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지금] 사람과 도시, 법의 조화 경주지원에서 피어나다

테마법원

2025.05.02

법원은 지금

글. 임 숙 영 / 사진. 최 다 영

신라 천 년의 고도 경주는 역사와 품격이 살아있는 곳이다.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은 1909년 2월 경주 구재판소로 출발하여 1948년 6월 정식 개원하였다. 이후 1958년 1월 합의지원으로 승격하였고, 1973년 5월에는 경주시 동부동에 현재의 청사를 준공하였다. 1998년 10월에는 포항지원을 분리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작지만 단단한 청사에는 법관, 일반직, 행정직, 보안직, 공무직 등 다양한 직책의 62명(법관 7명, 2025년 4월 기준)이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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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원은 7명의 법관이 12개 재판부를 구성하여 민사, 형사, 가사 등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55명의 직원은 재판 운영, 비송업무, 행정 등을 분담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고 있다.

경주지원의 관할지는 4개 읍, 8개 면, 11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인구는 약 25만 명이다. 토지 필지수가 많아 민사 분쟁이 빈번하고, 외국인 노동자 관련 사건, 선박 경매 및 복잡한 등기 업무도 자주 발생하고 있는 편이다. 또한 사법 행정적 사항으로는 노후화된 청사 관리 문제와 외부에서 오는 직원들에게 부족한 관사 배정에 관한 문제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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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성과 면에서는, 분리 공사를 통해 판사실 공간을 개선하여 재판 집중도를 높였고, 부족했던 일반직 관사를 확충하여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했다. 경매 사건 업무 부담 해소를 위해 2025년부터 사법보좌관을 1명 증원한 점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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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원은 경주라는 지역이 가지는 장점이 특별하다. 황리단길, 대릉원 등 명소가 가까이 있어 점심 산책만으로도 풍부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업무는 치열하면서도 일상에서 누리는 힐링도 특별하다. 따뜻한 조직 문화 역시 경주지원의 큰 장점이다. 산악회, 탁구, 독서, 문화 체험, 맛집 탐방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업무 외 시간에도 활력을 얻고 있어 신규 실무관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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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원은 대민서비스 향상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다. 외부 간판 교체로 접근성을 높이고, 장애인 화장실과 핸드레일 설치 등 편의시설을 보강했다. 또한, 민원 상담 창구를 확대하고 부동산·법인 상담을 분리하여 더 신속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경주지원은 단순한 사법행정기관을 넘어 시민에게 더욱 친절하고 공정한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우리의 경주, 소중하고도 특별한 기록

법원이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만나 각자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경주지원 법원 가족들, 천년고도 경주의 사계절은 우리에게 경주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안겨주었다. 그들이 전하는 저마다의 소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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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우식 실무관, 김예진 실무관, 김경훈 경주지원장, 최병준 실무관, 신유정 실무관

“봄, 여름, 가을, 겨울, 경주의 모든 계절이 참 좋았습니다.” 신유정 실무관

벚꽃이 절정을 이루던 봄날, 퇴근하자마자 흥무로로 향하던 낭만의 저녁이 떠오릅니다. 가로등 아래 떨어지는 벚꽃잎 사이를 걷던 그 순간을 꼭 한 번 경험해 보세요. 여름엔 역시 밤의 경주가 매력적입니다. 첨성대와 월정교의 야경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죠. 가을엔 보문관광단지 경주월드에서 즐긴 짜릿한 추억이 기억에 남습니다. 겨울엔 법원 가족들과 함께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떠오릅니다. 근무 중에는 서로를 의지하며 성실히 일하고, 퇴근 후에는 함께한 시간이 참 특별했습니다.

“저의 속기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이 큰 자부심입니다.” 김예진 실무관

흰 공백에 한 글자, 한 글자가 쌓이며 속기록이 완성되는 과정을 볼 때마다 신기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그 기록이 누군가에게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사실은 속기사로서의 사명감을 더 크게 만들어 줍니다. 법정의 순간을 기록하는 일은 단순히 말을 받아 적는 것이 아닌, 법정의 공기와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일이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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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지원 실무관, (오)김예진 실무관

“5g의 평온, 10g의 푸르름과 20g의 행복” 최병준 실무관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경주에서의 법원생활은 큰 위안이 됩니다. 출근길에 마주하는 새파란 하늘과 구름, 평온한 풍경이 하루를 차분히 열어줍니다.

법원 밖 어디를 걷더라도 아름다움이 풍경처럼 스며들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이처럼 자연이 늘 곁에 있어, 경주에서의 삶이 참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흥무로, 삼릉, 감포, 경주의 봄은 마음 깊이 남습니다.” 최우식 실무관

경주의 봄은 유독 아름답습니다. 벚꽃이 흩날리던 흥무로를 걸을 때는 천 년 전 신라의 길 위에 있는 듯했고, 삼릉의 소나무 숲에서의 산책은 마치 신라인이 된 듯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름엔 또 바다로 향했죠. 감포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커피 한 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서로의 수고를 토닥이고 감사했던 시간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사람 중심의 법원, 따뜻한 법원

시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겠습니다.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장 김경훈

법원은 지금

경주지원의 주요 역할과 최근 핵심 이슈는 무엇인지요?

1973년에 건축된 경주지원은 노후 청사인데다가 2021년 증축 이후에도 사건수가 꾸준히 증가하여 업무공간이 매우 부족한 관계로 신축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역사문화도시인 경주의 성격상 건축규제가 엄격하고 현 청사부지가 협소한 관계로 이전이 불가피합니다. 현재 경주시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시민과 법원 가족 모두가 만족할 부지를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부임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부임 두 달 만인 작년 4월, 조희대 대법원장님의 경주지원 방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형식을 줄이고 진솔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으며, 대법원장님의 법원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 시간은 우리 법원 가족들의 따뜻한 조직 문화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역민을 위한 대국민 서비스가 궁금합니다.

크지 않은 규모지만 실질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한 화장실 정비, 핸드레일 설치를 완료했고 부동산등기와 법인등기 상담을 분리하여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앞으로도 작지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통해 지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법원은 지금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경주지원은 결손가정 아동 대상 법원 견학, 법학과 대학생 초청 프로그램 등을 통해 법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문턱을 낮추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주지원을 이끄는 수장으로서의 한 말씀 해주십시오.

되돌아보면 제가 이끌었다기보다는 법원 가족들이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법관들,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한 직원들 덕분입니다. 선배는 후배를 보듬고, 신규직원들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저 역시 이 귀한 인연들과 함께하는 동안, 출근길이 조금 더 가벼울 수 있도록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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