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보는 질병] 드라마 속 단골 소재

건강칼럼

[미디어로 보는 질병] 드라마 속 단골 소재 - 알츠하이머병을 말하다

2019.07.04

우리가 흔히 ‘알츠하이머’라고 부르는 알츠하이머병은 TV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종종 사용된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배우 김혜자가 걸린 병이 알츠하이머병이었고, 최근 드라마 〈바람이 분다〉에서도 이 질환은 극의 중심 소재로 사용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정말 어떤 질환인 걸까?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이 치매와 같은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 질환일 뿐, 치매 환자가 모두 알츠하이머병 환자인 것은 아니다. 국내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 병을 앓고 있으며, 퇴행성 질환이라 주로 노인에게서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과 같은 이상 단백질들이 뇌 속에 쌓여 점차 뇌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기억장애이다. 해마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최근 기억부터 잊다가 대뇌 피질이 손상되면서 오래된 기억도 잊게 된다. 인간의 뇌는 단기 기억을 해마에 저장하고 장기 기억은 대퇴 피질에 저장한다. 이 밖에도 성격이 변화하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대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언어장애나 보행장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 독립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알츠하이머병은 퇴행성 질환이라 연령이 증가할수록 걸릴 확률이 높은데, 65세 이후 매 5세가 증가할 때마다 유병률이 약 2배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으로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외에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서 생기는 혈관성 치매와 알코올성 치매, 초로기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푹 자는 습관이 중요해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의 인지기능 장애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만큼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어느 정도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치매를 예방하는 생활습관에는 금연, 금주, 고지방·고열량 피하기 등이 있지만,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에는 수면이 중요하다. 우리가 깨어있는 동안 뇌에 발생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밤에 깊은 잠을 자는 동안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제대로 숙면하지 못할 경우 이 단백질이 뇌에 축적돼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은 수면시간이 짧고 수면의 질도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려면 생활습관 개선으로 수면을 질을 높이고, 특히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수면 관련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활발히 분비되므로 이 시간 동안에는 꼭 숙면하도록 한다.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다. 체내에 단백질이 부족하면 뇌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기가 어려우므로, 고기나 생선, 계란, 콩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메가3 지방산인 DHA는 뇌·신경조직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음식 섭취를 통해 보충해야 한다. 호두를 비롯해 참치·고등어·연어·멸치 등 등푸른 생선이 대표적이다.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 속 커큐민 또한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기억력 유지에 효과가 있는 영양소인 레시틴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레시틴은 발효된 콩이나 계란 노른자, 잡곡밥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우리나라 치매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치매, 내 가족과 내 주변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글. 박지영(의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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