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기억하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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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기억하면 이루어진다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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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과 목표를 종이에 쓰고 수시로 보면 계속 기억할 수 있다.
목표를 종이에 쓰고 자주 보는 행동은 잠재의식에 ‘목표’라는 씨앗을 심고 가꾸는
것이다. 목표를 기억만 해도 목표를 이룰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글 정경수 작가

새해 결심을 영어로 ‘New Year Resolution’이라고 한다. 해마다 1월 1일에는 전 세계인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열심히 공부(일) 하겠다”, “올해는 꼭 목표를 이루겠다”, “좋은 습관을 들인다”, “매일 운동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 결심을 한다. 새해 결심(New Year Resolution)의 기원을 살펴보면, 바빌로니아, 고대 로마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46년에 율리우스력으로 바꾸고 1월 1일을 새해의 시작으로 선언했다. 사람들은 1월 1일에 야누스(Januarius) 신에게 새해 결심을 말하고 그 결심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야누스는 두 얼굴을 가진 신이다. 종교와 신화에서 야누스의 두 얼굴은 시작과 끝, 출구와 입구를 의미한다. 영어로 1월을 뜻하는 January는 야누스에서 나왔다. 1월 1일에 새해 결심을 하는 것은 역사가 아주 오래됐다.
지난 10월에 포브스에서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가장 많은 사람의 새해 목표는 ‘신체적 건강’이었다. 2023년 새해 결심은 ‘정신적 건강’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다음으로 많이 한 새해 결심은 경제적인 개선, 정신 건강 개선, 체력 증진, 체중 감소, 다이어트 순으로 나타났다. 새해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도구는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피트니스클럽 회원권이다. 사람들은 새해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 습관 추적 앱, 다이어트 앱, 명상 앱을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하게 모바일 앱의 기능을 이용해서 새해 목표를 달성하려고 마음먹는다.
결심은 ‘하기’보다 ‘지키기’가 더 중요하다. 1월 1일에 굳게 다짐한 결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작심삼일(作心三日) 이라는 말을 증명하려는 듯, 1월 셋째 주가 지나면 상당수가 야누스신과 약속한 새해 결심을 잊는다. 연구 결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공통적으로 3월쯤에는 새해 결심을 잊는다고 한다. 1월 1일에 했던 다짐, 결심, 목표, 이런 것들은 기억나지 않는다. 새해 결심을 지키는 기간은 3개월 반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1월 1일에 정한 새해 결심을 12월까지 유지하는 사람은 8%뿐이다. 새해 결심, 목표를 이루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다.

목표를 지키지 못하는 이유 ‘망각’

새해 결심과 목표를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기억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1월 1일에 한 결심을 12월까지 기억하면 결심을 지키는 사람 수는 분명히 늘어난다. 목표를 기억하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새해 결심을 잊는 건 죄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람이 잊어버린다. 망각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결심, 목표까지 망각하는 게 단점이면서 문제다. 꼭 기억해야 하는 것도 의식적으로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는 학습 후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된다고 했다. 망각 연구 결과에서 보면 새해 결심을 3월까지 기억하는 것도 어쩌면 기적적인 일이다. 새해 결심, 목표를 이루려면, 1월 1일에 야누스 신에게 약속한 새해 결심, 목표를 기억하면 된다. 결심, 목표도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10분이 지나면 망각이 시작되는데 새해 결심과 목표를 어떻게 하면 12월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간단하고 실행하기도 쉽다. 하지만 실행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 적다. 간단하고 실행하기 쉽고 현실적인 방법을 공개한다. 이 방법은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 아주 오래전에 효과도 입증됐다.

목표 달성법, 결심과 목표를 종이에 쓰는 것

그 방법은 바로 ‘결심과 목표를 종이에 쓰는 것’이다. 아침에 할 일 목록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 중에서 할 일을 제시간에 양적으로 질적으로 완성도 높게 끝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보나 마나 할 일 목록을 쓴 사람이다. 종이에 할 일 목록을 써도 오후에는 할 일 목록에 쓴 몇 가지 일을 이미 잊어버린다. 새해 결심도 마찬가지다. 새해 결심, 목표는 ‘미래 기억’이다. 인생 계획, 삶의 목표, 결의, 할 일 목록은 모두 미래에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다. 미래 기억(Prospective memory)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일반적으로 기억의 시점은 과거다. 미래 기억은 인지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경험에 의한 기억이 아니라 ‘기억해야 한다는 사실’에 관한 기억이다. 손으로 종이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잠재의식에 저장된다. 종이에 결심과 목표를 쓰면, 종이에 쓴 내용과 종이에 쓴 행동이 잠재의식에 남는다. 결심과 목표를 종이에 쓰고 도장을 찍고 사인을 하면 더 확실하게 기억한다. 결심과 목표를 쓴 종이에 커피를 흘렸다면 정말 고마운 실수이다. 더 오래, 더 확실하게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결심, 목표를 확실하게 기억할수록 실행하기가 쉽다. 결심과 목표를 이루는 확실한 방법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모두가 결심을 하고 목표를 정한다. 머리로만 그렇게 한다. 종이에 쓰지 않는다.
새해 결심과 목표를 종이에 쓰고 수시로 보면 계속 기억할 수 있다. 목표를 종이에 쓰고 수시로 들여다보는 사람은 목표를 기억한다. 종이에 손으로 쓴 목표는 부적처럼 행운을 가져오고 실행력을 만들어낸다.

