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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0.11.19.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20-11-27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 2020도5813 상해 등 사건입니다.
상고인은 피고인입니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공연히’라는 말에서 보듯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이 요구됩니다. 이제까지 대법원 판례는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한 경우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명예훼손죄의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러한 전파가능성 법리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유지할지 여부입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 판례는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인 측면에 비추어 여전히 타당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다수의견입니다.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전파가능성의 구체적·객관적인 적용기준을 세우고, 적시의 상대방과 피고인이나 피해자와의 관계에 따라 전파가능성을 부정하는 등 판단기준을 유형화하여 전파가능성 법리를 적용함으로써 공연성을 엄격하게 인정해 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파가능성 유무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그 적용에 자의가 개입될 수 있고, 결과책임을 인정한다는 비판은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대한 타당한 비판이 될 수 없습니다.
명예훼손죄는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침해의 결과를 요하지 아니하고 명예를 훼손할 위험성이 발생한 것으로 족한 이상, 소수의 사람에게 발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초래한 경우에도 공연히 발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연성의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므로, 시대 변화나 정보통신망의 발달에 따라 그 개념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대부분의 의사표현이 이루어지고, 이를 이용한 명예훼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망의 특성은 비대면성 등을 그 본질적 속성으로 하는 정보유통과정으로서, 정보의 무한 저장, 재생산 및 전달의 용이성으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행위 상대방’의 범위와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명예훼손 내용을 소수에게만 보냈음에도 행위 자체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형성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행위에 대하여, 상대방이 직접 인식하여야 한다거나 특정된 소수의 상대방으로는 공연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법리를 내세운다면 해결기준으로 기능하기 어렵게 됩니다. 오히려 특정 소수에게 전달한 경우에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 대한 전파가능성 여부를 가려 명예가 침해될 일반적 위험성이 발생하였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인 공연성 판단에 부합되고, 공연성의 범위를 제한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 뒷길에서 피고인의 남편과 피해자의 친척이 듣는 자리에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친척과 피해자의 친분 정도나 적시된 사실이 피해자가 공개하기 꺼려하는 개인사에 관한 내용인 점을 고려할 때, 피해자의 친척이라는 사정만으로 전파가능성이 부정될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이 단지 피해자를 모욕하기 위하여 공개된 장소에서 큰 소리로 말하여 다른 마을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였던 것이므로, 피고인의 발언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른 것으로 거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습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선수의 반대의견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민유숙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그중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파가능성 법리는 명예훼손죄의 가벌성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여 죄형법정주의에서 금지하는 유추해석에 해당하고,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침해하여 행위자에 대한 결과책임을 됩니다. 전파가능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체적 적용에 자의가 개입될 소지가 크고, 전파가능성 개념은 공범의 법리를 오인한 결과이며, 이를 통하여 공연성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외국의 입법 추세와도 동떨어집니다. 따라서 전파가능성 법리를 적용하여 공연성을 긍정해 온 대법원 판례는 전부 변경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명예훼손죄를 제외한 나머지 상해와 폭행 부분에 관하여는 원심 판단에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습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상으로 오늘의 선고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11.19.(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20도5813 상해 등 (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김재형)
[재생시간 : 5분 5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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