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세상 X 낭만필객] 국민의 80% 이상이 요정이 있다고 믿는 나라, 아이슬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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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국민의 80% 이상이 요정이 있다고 믿는 나라, 아이슬란드

글 김은경 참여관(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빙하, #하이킹, #온천, #화산 #폭포, #퍼핀과고래, #오로라
아이슬란드. 전 국토의 약 11%가 빙하로 덮여있는 얼음의 나라. 유럽에서 한 번 더 비행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나라. 직장인이 어렵게 겨우 짬 내어 발 도장만 콩콩 찍고 오기에는 너무도 먼~ 나의 인생에 닿지 않을 머나먼 나라였습니다. 당시에는 연속 2일의 휴가도 쓰기가 어렵던 분위기에서 신혼여행이라는 5일의 휴가 기간이 생기니, 나의 세상에서 제일 먼 나라인 아이슬란드로 신행을 가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짧은 5박 8일의 여행으로 아이슬란드까지 다녀오게 되다니…. 그 무엇을 보고 듣고 알고 갔더라도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신비의 우주, 태초의 그곳, 형용할 수 없는 신비로운 세상을 향했던 저의 여행 이야기를 들어 보실래요? ^^*

# 에피소드 1
항공권에 성과 이름의 순서가 바뀌다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발권하려는데, 항공사 직원이 외국인들은 ‘김’이 성인지 모르기에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국제 미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던집니다. “그래도 갈래? 취소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헉…. 머리가 심장이 떨리고, 아찔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소름이 돋습니다. 스카이스캐너(항공권 비교 검색. 예약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예약한지라, 우여곡절 끝에 스칸디나비아항공의 한국지사(한국지사가 있다니 어찌나 동아줄 같았던지)와 통화가 되어, 북유럽행까지의 항공권은 유료로 변경했는데, 아이슬란드행 항공권은 어쩌지? 영어도 잘 못하는데, 미아가 되면 어쩌나…. 불안에 불안을 떨며 장거리 비행을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하였는데, 아이슬란드에 70년(?)만에 폭설이 내려서 비행기가 결항됐다며, 덴마크 호텔 무료 숙박권, 편의점 이용 쿠폰과 택시 쿠폰을 줬습니다. (<꽃보다 청춘>방영 당시 아이슬란드에 폭설이 내려 발이 묶이고, 출국하지 못했던 그때였습니다.) “근데, 저기요? 저 이름과… 성이… 바뀌었어요. 우리 신행인데…. ㅠㅜ” “Oh~ congratulations, NO problem ^^” 하........................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어요. 이제서야 여행을 만끽할 수 있었어요~ ^^*

# 에피소드 2
덴마크 코펜하겐 호텔에서 전기가 나가다
우연히 덴마크 스톱오버로 공항에서 2~3분 정도 떨어진 호텔에서 “허니문이에요~”라고 말하고 로열층을 배정받았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우연히 머물게 된 나는 설렘에 또 잠을 이룰 수 없다며 전망 좋은 통유리에서 덴마크의 불빛을 마음껏 누리려다가, 1인용 소파를 옮기다 꼽혀있던 스탠드 불이 빠져버렸습니다. 다시 코드를 꼽는 순간! 돼지코 구멍을 잘 못 맞춰서 ‘빠직. 빠지직!! 퍽!!’ 방에... 불이 나가버렸습니다. ‘헉.......어쩌지.... 사고쳤다.’ 떨리는 손으로 띠또띠또 프론트에 전화를 하여 “불이 나갔어요”라고 했더니 190센치가 넘는 아저씨가 오셨습니다. “무엇 때문인가요”라고 묻길래 “몰라요”라고 하고 주섬주섬 “음, 어디보자. 저기 커피포트 때문에 방에만 불이 나간 것 같아요. 화장실은 불이 들어오네요!? 체크아웃이 언제에요?” “3시간 후요. 화장실만 써도 돼요” “okay” ‘가셨나?? 가셨지?? 휴….’ ^^; 그렇게 도착한 아이슬란드는 아무리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보고 가더라도 상상조차 못할 영혼을 홀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신비롭고. 눈으로 뒤덮인 지평선을 달리다가 어느 목적지든 근처에 도달하면 ‘우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곳. 끝없는 지평선이 눈 위로 뒤덮여 새하얀 세상 속. 우주 속에 우리만 있는 듯한 행성이었지요.

Tip! 아이슬란드 가는 법
유럽 도시 중 한 곳을 경유해서 가요(런던, 헬싱키. 프랑크푸르트, 코펜하겐, 암스테르담, 오슬로 등). 유럽에서 아이슬란드까지 비행기로 약 3시간 소요되고 인천-헬싱키-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로 가는 경로는 핀에어 항공에서 한 번에 발권이 가능해 편리해요. 멀지만 생각보다는 가까운 나라입니다. 저는 부산 김해공항에서 상하이를 경유한 코펜하겐-아이슬란드 행이었어요.

아이슬란드에 도대체 뭐가 있는지 궁금하시죠?

게이시르(간헐천)
간헐천을 뜻하는 영단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푸른 물구덩이가 보글보글 끓다가 갑자기 5~10분 간격으로 최대 30m까지 이르는 물기둥을 뿜어내는 곳. 셀랴란드스포스 “우와~ 설탕 가루다~” 고운 폭포수가 세차게 폭풍같이 쏟아지며 온몸을 흠뻑 젖게 하더니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폭포수 안개가 나를 감싸는 곳. 포스는 폭포를 뜻하며 트레킹할 수 있는 곳이 많아요.

