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사한 봄날의
기분 좋은 변화
웅크렸던 겨울을 보내며 저마다의 화사함이 빛을 발하는 계절. 봄이 오면 거리 곳곳은 칙칙했던 흑백을 벗고 색을 피워낸다.
박은정 실무관 또한 마치 봄꽃처럼 그 누구보다 화사하게 이 봄을 맞이했다. 때로는 발랄하게, 때로는 귀엽게 봄날에 딱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 박은정 실무관의 기분 좋은 변화를 따라가 본다.
인천지방법원·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박은정 실무관
글. 노초롱 + 사진. 홍승진
스타일. 박송이
헤어&메이크업. 김연주
봄이 주는 설렘을 따라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던 어느 오후, 수줍은 표정을 한 박은정 실무관이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사전에 도전해보고 싶은 스타일을 고르긴 했지만 막상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 모양. 스튜디오를 둘러보며 적응하는 시간도 잠시, 바로 메이크업부터 시작됐다. 아무래도 남자보다 헤어나 메이크업 부분에서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서둘러야 했기 때문이다.
오후 반차를 내고 왔다는 박은정 실무관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민사과에서 서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 2년 차밖에 되지 않았어요. 민사 재판 업무는 경험해보지 못해 부족한 점이 많지만, 주변 선배님들 덕분에 즐겁게 적응해가는 중입니다. 오늘 촬영 또한 지난해 메이크 오버에 참여하셨던 선배님이 계셔서 이런 코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선배님의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기회가 되면 한 번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신청했는데, 운 좋게 참여할 수 있게 됐네요.”
메이크업은 박은정 실무관이 하고 온 기본 베이스를 수정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수분 크림이나 영양 크림 중에는 간혹 화장이 밀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팁부터 피부 톤을 환하게 밝혀주는 립스틱 선택 방법까지 메이크업과 함께 여러 가지 노하우가 오갔다.
다양한 제품이 있는 데다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에 따라 각자의 방식에 차이가 있어서일까. 다른 사람에게 메이크업을 받는 일이 어색하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는 모습이 새롭다고 박은정 실무관이 덧붙여 말했다.
메이크업이 끝나자 이번에는 헤어 스타일링이 이어졌다. 긴 머리에 웨이브를 더하자 금세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톡톡 튀는 발랄한 스타일링
봄과 어울릴 만한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미리 선택한 박은정 실무관. 평소에는 편안한 스타일을 위주로 옷을 골랐다면 오늘만큼은 조금 과감해도 좋지 않을까.
“키가 큰 편이다 보니 굽이 높은 신발은 잘 신지 않게 되더라고요. 특정 스타일을 고집하지는 않고 여러 스타일에 다 도전해보는 편이긴 한데, 활동하기 편한 옷을 주로 입습니다.”
박은정 실무관이 170cm라고 덧붙여 말하자 스튜디오에 있던 세 명의 여자들이 일제히 부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167cm만 되도 좋겠다는 말에 박은정 실무관은 큰 키를 가진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키가 커서 그런지 슬림해 보이는 옷차림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키 때문에 자칫 부해 보일 수 있거든요. 굽이 조금만 있는 신발이라도 제가 신으면 큰 차이가 나니까 고민되는 게 사실이고요.”
스타일링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사이, 첫 번째 의상이 정해졌다. 박은정 실무관이 파스텔 톤의 여성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옷을 입고 나오자 비로소 헤어, 메이크업에 딱 맞는 봄날의 변신이 완성된 것 같았다. 갑자기 바뀐 스타일이 익숙하지 않은 듯 어색해 보였던 박은정 실무관은 좀 더 발랄한 느낌의 두 번째 스타일로 착장한 다음부터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
“봄이고 날씨도 제법 따뜻해져서 요즘 밝은색이 눈에 많이 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발랄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스타일링을 해보고 싶었어요. 평소에도 밝은색이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데다 두꺼운 겨울옷이 얇아지는 시기니까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시간이 늘어간다는 박은정 실무관.
“회사생활을 하면서는 아무래도 운동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주말을 활용해 시간을 내서 운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따로 시설을 이용하기보다는 집에서 홈트레이닝 하는 것을 즐깁니다.”
내 안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한 시간
마지막 착장은 밝은 데님 재킷에 분홍색 치마를 매치한 스타일링이다. 스튜디오 한쪽에 있던 화분까지 들자 화사하고 청량한 분위기가 잘 어우러졌다. 처음과 달리 박은정 실무관은 카메라 셔터와 동시에 활짝 웃는 표정을 연출할 만큼 꽤 여유로워졌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스타일은 두 번째였어요. 평소라면 입어볼 일이 없는 그런 발랄한 스타일에 도전해봐서 좋았습니다. 사진으로나마 베레모 쓴 모습을 남길 수 있었으니까요.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요?”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채도를 조금 더 높여서 스타일링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박은정 실무관. 머리를 묶은 헤어 스타일도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포인트가 된 립스틱은 따로 제품을 기억했다가 나중에 구매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각자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이 있겠지만, 그 최적의 결과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고 도전해 보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다.
“메이크업이나 스타일 코디를 받는 것이 처음이라 약간 부끄러운 마음은 있었지만 매우 설레는 경험이었습니다. 오늘 모습에 다른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지 기대도 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 회사에서의 모습을 가장 많이 보기 때문에 변화된 모습에 동기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고요. 부모님께서 밝게 입으라고 하셨는데, 오늘 촬영한 사진을 보여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앞으로 법원을 찾은 민원인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은 물론, 법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하며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박은정 실무관. 오늘처럼 화사한 봄날이 내내 이어지길, 더불어 따뜻한 봄날 같은 마음이 변치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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