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뜰] 인간미 느껴지는 안산지원 종합민원실에서 근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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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2

행복의 뜰

글. 이송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행정관

종합민원실에서 근무한 지 이제 일 년이 지났다. 나는 실무관 때 종합민원실에서 1년을 근무하고 더 이상 종합민원실에서 근무하지 않았다. 참여관이 되었을 때 우연히 종합민원실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처음 종합민원실에 내려갔을 당시 기존 재판부 참여관 업무와는 다른 업무를 했기 때문에 업무에 궁금증이 많았다. 신청사건 절반을 내가 다 접수해야 했기 때문에 알아야 하는 내용도 많았다. 처음 접수를 했을 때는 일부 실수가 나왔다. 그럴 때마다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그분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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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민원실은 근무환경이 다른 부서와 다르게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민원인분들 대다수가 나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가면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극소수 일부 민원인분들은 나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손가락질을 하기도 했다. 그런 분들을 겪으면 당시는 기분이 안 좋아지지만 다른 분들이 고맙다고 말하면 기분이 다시 좋아져서 종합민원실에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일부 동료들은 맛있는 것들을 나에게 나누어 주었다. 가족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런 업무 분위기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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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넘게 민원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민원인 한 분이 계신다. 처음에 오셨을 때 몸이 아프신 듯 보였다. 그럼에도 영수증을 제출하고 가려고 하셨는데 영수증 정리를 잘 못하셔서 내가 정리를 해드렸다. 몸이 아프신데 채무자로서 계속 돈을 갚으려고 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파왔다. 약 값도 상당한 질병이신 것 같았는데 그 와중에 채권자 돈을 끝까지 나누어서라도 갚으려고 하셨다. 영수증 정리를 다 해드리니 그분이 나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셨다. 나는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씀드리고 그분이 가시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건강하세요,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계속 일을 하면서 몇몇 법무사 직원분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딱 보면 어디 법무사 직원분인지 알게 되었다. 이것도 일하는 재미였다. 법무사 직원분들이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 나도 “안녕하세요, 오랜 간만입니다.”라고 응답 인사를 하곤 했다. 법무사 직원분들 중 어떤 분께서 민원인을 도와주던 모습이 인상에 깊게 남는다. 업무가 바쁠 때는 민원인분들이 기다리셔야 하는데 기다리는 중에 민원인이 업무가 궁금하셨는데 법무사 직원분이 도와주고 계셨다. 나는 그 법무사 직원분께 많은 고마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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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원인분들 중 일부는 자주 오시곤 했다. 그래서 어떤 분인지 얼굴이 낯이 익게 되었다. 보통 언제 접수하는지도 알게 되었고 어떤 업무를 주로 하러 오시는지도 알게 되었다. 이것도 업무하는 재미였다. 물론 그분들이 나를 기억할지는 모르겠다. 다는 아니더라도 일부 민원인분들은 이야기를 많이 해서 기억을 해줄 것 같다. 나는 그분들이 나를 좋은 접수 공무원으로 기억을 해줬으면 좋겠다. 민원인분들 중 무서운 분도 많았다. 밖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시는 분도 있고 종합민원실 안에서 싸우시는 분도 있었다. 그런 분들은 보안 담당 공무원들이 데리고 나가거나 서무 계장님이 데리고 나가서 해결해 주시곤 했다. 그때마다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런 싸움이 나는 상황은 다른 부서에서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일부 민원인들이 너무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접수 공무원을 무시하는 말투를 자주 듣곤 했다. 그럴 때마다 싸울 수는 없었고 그냥 대답을 안 해서 넘어가거나 했다. 종합민원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 전체 공무원들이 근무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종합민원실 안에서 내가 잘 지낼 수 있던 것은 과장님과 여러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장님은 업무가 어떠한지, 힘든 점이 없는지를 물어보셨고 서무 계장님은 내가 민원인에게 난처해질 때마다 도와주시곤 했다. 휴가를 갈 때면 대신 일을 해주셔서 지금도 감사하고 있다. 종합민원실은 휴가를 가기 힘든 상황인데 서무 계장님이 계시니 휴가를 갈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다. 서무 실무관은 접수 계장님들에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으면서 내가 이런 물품이 부족하다고 하면 바로 갖다 주거나 개선할 점 등을 다 들어 주곤 한다. 이런 점도 내가 종합민원실에서 열심히 일하는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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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민원실에서 근무하는 것은 업무 특성상 사람에 따라 맞는 사람이 있고 안 맞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같이 근무하는 행정관님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래도 종합민원실 근무가 좋다. 되도록 오래 근무하고 싶은데 체력적으로 힘든 부서는 맞다. 계속 민원인분들이 오시면 접수를 계속해야 하고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는 부서이기 때문이다. 민원인 분들이 물어보는 것도 일일이 대답을 해줘야 한다. 그러니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 오후 4, 5시가 되면 배가 고파진다. 책상에는 과자 등을 많이 갖다 놓고 일하고 있다. 회사에서 주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모자라 집에서도 많이 갖다 놓았다. 살이 많이 찔까봐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배고픈 것보다 낫다.

또 종합민원실 근무는 접수를 받는 일이라 오래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 허리가 많이 안 좋아졌다. 그래서 점심을 먹고 꼭 밖에 나가 30분 정도 공원을 걷고 있다. 공원을 걸으면서 맑은 하늘을 보면 정신이 또렷해진다. 그렇게 공원에서 잠시 접수받는 일은 잊고 머리를 맑게 해주고 들어와 오후 업무를 하고 있다. 이것도 종합민원실에 오니 매일 할 수 있어서 좋다. 재판부에 있을 때는 재판이 늦게 끝나면 산책을 할 수 없고 조서 쓰기가 바빠 못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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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내가 종합민원실을 근무하면서 느낀 점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써봤다. 이 일이 나에게는 좋게 느껴져서 종합민원실에 오래 근무하고 싶지만 잘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타부서로 갔다가 다시 종합민원실을 오면 되니 큰 걱정은 없다. 앞으로 민원인분들에게 더 잘해 드리고 싶다. 물론 힘든 상황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종합민원실 접수 공무원으로서 그분들에게 좋은 접수 공무원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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