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 노동조합 법원본부]사법부 최초의 대법원 오체투지! 승진적체, 수당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투쟁을 시작하다

현장 속으로

2022.07.06

법원본부

※ ‌본 지면은 『2021 법원-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단체협약서 』 제4조 제4항에 의해 구성하게 됨을 알려 드리며 <법원사람들>은 법원 구성원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사법부 최초의 대법원 오체투지! 승진적체, 수당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투쟁을 시작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이하 ‘법원본부’)가 또다시 투쟁을 시작한다. 이번 투쟁은 ‘우리의 투쟁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 부제: 승진지옥으로부터 해방! 수당양극화 해소’를 슬로건으로 5월부터 9월까지 장장 4개월간 진행된다. 슬로건에 나와 있듯이 법원공무원의 지옥과 같은 승진적체의 ‘해방’과 수당 양극화 ‘해소’가 투쟁의 목적이며 법원본부의 목표이다.
법원본부의 승진적체는 심각하다가 아니라 ‘악명 높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타 공무원에 비해 지나치게 승진이 느리고 그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8급 근속승진이 속출하고 근속승진마저도 누락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6급까지 20년이 걸리고 전문직렬의 경우 아예 승진을 포기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수당은 어떠한가? 법원공무원에 맞는 수당을 신설하거나 받는 수당에서 단돈 1만 원이라도 늘어났다는 소식은 수년간 전무하다. 최근 법관만 재판수당을 5만 원 늘렸으니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해졌다.
2022. 5. 23. 대법원 잔디밭에서 열린 법원본부 투쟁선포대회 및 삭발식, 오체투지는 이러한 법원의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법원본부 간부들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자리였다. 대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본부장과 사무처장의 삭발식이 먼저 진행됐다. 노동조합 간부라면 늘 하는 것 같지만 삭발은 무겁고 외로운 투쟁이다. 요란한 이발기 소리에 순식간에 머리카락이 바닥에 수북이 떨어지면 그것이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삭발식의 의미는 단순히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위가 아니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완전히 버리면서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 위함이다.
이어진 선포대회에서는 이경천 본부장과 오종훈 부산지부장, 송우용 대전지부 사무국장님의 발언이 있었다. 법원공무원의 현실과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의 책임을 묻는 성토의 장이었다. 법원의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법부 구성원들의 행복이다. 대법원장이 주장하는 좋은 재판도 사법부 구성원이 행복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법관만의 행복은 반쪽 그 이하의 행복이다. 법원공무원도 사법부의 당당한 구성원이며 법원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법관 위주이고 법원공무원은 철저히 소외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한 지 5년이 다 되어 간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을 지켜봤던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근 법원본부와의 소통을 아예 거부하고 있는 법원의 태도를 보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법원공무원에 대한 존중과 소통이 없다면 국민에게 신뢰받는 법원은 영원히 불가능한 목표가 될 것이다.
대회가 끝나고 사법부 최초의 대법원 오체투지가 시작됐다. 더운 날씨에 방진복을 입는데 이미 땀이 줄줄 나기 시작했다.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 먼지를 마시고 아픈 다리에 외마디 신음을 뱉으면서 천천히 대법원을 돌기 시작했다. 10보 1배로 1시간을 걷고 절하는 그 시간이 길게 느껴졌지만 징소리를 들으며 수십 번 반복하면서 오히려 간부들의 표정은 밝아졌다. 비록 땅에 엎드려져 낮고 더러운 모습으로 있었지만, 대법원 높은 곳에 책임져야 할 자들이 숨어 있을 때 우리는 나섰고 그것이 우리를 당당하고 자부심 있게 이끌었다. 이러한 단결된 마음은 단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오체투지를 마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리고 이날의 경험은 법원본부 투쟁의 큰 동력이 될 것이다.
법원본부 투쟁선포대회 및 삭발식, 오체투지로 투쟁은 시작됐다. 다음은 조합원과 함께 하는 투쟁이다. 노동조합의 가장 큰 덕목은 ‘조합원을 믿는 것’이라고 한다. 대법원을 돌며 엎드렸던 오체투지의 정신과 조합원의 간절한 마음이 합쳐진다면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늘 그랬듯이….

삭발식 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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