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그곳] 영남지역 가사 분쟁 해결의 중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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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그곳] 영남지역 가사 분쟁 해결의 중추 - 대구가정법원

2019.11.06

영남지역 가사 분쟁 해결의 중추
대구가정법원

글. 최덕철 _ 사진. 김인규

따뜻한 가을 햇살 가득했던 날, 대구가정법원을 찾았다. 가사 분쟁 해결과 보호소년 관리감독, 다문화가정에 대한 배려, 지역사회와의 조화 등에 앞장서며 화목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대구가정법원 가족들. 이들이 일군 다양한 활동들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뛰어난 조정위원회 구성, 높은 분쟁 화해율

대구가정법원은 대구광역시와 인접 시·군(경상북도 경산시, 영천시, 청도군, 칠곡군, 성주군, 고령군)의 가사, 가정보호, 아동보호사건 및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전체의 소년보호사건을 담당하는 전문법원이다. 대구지방법원 가정지원이 확대 개편되면서 2012. 3. 1. 개원했으며 법관 9명을 포함해 총 84명의 법원 가족이 근무한다.

대구가정법원은 가사 분쟁으로 법원을 찾은 분쟁 당사자들의 화해율이 높다. 화해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체계적인 조정위원회 관리에 있다. 대구가정법원은 분쟁 당사자들의 조정과 화해에 조정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위원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정위원을 법률가, 교육자, 상담전문가, 사회복지사, 종교인,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로 구성해 전문성과 다양성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가사사건의 특성상 남녀 성비도 고려했다. 또한 재판부별로 조정위원 지정 현황을 공유하고 매년 조정위원 세미나를 개최해 조정위원의 실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최근 1년간(2018. 09.부터 2019. 08.까지) 대구가정법원의 가사사건 제1심 조정, 화해율은 합의부의 경우 72.5%, 단독재판부의 경우 42.8%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발생하는 이들 가정의 가사 분쟁에도 적극 대처하고 있다. 대구가정법원은 국내에서 성공적인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이주민들 중에서 16명을 ‘이주민 사법활동지원 협조위원’으로 위촉해 이들이 가사 분쟁을 겪고 있는 이주민 당사자가 분쟁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도록 했다.

대구가정법원은 한순간의 실수로 보호소년이 된 청소년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의 손길을 뻗고 있다. 대구소년원, 대구보호관찰소, 1호 신병인수기관, 6호 소년보호시설 등의 집행기관을 방문해 보호소년들이 인권침해나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지 집행실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보호소년의 자존감을 높이고 재비행을 막을 수 있도록 ‘지리산 둘레길 걷기 캠프’나 템플스테이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구지방검찰청,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들과 함께 각 기관별 소년보호사건의 처리 과정 및 프로그램 등의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구가정법원은 월 1회 성년 및 미성년 후견인으로 선임된 사람과 피후견인의 가족 등을 대상으로 후견인의 역할과 책임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후견인 교육과 관리감독에도 힘쓰고 있다.

더 행복한 가정 만들기

대구가정법원은 심판자적 역할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신뢰 받는 이웃이 되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대구가정법원은 2012년부터 매년 5월마다 대구 수성구 대구어린이회관에서 ‘우리 가족 따뜻하게, 우리 아이 행복하게’라는 주제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우리 가족 마음 알아보기 행사’를 펼치고 있다. 8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에는 법원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법원 가족이 참여해 부부·자녀를 동반한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검사, 어린이 법복 입어보기 체험 및 사진촬영(현장 인화, 액자 제공), 석고 방향제 만들기 체험, 댄스 공연, 버스킹 공연,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솜사탕·슬러시·아이스크림 제공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6년부터는 가족 사랑을 주제로 하는 ‘우리가족 행복 찾기 그림 공모전’도 개최하고 있다. 관내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공모전에는 매년 500~600건의 작품이 제출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법원 내부와 외부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순위를 두지 않은 20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며, 수상작들을 법원 상담실과 조정실 등에 전시해 대구가정법원이 지향하는 목표를 자연스럽게 국민에게 전달하는 홍보매체로도 활용하고 있다.

대구가정법원은 명절 전후로 ‘명절 부부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명절을 전후해 부부 간 갈등이 깊어져 충동적으로 이혼에 이르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2013년부터 전국 법원 중 유일하게 명절 전 5일, 명절 후 5일간 이 같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가정법원은 상담을 통해 갈등을 겪는 부부에게 이혼이 당사자 및 미성년 자녀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에 관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해 이혼에 관해 충분히 숙고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남지역 최초의 면접교섭센터 추진

대구가정법원은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법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직업체험 및 법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지역 청소년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교사 직무연수 견학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에게도 법원 견학의 기회를 제공해 실제 재판 방청의 기회를 제공하고 법관과의 대화, 법복 입어보기 및 기념촬영 등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2014년에는 경북대학교 및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2회 법학전문대학원생에게 실무수습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대구가정법원은 지역사회에 버팀목이 되기 위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남 지역 최초의 면접교섭센터 설치 추진 건이다. 부모가 이혼한 경우 미성년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비양육친과의 안정적인 면접교섭 진행이 중요하다. 그런데 면접교섭을 실시할 적절한 장소가 없거나 부모가 서로 대면하는 것을 꺼려 상대의 면접교섭 요청을 거부·회피하는 사례가 많아 몇몇 가정법원에서는 자녀에게 심리적인 편안함을 주고 부모들도 신뢰할 수 있는 면접교섭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면접교섭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전국 법원 중 면접교섭센터가 설치된 법원은 서울가정법원, 인천가정법원, 광주가정법원뿐이다. 이에 대구가정법원은 현재 내년 10월을 목표로 영남 지역 최초의 면접교섭센터를 개소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구가정법원은 소년보호사건 2호 수강명령 기관의 확충과 가정보호·아동보호사건 2호 수탁기관의 발굴 및 확충 등을 통해 청소년 비행, 가정폭력 문제 해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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