제재조치명령의취소 사건입니다.
원고, 상고인 재단법인 시민방송, 피고, 피상고인 방송통신위원회입니다.
원고 재단법인 시민방송은 시청자가 제작하는 영상물을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사업자로서, 시청자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백년전쟁-두 얼굴의 이승만’과 ‘백년전쟁-프레이저 보고서(제1부)’를 수십 회 방송하였습니다. 피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사건 방송이 구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상 객관성, 공정성 및 사자 명예존중 조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를 명령하였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제재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제1심과 원심에서 모두 패소한 후, 이에 불복하여 이 사건 상고를 제기하였습니다.
상고심 재판의 주된 쟁점은, 이 사건 방송이 심의규정상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 조항과 사자 명예존중 조항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방송이 심의규정상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 조항과 사자 명예존중 조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다수의견입니다.
먼저 이 사건 방송이 심의규정상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 조항을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봅니다.
방송내용이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심의할 때에는 매체별, 채널별, 프로그램별 특성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이 사건 방송은 공적 인물과 공적 관심 사안을 다룬 역사 다큐멘터리로서, 시청자가 제작하였고, 유료 비지상파 방송매체이자 시청자 제작 영상물 전문 채널을 통해 방송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방송의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 심사를 할 때에는 이와 같은 매체별, 채널별, 프로그램별 특성을 반영하여, 무상으로 접근 가능한 지상파방송이나 방송사업자가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 또는 보도 프로그램과 달리, 상대적으로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함이 타당합니다. 여기서 심사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은, 결국 심의규정상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 유지의무 위반을 엄격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심의규정상 방송의 ‘객관성’이란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증명 가능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있는 그대로 가능한 한 정확하게 사실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건 방송의 내용은 사료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 구성이나 인터뷰 대상자의 지위 및 경력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방송이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은 기존에 입론된 역사적 사실과 그 전제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한 정도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심의규정상 방송의 ‘공정성’이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전달할 때 편향적으로 다루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제작자의 관점과 다른 의견을 모두 반영한 역사 다큐멘터리만 방송해야 한다면, 주류적 통념에 대한 의문이나 의혹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는 방송에서 다루기 힘들 뿐만 아니라, 자칫 역사적 관점에 대한 단순한 나열에 그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방송은 사실상 주류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해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다양한 여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므로, 그 자체로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심의규정상 방송의 ‘균형성’이란 관련 당사자나 방송 대상의 사회적 영향력, 사안의 속성, 프로그램의 성격 등을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균등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평하게 다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역사 다큐멘터리의 경우, 방송의 균형성을 선거방송이나 보도방송과 같이 하나의 프로그램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나 관점에 대해 각각 동등한 정도의 기회를 기계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 방송이 시청자 제작 프로그램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의견을 가진 시청자에게 접근 가능한 방송 기회가 보장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할 것입니다. 이 사건 방송과 관련 있는 다른 당사자에게도 원고의 채널이나 관련 제도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결국 이 사건 방송이 진실을 왜곡하거나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지 아니하여 심의규정상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 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 방송이 심의규정상 사자 명예존중 조항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봅니다.
이 사건 방송내용은 표현 방식이 다소 거칠고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있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외국 정부의 공식 문서와 신문기사 등의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서, 방송 전체의 내용과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므로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습니다. 나아가 이 사건 방송은 공적 인물과 관련된 공적인 관심 사안을 다루고 있고,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대한 논쟁과 재평가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적 자료 등을 기초로 하였다는 점에서 진실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입니다.
결국 이 사건 방송은 사자 명예존중을 규정한 심의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거나, 심의규정에 의하여 제재조치를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방송의 매체별, 채널별, 프로그램별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방송이 심의규정상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 유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사자 명예존중 조항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심의규정상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 심사에 관한 법리와, 사자 명예존중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충분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이 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과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김상환의 보충의견,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박상옥의 보충의견이 각각 있습니다.
그중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투는 이 사건에서,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매체별, 채널별, 프로그램별 특성을 고려하여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처분사유의 존재에 관한 피고의 증명책임을 강화하거나 제재처분의 수위를 결정할 때 감안하라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완화된 심사기준’이라는 개념을 새로이 상정하지 않더라도 취소소송의 확립된 법리 안에서 충분히 그 취지가 반영될 수 있습니다.
다수의견에 따를 경우, 선별되고 편향된 일부 자료만을 근거로 특정 역사적 인물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내용의 방송이라 하더라도, ‘역사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을 취하기만 하면 아무런 방송법상 제재조치를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어 부당합니다. 이 사건 방송이 근거로 내세운 자료들은 객관적이라거나 동시대의 사료로서 검증받은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역사적 인물인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다양하고 방대한 자료들 중 제작 의도에 부합하는 것들만 선별한 것이고, 선별된 자료들 중에서도 제작 의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내용은 누락하였으며, 제작 의도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부 내용만을 발췌ㆍ편집하여 마치 그것만이 유일한 사실인 것처럼 꾸몄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자료의 번역은 오역을 가장하여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성ㆍ균형성의 요구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 방송은 제작 의도와 다른 의견은 전혀 소개하지 아니하여 관점의 다양성이 결여되었습니다. 이 사건 방송은 제작 의도에 부합하는 부분만을 발췌하여 마치 그 부분만이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방영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송내용은 공익과는 무관하게 주로 이승만, 박정희 개인의 인격을 훼손하려는 악의적 목적이나 동기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합니다. 이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심의규정 제20조 제2항은 행정형벌의 구성요건 조항이 아니라 행정제재의 대상이 되는 의무조항일 뿐입니다. 따라서 제작자의 사자 명예훼손에 대한 고의 여부를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에서 인정한 사실을 바탕으로 이 사건 방송의 내용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만 살펴보면 됩니다. 심의규정 제20조 제3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방송내용이 진실한 사실이어야 하는데, 이 사건 방송은 객관의무에 위반되어 사실로 볼 수 없습니다. 또한 특정인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두고 ‘진실한 사실’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이 사건 방송은 방송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객관성ㆍ공정성ㆍ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사자 명예존중 의무도 준수하지 못하였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 11. 21.(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5두49474 제재조치명령의취소 (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김선수)
[재생시간 : 11분 1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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