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인문학]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 마 녹지 마

트렌드에 주목하라

2020.08.06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 마 ♪ 녹지 마 ♬

뜨거운 태양 아래 걷다 보면 달콤한 팥을 얹은 시원한 빙수가 생각난다. 한입 가득 와그작 얼음을 씹으면 더위가 금세 가시는 팥빙수는 여름철의 빼놓을 수 없는 별미. 그 역사를 되짚어보자면 얼음의 역사와 같이 살펴봐야 한다.
일찍이 『삼국유사』에는 신라의 노례왕(서기 24∼57년) 때 이미 얼음 창고를 지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삼국사기』에는 지증왕 6년(505년)에 얼음 저장을 담당하는 빙고전(氷庫典)이라는 기관이 있었다고 적혀 있다. 이어 조선 시대에 와서는 얼음을 관리하는 관청이자 창고인 빙고(氷庫)가 들어섰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있었던 서빙고와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동빙고 그리고 창덕궁 안에 내빙고가 있었다고 한다. 이중 서빙고의 얼음을 잘게 부숴 화채를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데, 사실 지금처럼 팥을 곁들인 형태는 일제강점기에 전파됐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1869년 요코하마에 빙수 가게가 처음 문을 열었다는 기록에 이어, 1887년에는 빙수기가 최초로 특허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1876년 고종 때 일본을 다녀온 수신사 김기수는 기행서 『일동기유』에 일본 외무대신과의 만찬에서 디저트로 빙수를 먹은 소감에 대해 “마치 산과 같으며, 오색찬란한 빛깔을 띠는데 먹으면 달지만 서늘한 느낌”이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식 빙수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고, 이후 6ㆍ25전쟁을 통해 미군의 영향으로 우유와 연유, 초코시럽이 추가됐다. 1970년대부터 냉장고가 보급되자 제과점을 중심으로 팥과 젤리, 떡 등의 고명을 얹으며 점차 대중화된 빙수는 여름 디저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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