미래모습 그리기…나와 약속하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미래에 원하는 것을 이룬 모습을 그려보라고 한다. 시각화, 비주얼라이제이션이라고 부르는 기법이다. 종이에 적은 목표를 수시로 보면 시각화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회학자 델리아 치오피와 랜디 가너는 글로 적은 목표는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혀냈다. 종이에 글로 쓰는 것은 나와 약속하는 것이다. 일례로 병원에서 환자가 다음 방문 약속을 잡을 때 예약 날짜와 시간을 직접 종이에 쓰도록 하면 예약을 어기는 일은 줄어든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모든 병원에서는 예약시간과 날짜를 프린트해 준다. 예약일 며칠 전에 문자와 알림 메시지를 보낸다. 종이에 쓰면 고객을 응대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종이에 쓰는 행동은 주술적인 힘이 있다.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학교에서, 책에서, 강연에서 새해 결심, 목표를 종이에 쓰라는 글과 말을 지겹게 접했다. ‘종이에 쓰면 이루어진다.' 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목표를 종이에 쓰지 않는 사람이 종이에 쓰는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다이어트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닌 것처럼, 성공하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닌 것처럼 목표를 종이에 쓰는 것도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종이에 쓰는 행동이 귀찮아도, 악필이어도 괜찮다. 어차피 나만 보기 때문에 괜찮다. 새해 결심과 목표를 매일 종이에 써야 한다. 목표를 종이에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심리학자 로라 킹은 ‘쓰기’의 효과를 연구했다. 로라 킹은 목표를 글로 적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가 세운 가설은 다음과 같다.
“목표를 글로 적으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나 상황을 찾기 위해서 주변 환경과 자신의 머릿속을 검색한다.”
목표를 종이에 쓰는 동안 흔히 말하는 ‘희망 회로’가 작동한다. 희망적인 심리는 창의력을 일깨운다. 목표로 향하는 길을 창의적으로 모색한다. 로라 킹의 가설대로 목표를 종이에 쓰면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생긴다.
새해 결심, 목표를 종이에 적는 일은 씨앗을 심고 물을 주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면 싹을 틔운다. 뿌리는 물과 양분을, 잎은 태양빛을 끌어당긴다. 목표를 종이에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종이에 쓰고 자주 보는 행동은 잠재의식에 ‘목표’라는 씨앗을 심고 가꾸는 것이다. 잠재의식에 목표를 주입하면, 의식과 무의식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끌어당긴다.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목표를 쓴다
해마다 1월 1일에 새로운 결심을 한다. 12월에는 못다 이룬 결심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새해가 밝으면 지난해에 했던 결심을 다시 ‘새롭게’ 한다. 결심과 후회를 해마다 되풀이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1월 1일에 결심하고 12월 말에 후회하는 악순환을 끊는 실천적 방법을 공유한다. 다이어리 또는 아이디어 노트를 쓴다면, 첫 페이지에 새해 결심과 목표, 이루고 싶은 것을 적는다. 새해 결심을 적은 페이지 가장자리에 책갈피로 사용하기 위해서 포스트잇을 붙인다. 수시로 펼쳐본다. 다이어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어쨌든 종이에 써야 한다.
우선, 새해 결심, 목표, 바라는 것, 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종이’에 쓴다. 최대한 정성들여서 쓴다. 결심, 목표, 바람 등을 정성들여서 쓴 종이를 촬영한다. 그 종이를 촬영한 사진이 갤러리에 저장되었다. 그런 다음 목표를 정성들여서 쓴 종이를 찍은 ‘그 사진’을 홈 화면의 배경화면으로 설정한다.
이제 제일 중요한 단계가 남았다. 스마트폰을 켰을 때 나오는 첫 번째 홈 화면의 아이콘들을 모두 두 번째, 세 번째 홈 화면으로 이동한다. 이게 전부다.
이 과정은 따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쉽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만지는 횟수는 평균 352회라고 한다. 잠을 자는 시간을 7시간이라고 가정하면 2분 45초마다 스마트폰을 만지는 셈이다.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내가 쓴 새해 결심과 목표를 본다. 새해 결심과 목표를 기억한다.
목표를 기억만 해도 목표를 이룰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내가 종이에 쓴 목표를 자주 보는 만큼 목표에 집중하게 된다. 저절로 그렇게 된다. 그렇게 새해 결심과 목표는 이루어진다.

글쓴이 소개
정경수 itrendlab@naver.com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정경수의 더더더’에서 지식을 공유한다. 목표 달성, 계획 세우기, 아이디어 개발, 문서작성, 직무 역량 강화 분야 교육을 하고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 《목표 달성까지 7일》, 《당신은 끝까지 해낸다》,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 《문서작성 최소원치》, 《일머리 공부머리 똑똑한 머리 만들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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