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에세이 1] 신체 활력을 유지하는 데 좋았던 경험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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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에세이 1   I   신체 활력을 유지하는 데 좋았던 경험 몇 가지

글 이장형 부장판사(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신체 활력을 유지하는 데
좋았던 경험 몇 가지

저는 2010~2012년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근무했고, 2022년부터 다시 진주지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진주지원을 떠날 때에는 다시 진주지원에서 근무할 기회가 있을지 저도 전혀 알 수 없었는데, 다시 같은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에서 인연의 오묘함을 느낍니다. 그러고 보니 2010년 <법원사람들>에 투고하고 나서, 대략 10여 년 만에 두 번째 투고를 하는 것이네요.
제 주변의 판사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가장 맘 편안히 쉴 수 있을 때가 이번 주에 선고가 예정된 사건의 판결문을 완성해놓은 이후라고 합니다. 물론 저도 그렇고요. 하지만 선고기일은 예외 없이 거의 매주마다 돌아오고, 판결문은 미처 다 완성하지 못하여 선고기일 연기를 반복하다 보면, ‘쉼’은 아주 잠깐이고 끊이지 않는 ‘일’에 치여 우리 몸과 정신은 늘 긴장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석판사 시절, 사건의 결론을 내리기 어렵거나 판결문이 잘 써지지 않을 때에는 강민구 부장님께서 소개해주신 108배를 해보니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머리에 몰린 뜨거운 피를 아래로 순환시켜주는 데 탁월하였습니다.
저도 제가 경험한 것들 중에 법원 가족분들께서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맨발 걷기
피가 맑고 깨끗해서 혈액순환이 잘 되면 병에 걸리지 않고 만성질환이라도 치유에 이른다고 합니다. 생활 속에서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는 방법을 하나 소개합니다. 바로 맨발로 땅(콘크리트나 아스팔트가 아니라 흙으로 뒤덮인 바로 그 땅을 말합니다)을 걷는 것입니다. 보통 ‘맨발 걷기’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어씽(earthing) 또는 그라운딩(grounding)이라고 합니다. 영어에도 맨발 걷기에 해당하는 표현이 있는 것을 보면, 외국에서도 맨발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 제법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맨발 걷기 전, 후의 적혈구 움직임을 비교한 영상(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음)을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합니다. 맨발 걷기 전에는 적혈구끼리 서로 뭉쳐있고 움직임도 느렸는데, 불과 10분 정도의 맨발 걷기만으로도 적혈구가 서로 분리되었고 움직임도 (약간 과장을 더하자면) 급류에 흘러가는 보트처럼 빨라진 것입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그 과학적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련 서적을 통해 이해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적혈구는 그 표면에 붙어 있는 시알산 때문에 음전하를 띠고 혈관벽도 시알산으로 코팅되어 음전하를 띠기 때문에 적혈구끼리는 서로 달라붙지 않고 적혈구가 혈관벽에 달라붙을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몸속 혈관을 전부 펴서 하나로 이으면 전체 길이가 12만km로 지구 둘레의 3배에 이를 정도인데,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그 긴 거리를 흐르는 혈액이 혈관벽과 스치면서 다량의 정전기가 발생합니다. 그 정전기로 인해 적혈구 표면의 전하에 이상이 생겨 양전하로 대전되는 적혈구가 생기고, 그 결과 음전하를 띠는 적혈구와 양전하를 띠는 적혈구가 만나면 서로 달라붙게 되는데, 이로 인해 혈액이 끈끈해집니다. 이를 해소하려면 제로볼트(zero volt)인 대지에 우리의 몸을 접촉함으로써 몸속의 정전기를 제거해 인체의 전위를 제로볼트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기기에 하는, 일종의 접지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손바닥을 흙에 대는 것도 동일한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니 맨발 걷기가 접지에는 제격입니다.
사실 현대인들이 주변에서 맨 흙길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농촌 지역의 길들도 대부분 포장된 상태이지요. 다만 아직 초등학교 운동장은 맨흙인 곳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리고 규모가 좀 큰 공원에는 흙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서울숲, 선정릉, 분당의 중앙공원, 수서역 인근 대모산 등산로도 맨발 걷기 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은 맨발 걷기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사실 가장 효과가 좋은 곳은 해안가 모래사장입니다. 해수욕을 하거나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한 뒤 노곤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지 않은가요. 운동량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몸의 정전기가 빠지고 난 후 혈류가 엄청 좋아져서 느끼는 노곤함일 것입니다.
맨발 걷기를 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주위의 시선, 그리고 발에 상처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우선, 내 건강을 위하는 데 남의 시선까지 신경 쓰지는 말도록 합시다. 바닥에 깨진 유리나 튀어나온 못 조각이 있는 경우 발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가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맨발 걷기를 하다 보면 시선을 거의 발 쪽에 두게 되므로 그러한 장애물은 피해 가면 됩니다. 대신 뾰족한 잔돌을 밟아 발바닥이 고통스러웠던 적은 있는데, 밟는 순간 바로 알게 되므로 체중을 다 싣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하루에 10분에서 30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맨발 걷기를 마치고 나면 물티슈로 발바닥의 흙 정도만 닦아내고, 집에서 깨끗하게 씻으면 됩니다. 희한하게 맨발 걷기를 한 날은 숙면에 빠져든 날이 많았습니다. 불면으로 힘들다면 맨발 걷기를 시도해보길 권유합니다. 