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영상

대법원의 허가 없이 선고 영상을 복제, 재가공, 전송, 배포하는 등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선고 영상 게시판 상세정보 표
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4.07.18.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24-07-23
○ 재판장 대법원장 2023두36800 보험료부과처분취소 원고 □□□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의 직장가입자인 △△△은 자신이 다니던 직장을 통해 피고에게 동성 동반자인 원고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를 △△△의 피부양자로 등록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피고는 △△△에게 전화를 걸어 원고를 피부양자로 등록한 것이 착오였다고 설명한 후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킨 다음 원고에게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였음을 전제로 한 건강보험료 등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제1심과 달리 원심은 이 사건 처분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할 뿐 아니라 실체적 하자도 존재하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상고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처분에 사전통지절차 등을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와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 실체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먼저 절차적 하자의 존부에 관하여 봅니다.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내용을 포함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피고는 사전통지절차 등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다음으로 실체적 하자의 존부에 관하여 봅니다. 결론적으로 피고가 직장가입자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 즉 이성 동반자와 달리 동성 동반자인 원고를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고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에게 불이익을 주어 그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차별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다수의견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회보장제도인 건강보험의 보험자로서 가입자와 피부양자의 자격 관리 등의 업무를 집행하는 특수공익법인인 피고는 공권력을 행사하는 주체이자 기본권 보장의 수범자로서 헌법상 평등원칙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실현할 책임과 의무를 부담하므로 그 차별처우의 위법성이 보다 폭넓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건강보험이라는 특수한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한 피부양자 인정에서의 형평성 유지에 관한 것으로 건강보험제도와 피부양자제도의 취지, 목적 등을 떠나 생각할 수 없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령은 다른 사회보장 관계 법률들과 달리 피부양자인 ‘배우자’에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내부 지침을 마련하여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도 배우자에 준하여 피부양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국가 발전수준에 부응하고 사회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건강보험제도의 급여 수준과 비용 부담 등에서 형평성을 유지할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적법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성 동반자는 직장가입자와 단순히 동거하는 관계를 뛰어넘어 동거?부양?협조?정조의무를 바탕으로 부부공동생활에 준할 정도의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피고가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차이가 없습니다. 동성 동반자도 ‘동반자’ 관계를 형성한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여 스스로 보험료를 납부할 자력이 없는 경우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음에도 동성 동반자를 직장가입자와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로 그가 지역가입자로서 입게 되는 보험료 납부로 인한 경제적인 불이익을 차치하고서라도 함께 생활하고 서로 부양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전통적인 가족법제가 아닌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인 건강보험의 피부양자제도에서조차도 인정받지 못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를 침해하는 차별행위이고, 그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성 동반자에 대해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에 준하여 건강보험의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문제와 민법 내지 가족법상 ‘배우자’의 범위를 해석?확정하는 문제는 충분히 다른 국면에서 논의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한다고 해서 피부양자의 숫자가 불합리하게 증가한다거나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유의미하게 해친다고 볼 수 없고, 특별히 고려하여야 할 공익도 상정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40여 년간 건강보험의 피부양자제도가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시행되어 온 것과 마찬가지로 소득요건과 부양요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가족 결합의 변화하는 모습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 요구됩니다. 이상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의 결론에 관하여 봅니다. 원심은 이 사건 처분에 사전통지절차 등을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을 뿐 아니라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실체적 하자도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습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처분에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한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권영준의 별개의견과,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상환,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 대법관 권영준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그중 별개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험가입자가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험급여를 받는 것은 보험제도의 원칙적인 모습이고 누구를 피부양자로 인정하여 보험료 납부의무를 면제할 것인가는 선험적 또는 법리적으로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입법자가 광범위한 입법재량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배우자’는 이성 간의 결합을 본질로 하는 ‘혼인’을 전제로 하는데 ‘동성 간의 결합’에는 혼인관계의 실질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동성 동반자’를 배우자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이 피부양자 자격요건 중 신분요건으로서 혼인 및 가족관계의 핵심 개념인 ‘배우자’를 열거한 의미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현행법상 혼인으로 인정되거나 이에 준하여 보호받는지, 서로에게 법적으로 부양의무를 부담하는지 등에 관한 ‘동성 간 결합’과 ‘이성 간 결합’의 차이점은 두 집단의 공통점을 압도할 만큼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차이점입니다. 반면 ‘경제적 생활공동체’의 존재는 신분요건보다는 부양요건이나 소득 및 재산요건과 더 큰 관련성을 가지며 동일한 집단인지를 판단하는 국면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동성 동반자’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속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누구든지 ‘배우자’ 등의 신분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피부양자가 아닌 지역가입자로서 보험급여를 받게 된다고 하여 어떠한 법적 공백이나 모호함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동성 동반자가 피부양자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그의 기본권이 중대하게 침해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입법자가 광범위한 입법재량에 기하여 법률로써 정한 바에 따라 ‘동성 동반자’를 ‘배우자’와 달리 취급한 것을 두고 합리적 근거 없는 자의적인 차별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수의견은 헌법상 평등원칙을 매개로 사실상 법을 형성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권력분립이나 법치행정의 원칙 등과의 관계에서 이 사건은 법원이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법을 해석하는 것을 넘어서 법형성을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배우자’에 ‘동성 동반자’를 포함시키고자 한다면 입법이나 위헌법률심판제도를 활용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옳습니다. 피고는 ‘배우자’에 해당하지 않는 ‘동성 동반자’인 원고를 피부양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 사건 처분에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오늘 판결선고를 모두 마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4.07.18.(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재생시간 : 11분 3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