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시대, 필요한 정보만 찾고 독서를 기피하는 현대인이 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내면 의식도 성장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서울행정법원 사람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독서 습관을 통해 책과 함께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진. 조인기

책을 펼치며 나만의 예술의 세계로
여러분은 주말에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세요? 그림을 좋아하는 저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도슨트로 활동하면서요. 작품을 보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말없이 나누는 대화가 좋았고, 그 느낌을 다른 분들과도 나누고 싶어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현대 미술의 장르와 범위는 상상을 초월했고, 그것을 이해하고 또 다른 분들에게 전달한다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렵고 도전적인 일이였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에 만났던 전시가 정영선 조경가의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였어요. 미술관에서 조경전시라…. 조경에 문외한인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도서관가기였습니다. 물론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넘쳐나는 정보들이 저를 유혹했지만, 직업의식의 발로라고 할까요.(참고로 저는 사서입니다) 책을 통해 조경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하여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 자연경관, 도시설계,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알아갈 수 있었고 덕분에 작가의 삶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유튜브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그렇게 책을 통해 찾아간 정영선 조경가의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었습니다. 네모난 책이 열리고 손끝에서 눈으로, 눈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이 여정 또한 예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함께하게 되었고요. 독일의 행위예술가 요셉 보이스는 “모든 사람은 예술가다.”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모든 삶의 형태를 예술 작업의 일부로 생각했던 것이지요. 저는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예술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책을 펼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열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감성적인 장소에서 책장 넘기며 추억을
저는 양재천을 따라 걸어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2023년 3월경 바람을 느끼면서 아침 햇살 아래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출근했던 그때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저는 언제부턴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유튜브를 보면서 출퇴근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구독하는 채널수는 점점 늘어났고, 중요한 정보를 놓칠 것 같은 불안감에 영상 재생 속도는 1.5배속까지 빨라졌습니다.
올봄 벚꽃이 개화하던 무렵에 문뜩 내가 스마트폰 밖에 있는 진짜 삶은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근길에 양재천변 벤치에 앉아 오래전에 사두었던 몽테뉴의 <에세>를 꺼내어 벚꽃도 감상하면서 천천히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1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문장씩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고, 무엇보다 당시의 분위기는 제게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날씨가 화창할 때면 어린아이와 함께 소풍 가듯이 감성이 풍부해지는 장소를 찾아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인간은 분위기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도 이번 가을에는 잠시 스마트폰은 꺼두고 나만의 추억의 장소, 낭만의 장소를 찾아가 책장을 넘기면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독서를 하면서 깨달음을 얻다
책장에 있던 노란색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 읽게 된 책이 있습니다. 우연히 접한 책이었는데, 대화할 때 상대방을 탓하거나 비난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의사나 기분, 상태 등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대화하는 법을 ‘나’전달법이라고 칭하며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여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에게 유용할 것 같아 여러 번 읽으면서 책에서 설명한 대화방식을 체득하려고 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가족 간 또는 직장에서나 지인과의 대화에서 대화를 잘하는 법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말을 잘하는 것보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요즘 대화의 기술(방식)에 관한 영상이 많지만, 독서를 하면서 느끼고 얻은 깨달음은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가을이 완연한 10월, 책 한 권 읽으면서 계절을 만끽하여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