저는 코로나 감염 이후 잔기침이 거의 한 달간 멎지 않아 고생하였는데, 맨발 걷기를 한 그날만큼은 잔기침이 뚝 멎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몸의 혈류가 좋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기온이 많이 낮아지는 겨울철에는 맨발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맨발 걷기를 자주 하여 익숙해졌다면, 햇볕이 비추는 곳 위주로 하면 겨울에도 맨발 걷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자전거 출퇴근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보며 머리를 써서 일하다 보면 퇴근해서도 머리가 무겁습니다. 만약 우리 두뇌에도 on/off 스위치가 있다고 한다면,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도 on 상태로 있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경우라면, 점심 먹을 때, 화장실 갈 때 잠깐 걷는 것 외에는 운동량이 ‘영’에 가깝습니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구분되는데, 우리 몸을 잔뜩 긴장하게 만드는 교감신경계는 원래 석기시대인이 사냥을 나갔다가 맹수를 만난 상황에서나 기능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인 우리는 근무시간 중 다양한 업무와 민원인에 노출되다 보면, 교감신경계가 근무시간 내내 활성화되어 있어 몸이 하루 종일 긴장한 상태로 있게 됩니다. 우리 두뇌의 스위치를 강제로 off 시키고 교감신경 대신 부교감신경이 우리 몸을 관장케 하는 방법으로 ‘자전거 출퇴근’을 권합니다.
지금까지 법원에 근무하면서 가장 에너지가 넘쳤던 시기는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발령받아 자전거로 출퇴근하던 때였습니다. 기간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반년 정도였지만 말입니다. 매일 왕복 출퇴근은 여건상 힘들어 하루는 출근 때, 하루는 퇴근 때 자전거를 타는 패턴이었습니다. 중랑천 자전거길을 이용해 20km 정도를 1시간에 걸쳐 탔는데, 퇴근할 때 자전거를 타는 게 훨씬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페달링을 하면서 쉴 새 없이 다리 근육을 쓰니 머리에 모여 있던 뜨거운 기운이 저절로 아래로 순환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계절 변화를 온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건 덤이었습니다. 가을의 코스모스 핀 중랑천길을 달리며 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면 그날 쌓인 스트레스는 아예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렇게 하여 귀가하면 굉장히 노곤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노곤함은 축 처져 기운 없는 상태의 그것이 아니라 새벽 1~2시까지는 야근도 고려해볼 수 있을 만큼 에너지 충만한 몸 상태의 노곤함입니다. 체력관리, 체중조절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듣기로 강병훈 부장판사님처럼 굉장히 긴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하시던 고수도 계시지만, 저처럼 기회가 되어 잠깐 자전거 출퇴근을 해본 입장에서도 정말 좋았던 경험이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중랑천 자전거길 많이 이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현미
제가 현미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친구 집에 초대받아 친구 부모님과 같이 식사를 하였을 때입니다. 친구 아버지는 당뇨가 있어 관리 중이라고 하셨고 현미 100%에 검은콩 섞은 밥을 드셨습니다. 검은 콩물이 배어 나와 밥이 시커멓게 보였습니다. 일단 먹어보니 입안에서 충분히 씹지 않으면 제대로 넘길 수 없을 정도로 거친 식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늘 먹던 흰 쌀밥과는 달랐기에 호기심에 현미밥 식사를 마쳤습니다. 30년도 더 지났지만, 친구 아버지는 현미잡곡밥을 꾸준히 드셨고, 지금도 당뇨를 관리하며 건강하게 지내고 계십니다.
제 딸이 4살 정도 무렵의 일입니다. 딸이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어쩌다가 강한 항생제를 투약하게 되었고, 다행히 장염은 나았지만 장내 유익균도 전멸하는 바람에 그 후로 지독히 심한 변비를 앓았습니다. 소아과에서 처방한 변비약도 한두 번 효과가 있을 뿐 상황을 바꾸지는 못하였습니다. 복부 마사지, 유산균 섭취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극적이게도 변비는 딸이 현미밥을 먹으면서부터 말끔히 없어졌고, 그때부터 8세가 된 지금까지도 변비를 호소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현미는 백미와 비교하여 탄수화물 함량은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쌀의 겉껍질(왕겨)만 벗겨내고 더 이상의 도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쌀겨(미강)와 쌀눈(배아)이 그대로 남아있는 점이 다릅니다. 쌀겨와 쌀눈에는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 영양성분,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벗겨내고 백미만 먹는 것은 그냥 녹말가루를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혈당지수(GI, 높은 숫자일수록 혈당 수치를 빠르게 증가시킴)를 보면, 백미는 89, 현미는 50입니다. 백미가 훨씬 더 빠르게 혈당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한때 현미밥도 좋지만 현미생식이 더 좋다는 영상을 보고 직접 제 몸으로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물에 충분히 불린 현미를 생식해본 적도 있습니다. 생쌀을 먹는 것이다 보니 수십 번이고 씹어 거의 뻑뻑한 베지밀처럼 만들어야 목구멍으로 넘길 수 있었습니다. 생식을 하면서 온몸의 감각이 깨어나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하였지만 오래 계속하진 못했습니다. 치아가 약해지는 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현미밥을 지어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먹기 편하도록 부드러운 현미밥을 짓는 나름의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현미맵쌀과 현미찹쌀을 2:1의 비율로 섞습니다. 아침에 밥을 짓는다면 전날 밤에 미리 물에 불려둡니다. 이때 소금을 한 숟가락 정도(종이컵으로 쌀 3컵에 소금 한 숟가락 정도) 넣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금을 넣으면 넣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원리를 찾아보니, 현미의 외각층에 구멍이 뚫리면서 수분이 흡수되어 밥맛이 부드러워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현미밥을 지을 때는 소금물을 버리고 깨끗하게 씻은 다음 백미를 지을 때보다 밥물을 조금 더 많이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촉촉하고 부드러운 현미밥이 완성됩니다.
 
이상의 내용들에 대해 생소한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이것들은 모두 제가 직접 경험하고 유익함을 느낀 것들입니다. 인연이 닿아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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