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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9. 10. 23.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19-10-25

다음으로 지난 5월에 공개변론을 하였던 2016년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사건의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민법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고, 이러한 추정을 번복하려면 친생자가 아님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야 하며, 친생자로 추정받는 자녀에 대하여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로써 그 친생자 관계를 부정하는 소송은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일단 친생자로 추정되면, 친생자가 아님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로써만 번복이 가능하고,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제기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이 사건의 경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혼인관계에 있던 아내가 남편의 동의를 얻어 제3자의 정자로 인공수정을 하여 임신하는 등으로 남편과는 혈연관계가 없는 자녀들을 출산하였습니다. 그 후 남편은 아내와 이혼하였고, 자녀들을 상대로 친생자 관계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원심은, 첫째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이라고 하더라도 남편이 동의한 이상 그 자녀는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된다고 보고, 둘째 남편과 자녀의 유전자형이 달라 혈연관계가 없음이 밝혀진 이상 친생추정의 예외가 인정되지만, 유효한 양자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아, 남편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은 모두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남편이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에 따라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하여 인공수정 자녀를 출산한 경우, 그 자녀를 민법 규정에 따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할 수 있는지 문제됩니다. 둘째,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하여 혈연관계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 경우, 친생자 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가 인정되는지 문제입니다. 이러한 쟁점에 관하여 지난 5월 22일 공개변론에서 치열한 공방이 있었고, 각계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도 민법상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되어 남편의 자녀로 추정되고,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이 밝혀지더라도 여전히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다수의견입니다.
먼저 인공수정 자녀에 대하여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되어야 하는 이유에 관하여 봅니다. 민법의 친생추정 규정은 문언상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자녀에 대해서 친생추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헌법은 개인의 자율적 의사와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인공수정 자녀를 둘러싼 가족관계도 이러한 헌법에 기초하여 형성된 것이므로 다른 자녀와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출생과 동시에 안정된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자 한 친생추정 규정의 취지는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도 유지되어야 합니다. 자녀의 복리는 친자관계의 성립과 유지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자녀의 복리를 지속적으로 책임지는 부모에게 인공수정 자녀와의 신분관계를 귀속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적으로 보더라도 인공수정 자녀는 부부의 자녀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므로 이를 법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타당합니다. 나아가 남편의 동의는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주요한 근거가 되므로, 남편이 나중에 자신의 동의를 번복하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남편의 동의를 받아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하여 출생한 인공수정 자녀는 친생추정 규정에 따라 그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됩니다. 결국 그 남편이 자녀를 상대로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합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 어떠한 잘못이 없습니다.
다음으로 혈연관계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친생추정이 미치는 이유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혈연관계 유무를 기준으로 친생추정 규정이 미치는 범위를 정하는 것은 민법 규정의 문언에 배치될 뿐 아니라, 친생추정 규정을 친자관계 설정에 관한 기본 규정으로 삼고 있는 민법의 취지와 체계에 반합니다. 혈연관계 유무를 기준으로 친생추정 규정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정하게 되면, 제3자가 가정 내부의 내밀한 영역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는 결과를 피할 수 없어 헌법과 친생추정 규정의 취지에 반합니다. 법리적으로 보아도, 혈연관계 유무는 친생추정을 번복할 수 있는 사유는 될 수 있지만,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유전자형이 다르다는 점이 밝혀졌더라도 아내가 혼인 중 임신·출산한 자녀는 여전히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됩니다. 결국 남편이 친생자 추정을 받는 자녀를 상대로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부적법합니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남편의 소가 부적법하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김상환의 별개의견, 대법관 민유숙의 별개의견 및 반대의견이 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김상환의 별개의견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 자녀는 민법의 친생추정 규정이 전제 또는 예상한 상황이 아니므로, 이러한 경우에 친생추정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인공수정 자녀의 친자관계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는 친생추정 규정의 적용 여부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헌법 규정과 다른 법령과의 관계, 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가치와 사회 일반의 보편적인 법의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분쟁해결기준을 형성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혼인 중 남편과 아내의 의사가 합치되어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하는 인공수정 시술에 동의함으로써 자녀가 출생하였다면, 그 자녀는 그 자체로 부부의 ‘친생자’로 보아야 하고, 나아가 남편과 아내의 합치된 의사와 시술에 대한 동의를 사후적으로 번복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다음으로 친생추정의 예외 관련하여, 이른바 외관설을 취한 기존의 판례는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친생추정의 예외 인정 문제는, 규정이 도입된 이후의 상황 변화, 관련 민법 규정의 개정 경과, 자녀의 복리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친자법의 이념, 관계되는 헌법상 가치의 형량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남편과 자녀 사이에 혈연관계가 없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그들 사이에 사회적 친자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거나 파탄된 경우에만,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하여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관 민유숙의 별개의견 및 반대의견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인공수정 자녀에 대하여 민법상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문제에 관하여, 그러한 친생추정 규정의 적용을 정당화하는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친생추정 규정은 모든 인공수정이 아니라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를 받아 제3자의 정자로 인공수정을 한 경우’에 한정하여 적용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나아가 남편이 인공수정에 동의한 경우에는 민법 제852조가 유추적용되어 더 이상 친생자 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다음으로 친생추정의 예외 인정 관련하여, 친생추정 규정을 둘러싼 제반 환경의 변화와 개정된 민법 취지 등을 참작하면, 일정한 요건 하에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해 온 종래 대법원 판례를 확대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동거의 결여뿐만 아니라 ‘아내가 남편의 자녀를 임신할 수 없었던 것이 외관상 명백하다고 볼 수 있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친생추정의 예외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상으로 오늘의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 10. 23.(수)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6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김재형)
[재생시간 : 9분 5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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