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문물의 탄생] "당신의 허리는 안녕하신가요?" 스마트 체어의 무한 변신

트렌드에 주목하라

2020.01.09

스마트체어

“당신의 허리는 안녕하신가요?”
스마트 체어의 무한 변신

구부정한 허리를 펴 주는 의자부터 자유롭게 걸어 다니다가 앉을 수 있는 의자까지 기존에 갖고 있던 의자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한 의자가 등장했다. 사용자의 신체에 맞추어 의자의 여러 가지 세팅을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자를 착용하고 자유롭게 걸어 다니거나 구부리고 쭈그려 앉는 것까지도 가능하다. 의자의 무한 변신을 탐색해 본다.

글. 조훈(IT칼럼니스트)

앉기만 해도 바른 자세로 잡아 주는 기능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중 절반 이상을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각종 허리 통증과 질환으로 고생한다. 대부분 잘못된 자세로 의자에 앉기 때문이다. 다리를 꼬지 말고, 엉덩이는 등받이에 바싹 붙이며, 허리는 올곧게 펴고 앉아야 한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우랴. 그만큼 ‘의자’와 ‘바른 자세’의 중요성이 크다.
이렇게 현대인들의 허리를 안녕하지 못하게 만든 의자의 변신이 필요해지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의자에 앉을 때 잘못된 습관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는 제품으로 책상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스탠딩 책상이 있다. 잘못된 자세로 앉느니 차라리 의자를 없애고 서서 일하게끔, 다리가 아프면 의자를 끌어다가 책상 높이를 낮춰 앉는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장시간 서 있는 것 또한 종아리 부기와 허리 통증을 유발하며 집중력이 저하되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켰다.
많은 의자 회사가 인체공학적 설계를 앞세워 다양한 형태와 재질의 등받이와 방석을 가진 의자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저마다 다른 체형을 가진 사람들을 단번에 만족시키는 형태와 재질의 의자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사물인터넷(IoT)을 의자와 연결한 스마트 체어다. 스마트 체어는 일반 의자와 비교되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여러 허리 체형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는 기능성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자 곳곳에 압력 센서를 심은 다음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앉은 사람의 자세를 분석해 준다는 점이다.
먼저 구조를 살펴보자. 등받이 각도나 모양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등받이의 면적을 일반 의자에 비해 크게 넓혀 압력을 줄여 준다. 또한 고급 자동차에 편의 기능으로 들어가 있는 요추지지대를 등받이에 넣어 여러 단계로 허리 압력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반 의자보다 더욱 다양한 체형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
스마트 체어의 핵심은 구조적인 것보다 기능에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앉아 있는 자세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자세 교정을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등받이와 방석에는 압력 센서가 설치돼 의자에 앉은 사람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자세를 기록하고 분석한다.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바른 자세를 추천하는 것이다. 이런 기능은 특히 자세 교정이 중요한 성장기 아이들에게 진가를 발휘한다.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체크가 가능해 의자를 사용하는 아이들 스스로 자세를 교정하거나 부모가 지도해 줄 수도 있다.

투명 의자를 만드는 비밀은 바로 웨어러블
또 하나 완전히 다른 형태의 스마트 체어로는 웨어러블 체어(wearable chair)가 있다. 웨어러블 체어는 산업 현장에서의 요구로 처음 만들어졌다. 장시간 일어서서 일하거나 엉거주춤한 자세로 작업해야 하는 작업자들의 경우 주변에 작은 의자를 두고 필요할 때마다 끌어다 쓰곤 했다. 하지만 의자를 움직이기 위해 추가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고 불필요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생산 효율도 떨어지고 작업자의 피로도 높아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웨어러블 체어는 말 그대로 옷처럼 착용하는 의자다. 상체는 하네스로 고정하고 다리 뒷면에 외골격 형태 혹은 접이식으로 장착한다. 앉았을 때 다리를 지지하는 역할은 보통 10볼트 내외의 배터리로 작동하는 댐퍼가 맡는다. 다리의 뒷면에 의자가 있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으니 의자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작업물의 높이에 따라 다양하게 앉을 수 있다. 웨어러블 체어를 입고 겉에 바지와 상의를 덧입으면 의자도 없이 완벽하게 앉아 있는 자세 연출이 가능해지는데, 덕분에 유튜브에서 투명 의자 몰래카메라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한다.
볼수록 기발한 웨어러블 체어의 변신은 지금도 계속되는 중이다. 공장 근로자들의 수요로 시작한 웨어러블 체어는 장시간 야외 촬영을 하는 영화 제작 현장이나 수술 혹은 간호를 해야 하는 의료인들에게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다리 힘이 부족해 걷기 불편한 노약자들의 보행을 돕는 형태로도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 체어는 ‘의자’로서의 기능을 뛰어넘는 기술을 도입하면서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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