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후 찾아오기 쉬운 귓병_외이도염과 항공성 중이염

건강칼럼

2018.07.04

무더운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며 몸도 마음도 즐거운 여유를 즐기는 시간. 그러나 휴가 후 생각지 않은 귀 이상 증상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여름에 주로 생길 수 있는 각종 이비인후과 질환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여름철 증가하는 외이도염, 귓속 청결이 우선

물놀이 중 귀에 물이 들어가는 일은 다반사다. 물이 귀에 들어가면 귀가 먹먹하거나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면봉으로 귀 안쪽의 물을 닦아내거나 손가락으로 후비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으로 자칫하면 ‘외이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외이도염은 귀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외이(귀에서 고막까지)에 생기는 염증으로 피부가 얇고 포도상구균, 녹농균 등의 세균 침입에도 취약하다. 이 때문에 작은 상처에도 염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연간 150만 명 이상이 외이도염 진료를 받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인 7, 8월에 외이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가장 많다.

귀의 통증(이통)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외이도염은 상태가 심해지면 외이도의 발적과 부종이 심해져서 귀에 무언가 차있는 느낌의 이충만감(귀가 꽉 찬 느낌)과 난청까지 동반될 수 있다. 그러므로 물놀이 후 귀에 면봉 등으로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행동은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급성 외이도염일 경우 귓속의 청결을 유지하면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보통은 항생제가 함유된 점이액을 사용하며, 붓기와 통증이 심하다면 경구용 항생제와 진통소염제를 처방한다. 가려움을 호소하면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점이액이나 연고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부분 일주일 정도 약물치료를 시행하면 호전된다.

귓속 벌레, 올리브유나 알코올로 응급처치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놀이 전 물놀이용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때 귀마개에 바셀린을 바르면 물이 새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놀이 후에는 물기가 있다고 해서 면봉으로 귀를 파기보다는 겉만 살짝 닦아내는 것이 좋다. 귀를 파는 행위는 귓속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염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이어나 선풍기의 찬바람을 이용해 귓속을 말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외 여름철 캠핑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면 외이도에 벌레, 씨앗 등 이물질이 들어가 외이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벌레가 들어간 경우 부스럭 소리가 나고, 외이도나 고막을 직접 자극하여 통증이 발생한다.

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벌레가 귀 속에서 움직여 고통이 심하다면 응급처치로 올리브유나 알코올을 귀에 넣어 벌레를 일단 죽이는 것이 좋다. 이후 이비인후과를 찾아 기구를 이용해 벌레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무리하게 제거할 시 이물질이 더 깊숙하게 들어갈 수 있고, 자칫 외이도 및 고막에 상처를 줄 수 있어 2차 감염의 위험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상 복귀 후에도 통증 지속되면 항공성 중이염 의심

비행기 이착륙 시 급격한 고도변화로 기압이 갑자기 변해 먹먹함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비행기의 이착륙 시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먹먹하거나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항공성 중이염을 의심해야 한다.

항공성 중이염의 원인은 갑작스러운 기압의 변화로 발생한다. 귀의 안쪽과 바깥쪽의 기압이 같도록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이 있다. 이 이관이 감기, 비염, 부비동염(축농증) 등에 의해 정상적인 작동이 어려워 압력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외부 대기와 고막 내부의 중이강 사이의 압력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 합병증으로 중이 내에 물이 차거나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난 뒤 발생하기 때문에 흔히 항공성 중이염, 기압성 중이염이라고도 한다.

이 같은 항공성 중이염 증상은 일반적으로 수일 이내에 호전되는 것이 대부분이나 일상생활에서도 계속된다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항공성 중이염을 계속 방치했다가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발전되어 일상에서 소리를 잘 듣지 못할 수 있다.

평소 중이염 있다면 껌, 물 등으로 예방조치

비행기를 탑승하는 모든 중이염 환자가 염증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관기능장애에 의한 중이염을 앓았다거나 앓고 있다면 비행기를 타기 전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이관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비행기 이륙 전 혹은 착륙 전 껌을 씹거나 물을 마시는 등 삼키는 동작을 하는 것이 좋다. 코를 막고 살며시 힘을 주어 귀로 공기를 내보내 이관을 열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귀가 먹먹한 증상이 나타날 시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비행기 이착륙 시 잠을 자면 귀도 휴식에 들어가기 때문에 기능을 하지 못하니 이착륙 직전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유아를 동반한다면 젖병이나 노리개 젖꼭지, 사탕 등을 빨게 하면 이관을 열어주는 효과가 있어 귀 먹먹함을 해소할 수 있다. 매번 비행 시마다 항공성 중이염이 생기는 경우 예방적으로 비충혈완화제를 이착륙 전에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항공성 중이염은 여행 가기 전 미리 이비인후과에 방문만 하여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유아는 이관이 덜 발달하여 각별히 신경 써야 하며, 감기증상이 있는지, 중이염이 있는지를 꼼꼼히 파악해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성인 역시 비염, 중이염 증상이 있는지 사전에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최고의 예방법이다. 여행 전 귀, 코, 목 상태를 확인하고 상비약 등을 구비하여 여행한다면 이번 여행도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글 추호석(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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