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필객] 네둥이와 함께 하는 좌충우돌 육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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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일어나 일어나 학교 가야지, 언제까지 티비만 볼거니~” 이런 광고 노래 가사가 있는데 오늘도 우리 집은 이 멘트와 같은 말로 하루를 시작한다. 우리 집은 중학교 2학년 딸, 초등학교 6학년 딸, 초등학교 2학년 아들, 유치원생 6살 막내아들이 있는 요새 흔치 않은 네 명의 자녀를 둔 다자녀 가족이다. 하나 낳아서 키우기도 힘들다고 하여 요즘에 둘째부터 다자녀 가정으로 지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지만 우리 집은 딸 둘, 아들 둘 네 자녀가 있는 리얼 다자녀 가족이다.

글 김현영 행정관(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오전 등교 미션으로 하루를 시작

오늘도 아침 해가 뜨기 무섭게 아이들을 깨우며 시작한다.
하루의 성패는 전날 밤에 결정된다고 했던가! 늘 일찍 재워야지 결심하면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지만, 방 정리하고, 세탁기 돌리고, 아들들 숙제 봐주고, 책 읽어주고, 놀아주고, 하다보면 어느새 시계 바늘은 10시를 가리키고 있다. 오늘도 두 아들의 일찍 재우기 미션은 실패. 그러다보면 그 다음날 일찍 일어나기 실패. 두 미션은 실패했지만 우리 모두 지각은 할 수 없으니 초스피드로 움직여 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철없는 아들 둘은 아침에 TV도 봐야 하고, 놀기도 해야 하고, 밥은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먹고 있으니 엄마인 나의 마음만 급하다.
이렇게 두 아들들이 밥을 먹고 있으면 큰 딸과 둘째 딸은 알아서 밥을 먹고 등교 준비를 마치면 이제 아빠가 출동한다. 중학생 딸은 강 건너 있는 학교에 다니는데 만원 버스를 힘들어 해서 등굣길은 아빠가 데려다 준다. 그나마 둘째 딸은 요새 친구들과 걸어가는 게 좋다며 친구들을 만나러 혼자 학교에 간다. 아빠가 강 건너에서 다시 돌아오면 셋째가 밥을 다 먹고 등교준비를 마치고 있어 다시 초등학교로 출동한다.(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곳은 학교가 옆에 있어서 걸어서 5분 안으로 간다고 하지만 여주는 아직 학교가 가까운 곳에 없고 또한 어린 아이가 학교를 혼자 가기에는 차가 쌩쌩 지나가는 길가를 지나가야 해서 되도록 차로 등교를 시킨다) 셋째까지 등교 미션을 마쳤지만, 마지막 최고의 난코스 막내의 등원이 남았다.
밀당(밀고 당기기의 줄임말, 일종의 심리전)의 제왕인 우리 막내는 엄마, 아빠의 눈치를 보며 오늘은 쉬어야 할지, 유치원에 갈지를 고민한다. 사탕발림의 유혹부터 협박까지 섞을 수 있는 건 다 섞어 막내의 등교준비를 마치니 9시가 다되어 간다. 늦었다. hurry up!!!
아이들의 아침 등교 미션을 마치고 법원에 도착하면 그제서야 안도의 마음이 생기지만, 다양한 고객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현재 접수 업무를 담당 중) 우리 법원 고객님(?)들을 위해 예쁘게 꾸미고 오고 싶지만 현실은 머리도 젖어 있고, 화장은 차타고 가는 길에 하고, 스타킹 신는 시간은 사치니 빠르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집을 나선다. 그나마 법원이 집에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오후 하교 미션과 다 같이 댄스 삼매경

