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 용기 내어 낯선 영토에 발을 내디디면
‘새로움’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설렘과 동시에 긴장이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익숙했던 것에서 벗어나 다시 시작하는 도전의 의미가 담겨있어 약간의 두려움이 함께하기도 합니다. 아래 두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가 새로운 시도에 앞서 느끼는 감정과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생각해 봅시다.
글. 선안남(선안남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심리학 박사)
사례 1.
가인 씨는 이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오래전부터 고대하고 계획했던 일입니다. 이사를 가고 싶었고, 가면 분명 지금보다 좋다는 것을 압니다. 모든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혹시 모를 변수에 대한 대비도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인데도, 막상 이사를 감행하려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례 2.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나인 씨는 우쿨렐레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배울 방법이 참 많았습니다. 시간과 장소, 비용 그리고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한참 시간을 보냈지요. 이제 신청서만 작성해서 제출하면 되는데 막상 신청서를 작성하려고 하니 망설여졌습니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타트 신드롬, 시작이 어려울 뿐
가인 씨와 나인 씨처럼 새롭게 뭔가 시작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위 ‘스타트 신드롬’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용어가 따로 정해진 이유는 모든 사람의 내면에 새로운 시작을 어려워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는 이유도 그만큼 시작이 어렵고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새롭고 낯선 무언가를 감행하는 데에는 힘이 듭니다. 우리는 심리적이든, 생물학적이든 ‘하던 대로’의 관성과 ‘있던 대로’의 항상성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새로움은 우리 내면에서 지금까지의 경로를 수정해야 하고 내면의 시나리오를 바꿔나가야 하는 데다 예상할 수 없는 변수를 받아들여야 하기에 심리적으로 품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움이라는 요소를 위협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새로움을 설렘이 아닌 두려움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지요. 일단 겁이 납니다. 그만큼 ‘안정’과 ‘안전’이라는 요소가 우리에게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두렵고 낯설어서 겁이 나는 첫 번째 내면의 반응을 통과하고 나면 또 다른, 더 근본적인 마음이 우리 안에 있음을 보게 됩니다. 새로움에 대한 동경과 열망이지요. 그래서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두렵다는 이유로 안정과 안전이라는 가치만 선택하다 보면 우리 삶에서 ‘성장’과 ‘변화’의 통로 역시 막히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움은 삶의 가장 큰 활력소
우리에게는 안전과 안정도 필요하지만 새로운 시도도 필요합니다. 용기 내어 낯선 영토에 발을 디뎠기에 지금까지 우리 삶이 그만큼 풍성해질 수 있었고, 그 발판 위에서 우리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새로움이 주는 활력의 힘으로 성장해왔습니다.
또 새로움이라고 해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크고 거창하고 극적인 새로움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익숙함 위에 새로운 ‘요소’를 적용하는 것도 새로움일 수 있습니다. 매일 가던 카페가 아닌 다른 카페를 가보고, 익숙하지 않은 다른 골목길로 걸어보고, 몰랐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전에는 읽지 않았던 장르의 책을 읽어보는 일, 이 모든 작은 새로운 시도가 우리 내면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입니다.
어떤 과학자는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강한 유전자가 아닌, 가장 많은 변화를 시도한 유전자가 결국 살아남는다”라고요. 지난 한 주를 돌아보았을 때 얼마나 많은 새로움을 시도해보았나요? 시도하기 전에는 분명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머뭇거리는 순간마다 새로움이 주는 활력과 성장의 가능성을 상상해봅시다. 구체적으로 해볼수록 두려움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사를 두려워했던 가인 씨도, 우쿨렐레 교육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을 힘들어했던 나인 씨도 결국 원하는 것을 얻게 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얻게 되기라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자극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낯선 영토로 발을 내딛는 내면의 겁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도를 한 덕분입니다. 그들처럼 새로움 앞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그리고 그 모든 두려움을 용기로 전환하는 힘을 일상에서 매일 길어 올리는 하루하루가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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