레이니스피아라
하얀 주상절리 절벽이 유명한 곳. 파랑 검은색은 파도, 검은 모래, 그 위에 흰색은 눈인 그림 같은 곳. 우르르 콰르르쾅쾅. 눈 감고 있자니 거대한 파도 소리에 뼛 속까지 진동이 울리고, 바다 안개까지 판타지 세상 같은 느낌. 바다 위에 우뚝 서 있는 바위들은 ‘두 명의 트롤이 세 개의 돛이 달린 배를 끌고 해안으로 오다가 동이 트자 햇빛을 받아 모두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진짜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는 곳.
요쿨살론
유럽 최대의 빙하 바트나 요쿨이 녹아 흘러내린 빙하가 수천 년의 시간에 걸쳐 바닷물과 합쳐져 만들어진 빙하 라더군요. 바다 저 건너편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파도에 밀려 검은 모래 해변에 외계인이 자신의 보석을 흩뿌려 놓은 듯 엄청나게 큰 빙하들이 불시착해 있었음.

블루라군
뽀얀 우윳빛 푸른 온천,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자연 25곳 중 한 곳. 지하 2000m
에서 뽑아 올린 하늘색 온천수. 실리카와 유황 등 다양한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명물인 하얗고 부드러운 실리카 머드로 마사지가 가능한 곳. 현실 세계가 아닌 이상 세계 그 언저리쯤. 모든 근심 걱정을 다 훌훌 버리고 아무 생각 없게 만들었던 겨울밤. 물에 머리를 담그면 머리카락이 수세미가 되니 조심하세요. ㅎㅎ

굴포스
해지고 도착해버리는 바람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비탄 총알이 내 얼굴에 마구 쏘아대는 듯한 물방울이 무서워서 줄행랑 쳤다가 ㅋㅋ 밝은 날에 갔더니,
얼음과 폭포가 공존하는 거대한 폭포가 장관이었다. 마지막 날을 장식해 주듯 아름다운 무지개도 선물해 줬던 곳. 그 외에도 많지만…. 마지막 날 석양과 함께 무지개까지 보고 난 우리의 여정은 이렇게 멋지게 마무리 지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허나, 아이슬란드에서 북유럽까지 3시간 정도의 비행 후, 북유럽에서 일본 경유 후 부산 귀국의 일정에서도 발이 묶이게 됩니다. 아이슬란드에어 비행기 결함으로 회항하다. 뚜 둔.

# 에피소드 3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국제 미아가 될 뻔 하다
한국으로 가자! 아이슬란드에서 북유럽행 비행기를 탔는데 3시간 소요되는데, 왜 1시간 만에 착륙하는 거지? 비행기 결항으로 회항했다고 합니다.
“저는 개별 발권을 했는데 어쩌죠? ㅠㅜ 덴마크에 가면 이미 제 비행기는 떠나고 없을 텐데요.” “항공편을 마련해뒀을 거야.” 허나, 덴마크 공항에 저녁에 도착했더니, 자기 책임이 아니라며 개별 발권한 이상 항공사도 책임이 없다고 했습니다. 헉! 그렇게 우린 또다시 북유럽 공항에서 미아가 되어버렸습니다. 들고 있는 건 신용카드뿐. 폰도 먹통인데 ㅠㅜ 정녕 국제 미아가 된 것인가. 이 당황스러움에 목이 메고 울먹울먹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그렇지 돈만 있으면 다 해결돼”라는 남편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입국 때 갔던 그 호텔을 기억하자! 예매할 줄 알잖아! 똑같이! (입국 때 결항으로 덴마크에 머물러본 경험이 이 상황을 위한 것이었을까요?) 하루를 머물며 항공권을 폭풍 검색 한 다음, 카타르 도하를 경유하는 인천행 비행기를 결제하게 됩니다. 와우~ 도하공항이 2021년 최고로 선정 됐대요. 공항 안에 2층 전철? 미래도시 같은 공항의 신선함과 새로움에 푹 빠져버렸어요. 카타르는 어떤 나라지? 호기심 폭발!! 나 이러다가 세계 일주하겠는데!? ㅎㅎㅎ

p.s 아이슬란드하면 오로라죠!? 그런데 있죠!?
오로라는 눈에 하나도 안들어와요~ 아이슬란드의 그 신비로운 세상에 흠뻑 빠져보실래요??

Tip!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언제인가요?

여름 여행 - 성수기는 6~9월. 우리나라 초가을 정도. 백야 현상으로 24시간이 낮이어서, 아이슬란드 섬을 한 바퀴(링로드라고 하죠)를 충분히 돌 수 있어요. 세계 10대 고래관광국가인만큼 4~9월에 무려 20종이 넘는 고래가 아이슬란드를 찾는다고 합니다. 보트투어, 얼음동굴투어, 하이킹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해요.

겨울 여행 - 우리가 간 12월에는 얼음동굴 투어와 오로라를 볼 수 있어요. 9월~4월 특히 11~12월이 제일 관측하기 좋답니다. 하지만 백야 현상으로 낮이 짧고(10시쯤부터 파란색으로 세상이 밝아지면서 4시 지나면 갑자기 해가 져서 완전 칠흑 같은 어둠이 되는지라, 캄캄한 9시 정도에 숙소를 나서서 최대한 5시 정도면 귀가해야 해요), 눈으로 땅이 얼어서 서쪽에서 남쪽(호픈(회픈))까지 1/4만큼만 갈 수 있어요. 그 넘어서는 대부분 도로가 얼어서 출입 불가 구역이기 때문이지요. 동선은 하루에 200킬로 이하로 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만한 여행이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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