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세대 리포트] 미래를 바꾸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이제 시작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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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3

지속가능성

미래를 바꾸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이제 시작해야 할 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총균쇠』의 저자이자 문화 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가까운 미래 인류를 위협하는 핵무기, 기후 변화, 신종 바이러스를 꼽으며 이를 방치하면 참혹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 경고했다.
세 가지 문제는 모두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긍정적 방향성에 전면 배치되는 ‘난제’이다.
특히 기후 변화의 핵심적인 원인은 탄소량 증대, 자원 고갈, 쓰레기 양산으로 대두된 것인데, 모두 인류가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기 위해 발생한 결과다.

글. 김대호(에코 크리에이터)

물건의 수명 주기와 패스트 패션
산업 혁명 이후 전 인류의 소비 패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자원 고갈과 쓰레기 문제는 인류의 소비패턴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을 필자는 ‘물건’의 ‘수명 주기’라고 말한다. 이는 한 사람이 하나의 물건을 얼마 동안 쓰느냐를 측정해 보는 것이다. 가내수공업 시대 우리에겐 ‘물건’이 무척 귀했다. 대대손손 내려오는 물건들과 옷 한 벌을 사면 형제자매가 물려 입던 문화도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떠할까? 짧으면 몇 달, 길면 2~3년을 쓰고 버린다. 소비 패턴이 바뀌게 된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필요한 물품을 언제든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산업 기술의 도약은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만큼의 부작용도 낳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소비 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바로 ‘필요에 의한 소비’에서 ‘유행에 따른 소비’ 문화로의 전환이다. 이를 계기로 빠르게 생산하고 소비한 뒤 다시 새로운 유행에 따라 교체하는 스파(SPA) 브랜드들이 성장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스파 브랜드들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이 자원 고갈과 쓰레기 양산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태평양 한가운데 한반도 6배 크기의 쓰레기 섬이 존재한다. 유행에 따른 소비와 결코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 가지 대안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이러한 유행에 따른 소비 패턴에서 어떤 방향성을 추구해야 할까? 그 첫 번째는 대안 소재 개발에 있다. 사람들에겐 ‘생분해성 원료’로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들이다. 이미 세계 여러 스타트업에선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물품을 만들되 썩지 않는 화학 재료들을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기업이 네덜란드의 ‘오트 슈즈’이다. 오트 슈즈는 천연 생분해성 소재로 신발을 만든다. 신발을 더 이상 신을 수 없을 때 땅속에 묻으면 그대로 녹아 사라진다. 천연 재료로 만들어 환경오염도 일으키지 않는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푸마(PUMA)의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가 불필요하고 과도한 포장재다. 이들은 수년간 연구 끝에 신발 포장재를 재생지로 대체하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최대한 심플하고 자원이 덜 드는 방식을 고안했다. 또한 기존의 비닐 팩이 아닌 천연 성분 쇼핑백을 만들어 뜨거운 물에 담가두면 그대로 물에 녹아 사라지는 ‘클레버 리틀 쇼퍼’라는 독특한 쇼핑백을 개발했다. 아직 전 세계 매장에서 상용화되고 있진 않지만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기업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는 매우 고무적이다. 이밖에 생분해성 천연 원료를 활용한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유의미한 변화는 푸른 지구를 지키는 데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물건의 재사용률을 늘리는 것이다. 이미 버려지고 쓰레기가 된 물건이라도 그 쓰임새에 따라 얼마든지 되살릴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업사이클 브랜드’들이 그 중심에 있다. 업사이클이란 ‘UP+RECYCLE’을 합친 단어로 재활용에 가치와 용도를 향상시킨다는 의미를 가진다.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물건의 다면적 변화를 통한 새로운 재소비를 창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스위스의 국민 브랜드로 불리는 ‘프라이탁’이다. 이들은 버려지는 트럭 덮개를 재활용해 유니크한 가방을 만든다. 한 해 매출이 800억 원에 달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국내에도 수많은 업사이클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고 이들의 성장과 쓰레기 감소율은 연결되어 있다.
세 번째는 멀티 하이브리드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사실상 현대인의 소비 패턴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소비 억제보다는 더 현명한 소비를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기술의 진보가 다기능 다용도로 발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나의 물건을 소비하되 물건에 들어가는 자원을 최소화하거나 고효율의 제품을 생산해 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카메라, 전화기, MP3, 게임기가 하나가 돼 ‘스마트폰’을 탄생시켰듯 다양한 영역에서 이러한 세밀한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이것은 자원 소비를 최소화하는 또 하나의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성 환경 산업의 발전이 중요
이러한 다양한 대안들이 널리 퍼지기 위해선 환경 산업의 육성과 발전이 필요하다. 환경은 자연을 잘 지키는 노력을 넘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기능하게 하느냐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 더욱 다양하고 세밀한 환경 기술들이 개발되어야 하고 이를 무기로 한 기업들이 성장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 이후 최고의 혁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미래 키워드를 IT, 우주, 생태 산업이라 주장한다. 그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화성을 탐사선 개발과 더불어 북미 최대의 태양광 업체인 ‘솔라시티’를 인수했고 ‘테슬라 모터스’는 전기 자동차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환경 기업의 탄생이 환경과 산업의 공동선을 창출해낼 것이다. 결국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삶은 현대인의 소비 패턴과 그것을 바꾸는 기술과 산업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 김대호 에코 크리에이터는 재활용 사회적 기업인 아름다운가게에서 기획팀장으로,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 브랜드인 에코파티메아리에서 사업 국장으로 일했다. 현재 서울에너지공사 비상임이사로 친환경 에너지 발전에 힘쓰고 있으며, 저서로는 「미래경제를 선점하는 착한혁명가들 에코크리에이터」 1권 2권, 「에코크리에이터디자인」, 「지구를 품은 착한 디자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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