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인문학] 추억을 되살리는 디저트 마들렌

트렌드에 주목하라

2020.11.04

마들렌

추억을 되살리는 디저트
마들렌

마르셀 프루스트의 장편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먹으며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향기나 냄새를 통해 과거의 일을 기억해내는 것을 일컫는 ‘프루스트 현상’ 또한 여기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소설에서 마들렌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실제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로 꼽히는 마들렌은 카페는 물론, 가정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는 간식의 일종이다.
버터에 밀가루, 달걀, 설탕, 우유 등을 넣어 부드럽게 반죽한 다음, 조개껍질 모양의 마들렌 틀에 구워 식히면 완성되는데, 그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프랑스의 한 수도회에서 마들렌을 처음 구웠다는 설이다. 서양에서 ‘성녀의 날’인 7월 22일에 마들렌을 나눠 먹으며 성녀 마리아의 탄생을 축하하는 데서 비롯됐다. 또 다른 유래는 프랑스의 한 소녀가 순례자들에게 가리비 모양의 쿠키를 나눠준 것에서 시작됐다는 설이다. 스페인의 순례자들이 가리비 모양의 휴대용 식기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순례의 상징인 가리비 모양으로 구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외에도 마들렌을 처음 만든 부인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는 설이나 중세 시대 어느 요리사가 조개껍데기에 반죽을 넣고 구웠다는 이야기 등 여러 유래가 호기심을 자아낸다.
유래가 어떻든, 앙증맞은 모양과 푹신한 스펀지케이크 맛이 조화를 이루는 마들렌은 프랑스인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과도 같은 디저트다. 잘 구운 마들렌과 따끈한 홍차를 곁들이면 가을의 낭만이 더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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