오전의 바쁜 마음을 추스리고 오후로 접어들면 아이들의 하교 시간에 맞추어 나의 핸드폰이 바빠진다. 초등 저학년인 셋째가 학교에서 하교했다는 알림! 학원에 잘 도착했다는 알림! 둘째가 학원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선생님의 문자! 학원 가려는데 버스가 안 온다는 첫째의 전화! 유치원 체험 학습 준비물 알림 문자 등등 해결해야 하는 미션 알림이 밀려온다.
퇴근 5분전 법원 업무가 종료된다는 안내 및 음악 방송이 흘러나오면 동시에 난 또다시 6시에 학원에서 집으로 데리고 갈 아이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다.
저녁은 시어머니가 준비해주셔서 그마나 편한 저녁 식사를 하지만,(어머니 감사합니다.^^;) 저녁 식사 후 아직도 혈기 넘치는 두 아들들을 데리고 남편은 “꼬마야 꼬마야 줄넘기”, “피구(베개던지기)”, “윙치크(남편이 개발한 칼 피하기 게임)” 등등
일찍 재우기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렇게 집에서 자유롭게 뛸 수 있었던 이유는 셋째를 낳으면서 우리는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어린 다자녀 키우기에 아파트는 적절하지 않아(아랫층에 너무 미안했음.) 주변에 어디 옮겨갈 곳이 없나하고 고민하던 시기에 운명같이 우리를 위해 전원주택 토지를 개발하고 있는 곳이 있어 무작정 계약을 하고, 남편이 직영으로 집을 지어 이사를 하게 되었다.(집짓는 얘기는 할 말이 너무 많아 다음 기회에 하겠습니다.^^) 두 아들들이 뛰고 노는 걸 보면 주택으로 이사한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이 결정에 정말 후회는 없다. 또한, 덕분에 직원들과도 종종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게 되었다. 아무리 주택이지만 너무 뛰어서 지하에 사는 두더지가 항의한다고 아이들에게 말하지만 9, 6살의 남자 아이들의 에너지를 막을 수가 없다. 또한 네 아이들이 흥 부자들이라 첫째가 노래를 틀면 다 같이 댄스 삼매경에 빠진다.
첫째와 둘째는 제법 아이돌 같이 춤을 추지만 셋째와 넷째는 막춤을 주로 춘다. 아이들의 재롱(?)을 보면서 오늘도 힘들었던 하루였지만 한바탕 웃으며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에너지를 받는다. 이제 마무리가 되어 자겠다고 하는 순간 막내는 책을 안 읽었다고 3~4권의 책을 가지고 온다. 빨리 재워야 하니 입에 모터를 달고 빠른 속도로 읽어간다. 또한 아이들과 하루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다보면 대화가 쉽게 끝나지가 않는다. 특히나 사춘기인 첫째와 둘째의 고민들에 대해서 공감해줘야 하는데 각자 요구조건이 달라 맞춤형 대화를 하려니 시간이 부족하다. 우리 집 시계는 왜 이리 빨리 돌아가나요?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오늘도 나의 미션은 계속 된다

네 자녀를 키우는 게 쉽지 않을 때가 많다. 큰딸과 작은딸이 사춘기로 힘들게 할 때도 있고 천방지축 아들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 못 할 때도 있지만, 요즘 팔꿈치와 손가락이 아프다는 엄마에게 큰아이와 둘째는 안마기를 사주겠다고 하고, 셋째와 넷째는 서비스라며 팔도 주물러 주고 다리도 주물러 준다. 아직 순수한 우리 막내는 엄마 아프지 않게 자기가 다 지켜주겠다고 한다. 항상 내가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보다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이 2~3배는 더 큰 것 같다. 형제 중 누군가 자기를 힘들게 했던 일에 대해서 서로 위로해 주고 대신 싸워주겠다며(싸워주러 간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나서주고, 기쁜 일이 생겼을 때는 더 많이 기뻐해 주며, 서로 챙겨주고 하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네 명 낳길 잘했구나 하는 위로를 받는다.요즘 사춘기 딸들에게 다정다감한 엄마가 되어 주지 못하고 많은 사랑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도 크고, 아직은 어리고 귀여운 셋째 넷째가 지금처럼 계속 귀엽지는 않겠지만 엄마는 우리 경영주오(네 자녀의 이름 줄임말)가 몸과 마음이 튼튼하게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늘 노력할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늘도 나의 미션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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